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결핵진료지침 4판' 공개
WHO 지침 단기치료 요법 포함…‘프레토마니드’ 추가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지난 21일 '결핵진료지침 4판 개정 공청회'를 개최하고 주로 장기치료가 이뤄지던 다제내성결핵에 복약기간을 6~9개월로 줄인 단기치료 요법을 우선 권고했다. ⓒ청년의사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지난 21일 '결핵진료지침 4판 개정 공청회'를 개최하고 주로 장기치료가 이뤄지던 다제내성결핵에 복약기간을 6~9개월로 줄인 단기치료 요법을 우선 권고했다. ⓒ청년의사

주로 장기치료가 이뤄지던 다제내성결핵(MDR-TB)에도 복약 기간을 6~9개월로 줄인 단기치료 요법이 우선 권고된다. 또한 약제내성결핵 치료에 사용되는 항결핵제로 프레토마니드가 추가됐으며 장기치료 요법에 사용되는 A군 항결핵제에 델라마니드가 포함됐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는 지난 2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4층 창조룸에서 공청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결핵진료지침 4판’을 공개했다.

다제내성결핵은 1차 치료제인 항결핵제 '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핀'에 모두 내성을 보이는 결핵이다. 전체 결핵 환자 중 다제내성결핵 환자비율은 꾸준히 줄고 있지만 치료 성공률은 66.6%(2017년 기준)로 높지 않다. 2018년 기준 전체 결핵환자 2만6,433명 중 618명(2.3%)이 다제내성결핵 환자였다.

이에 학회가 마련한 결핵진료지침 개정판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발표한 지침을 반영해 복약기간을 짧게 줄여 치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단기치료 요법이 포함됐다.

다제내성결핵 치료요법 결정 시 퀴놀론 내성 여부에 따라 퀴놀론 감수성 다제내성결핵과 퀴놀론 내성 다제내성결핵 환자로 구분한다.

퀴놀론 감수성 다제내성결핵의 경우 6개월 BPaLM(베다퀼린, 프레토마니드, 리네졸리드, 목시플록사신) 요법 또는 9개월 MDR-END(레보플록사신, 델라마니드, 리제놀리드, 피라진아미드) 요법을 권고한다. 18~20개월 장기요법은 6개월 BPaLM 요법 또는 9개월 MER-END 요법에 적합하지 않은 환자에게 사용이 권고됐다.

퀴놀론 내성 다제내성결핵은 6개월 BPaL(베다퀼린, 프레토마니드, 리네졸리드) 요법을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고, 18~20개월 장기요법은 6개월 BPaL 요법에 적합하지 않은 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을 권고했다.

특히 다제내성결핵 치료에 18~20개월 장기요법은 단기요법 적용이 힘든 경우 권고했다. ▲단기요법 적응증에 해당되지 않거나 제외 기준에 해당되는 경우 ▲단기요법으로 치료 중 추가 내성, 부작용 등 이유로 치료법을 영구 중단하는 경우 ▲단기요법으로 치료 중 치료 반응이 불량하거나 치료 실패가 예상 또는 치료 실패한 경우 ▲광범위한 약제내성결핵 등에만 장기요법을 적용하라는 것이다.

개정 지침에는 장기치료 요법에 사용되는 A군 항결핵제에 델라마니드가 포함됐으나, 6개월을 초과해 사용할 경우 안정성과 치료 성적 향상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치료반응 평가도 새롭게 신설됐다. 치료반응 평가를 위한 객담 검사는 1개월 간격으로 시행하는 게 원칙이며 사균 혹은 비결핵항상균과의 감별을 위해 도말과 배앙검사 함께 시행을 권고했다.

특히 치료 성공 이후 재발 위험이 큰 만큼 다제내성결핵은 치료 종결 이후에도 일정기간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단기요법으로 치료 받은 환자의 경우 재발 관련 정보가 제한적이므로 치료 종결 이후 최소 1년간 추적 관찰을 통해 증상, 영상, 객담검사 등을 치료반응에 포함하도록 했다.

그러나 현장 전문가들은 약제내성결핵 단기치료 요법이 새롭게 도입되더라도 요양급여기준에 포함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새로운 지침 개정에 맞춰 제도 마련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질병관리청 최호용 핵관리과장은 “BPaLM 부분에서 여러 진전이 있고 요양급여고시가 12월 지침 발간 후 1월 배포 기준으로, 고시도 그 즈음 개선할 수 있도록 논의 중”이라며 “리네졸리드도 허가 외 용량을 사용해야 하는 부분도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여러 전문가들과 논의 중으로 늦지 않게 지침과 같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MDR-END에 대해서도 노력 중”이라고도 했다.

다제내성결핵 치료 결정 시 퀴놀론 내성 여부 확인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진단검사에도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광범위 약제내성결핵 진단 키트 도입에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부산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목정하 교수는 “다제내성결핵 치료 결정 시 퀴놀론 내성을 빨리 확인하는 게 필수적”이라며 “지금은 배양된 검체로만 이용 가능해 빠른 확인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심태선 교수는 “최근 엑스퍼트 측에 문의한 결과 추진은 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카트리지만 바꾸면 되는 게 아니라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국가 승인이 필요하다. 승인 과정을 거쳐 오는 2025년 정도면 광범위 약제내성결핵 엑스퍼트 키트를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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