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으로 시작…젊은 남성에게 많아 ‘젊은 척추질환’

# 30대 중반 남성 김모 씨는 몇 년 전부터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허리에 뻣뻣한 통증을 느꼈다. 통증은 움직이면 사라져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통증은 점차 심해져 새벽에 잠을 깨기도 했다. 처음 허리디스크로 진단받아 물리치료를 받아도 그때뿐이었다. 급기야 발목까지 아파 다른 병원을 찾은 김 씨는 강직성척추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2022년 강직성척추염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52,616명이었다. 최근 대만 가수 주걸륜이 강직성척추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문헌을 보면, 조선조 세종대왕도 강직성척추염으로 30대부터 고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강직성척추염은 척추와 힘줄인대 등 뼈에 부착하는 부위인 부착부에 염증이 생긴 척추관절염에 해당한다. 강직성척추염은 진행은 느리지만 지속해서 악화하는 진행성 질환이다. 허리가 대나무처럼 굳어버리는 대나무 척추’(Bamboo spine) 증상까지 심해진다. 이때 허리를 굽히고 펴기가 어렵고, 작은 충격에도 척추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사진 제공 : 강남베드로병원
사진 제공 : 강남베드로병원

특정 유전자 있으면 발병 위험↑…말초 관절염과 건선 함께 오기도

강직성척추염이 생기는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유전 요인에 따른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보인다. 백혈구 항원 가운데 하나인 ‘HLA-B27’ 유전자를 보유하면 발병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직성척추염은 근골격계 질환보다는 전신 질환에 가깝다. 증상은 척추에 국한하지 않고 관절과 여러 장기에서 나타난다. 대표 증상 가운데 하나는 뻣뻣한 허리 통증이다. 한편 그 양상은 여타 척추 질환과 다르다.

강직성척추염 통증은 쉬거나 잘 때 악화하고, 활동이나 운동하면 통증이 나아지는 특징을 보인다. 무릎발목과 발가락 말초 관절염, 아킬레스 건염, 어깨 힘줄염, 건선을 함께 겪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 염증성 장염과 눈에 발생하는 포도막염, 콩팥 기능 저하 등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실제 세종대왕도 허리무릎 통증과 포도막염으로 추정되는 눈 통증을 앓았다는 기록이 있다.

대나무 척추로 척추 변형 생겨

증상이 방치되면 뼈가 통째로 붙어 굳어버릴 위험이 커진다. 척추 내 염증조직이 뼈로 대체되는 동시에 연골 내 골화로 뼈인대골극이 자라나는 과정이 진행한다. 척추뼈가 붙어 대나무 척추로 바뀌게 된다. 척추 변형이 일어나면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일어날 위험이 커진다. 동시에 심혈관 질환과 위장관신장 질환 등 합병증 위험도 커진다.

강직성척추염은 40세 미만 남성들에게 발병 위험이 높다. 보통 10~20대 처음 증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심평원 통계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 강직성척추염 남성 환자는 여성 환자 대비 2.6배 많은 38,216명이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39세 사이 환자 비중은 38.8%로 나타났다.

가장 활동적인 연령대에 나타나는 질병인 데다 약한 증상으로 시작하는 만큼 질환을 무심코 넘길 위험도 높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2019년 강직성척추염을 제대로 진단받기까지 3년 정도 걸린다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완치 없는 난치병꾸준한 운동과 약물치료 진행하면 일상생활 가능

강직성척추염은 완치가 없는 난치병이지만, 조기에 진단받아 적절한 치료를 꾸준히 이어나가면 무리 없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강직성척추염은 신체 진찰과 영상혈액 검사로 진단한다. 강직성척추염으로 진단받으면 통증과 강직을 줄이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통증을 줄이고 운동성을 높이기 위해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동시에 운동 요법을 함께 한다.

스트레칭과 유산소근력 운동은 물론 척추 운동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관절을 유연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방법이 통하지 않으면 척추 변형을 막기 위해 ‘TNF 차단제’(종양괴사인자억제제)‘IL-17 차단제’(인터루킨 억제제) 등 생물학적 제제를 활용한다.

강남베드로병원 윤강준(신경외과 전문의) 대표원장은 허리 통증이 3개월 이상 이어지거나 아침 기상에서 뻣뻣하게 굳는 듯한 느낌, 허리 통증 외 다양한 증상이 동반하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진단이 빠르면 빠를수록 치료 예후가 좋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