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저하·출혈 '급성백혈병'…미성숙 백혈구 골수서 폭발적 증식 탓
목·겨드랑이·사타구니 멍울 '림프종'…성숙 림프구, 림프샘서 악성화
골절·골통증 '다발골수종'…암세포서 나온 물질이 뼈 상하게 만들어

같은 혈액암인데, 급성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 등 혈액암 종류에 따라 대표증상이고 할만한 흔한 증상이 조금 다르게 나타난다. 그 이유가 있다. 

충남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이명원 교수는 유튜브 채널 '충남대학교병원'에서 "급성 백혈병의 경우에는 미성숙한 백혈구가 암으로 변해 폭발적으로 골수 내에서 증식하게 되므로, 정상 골수기능이 떨어져서 갑작스러운 면역력 저하 및 출혈 경향을 나타내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림프종의 경우에는 성숙한 림프구가 림프샘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에 멍울이 만져져서 오게 되는 경우들이 많다"며 "다발골수종은 암세포에서 만들어내는 여러 물질이 뼈를 상하게 하기 때문에 골절 및 골통증 등이 흔한 증상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물론 이같은 증상이 각 혈액암만의 고유한 특징이나 증상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혈액암은 암 중에서도 조기 발견이 어려운 축에 속한다.

이명원 교수는 "혈액암은 조기에 발견하거나 예방하는 방법이 제한적"이라며 "건강검진을 통해 기본 혈구 수치를 잘 측정하고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때 전문가를 찾아 상담 및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같은 혈액암인데, 급성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 등 혈액암 종류에 따라 대표증상이라고 할만한 흔한 증상이 조금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같은 혈액암인데, 급성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 등 혈액암 종류에 따라 대표증상이라고 할만한 흔한 증상이 조금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혈액암은 골수에서 생성되는 혈액세포인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혹은 그 전구단계의 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사실 많은 종류가 있는데, 크게는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교수는 "혈액암을 크게 구분해본다면 골수에서 만들어져서 아직 성숙하지 못한 미성숙한 백혈구에서 발생하는 급성 백혈병, 비교적 성숙한 세포에서 발생하는 만성 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 등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급성 백혈병, 만성 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 4종으로 크게 구분되는 혈액암의 발병 위험을 올리는 요인은 현재 한 가지로 특정하기 어렵고, 여러가지 요인이 맞물려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명원 교수는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혈액암도 어떤 하나의 특정한 원인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가지 원인이 맞물려서 암 발생 위험을 높이게 된다고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설명"이라며 "기본적으로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연령이 높을수록 위험도가 올라가고 과거 방사선이나 항암치료의 병력, 기저질환 중 면역저하 상태 등이 있다면 각각이 하나의 요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혈액암의 기본치료는 항암화학치료이지만, 환자의 나이, 유전자, 암세포의 세포표면의 표현형 등에 따라 치료 접근은  조금 다르다. 

이 교수는 "혈액암은 기본적으로 항암화학치료가 치료의 근간"이라면서도 "암의 종류가 워낙 세분돼있기 때문에 각 암종에 따른 치료법이 다르게 확립돼 있다. 또한 같은 암종이라고 하더라도 환자의 연령이나 유전자, 암세포의 세포표면의 표현형 등의 차이에 따라서 치료방법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혈액암의 일반적인 치료는 항암치료를 통해 암세포를 없애는 '관해 유도 항암치료'이며, 재발 위험이 높은 혈액암의 경우에는 조혈모세포이식을 같이 하는 것이 표준치료이다. 

이명원 교수는 "관해 유도 항암치료를 통해 병이 충분히 관해가 된다면 일부 재발의 위험이 높은 혈액암의 경우에는 타인으로부터 조혈모세포를 공여받게 되는 '동종조혈모세포이식', 혹은 자기 조혈모세포를 채집해 냉동보존한 뒤 강력한 항암치료 후 다시 골수 기능 보전을 위해 넣어주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 등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해 강력한 항암치료를 하는 혈액암의 대표격은 '급성 백혈병'과 '다발골수종'이다.

이 교수는 "일반적으로 급성 백혈병과 다발골수종은 항암치료 후 조혈모세포이식을 한다"며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가능한 치료가 아니고 심각한 감염 위험이 없으면서 고용량의 항암·방사선 치료를 견딜 수 있는 신체적 조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타인의 골수를 공여받은 '동종조혈모세포이식' 혈액암 환자는 일평생 꼼꼼한 건강관리가 필수적이다.

이명원 교수는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의 경우에는 타인의 골수세포가 내 몸에 생착돼 계속 내 몸에서 혈액세포를 만들어내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새로 만들어진 백혈구에 의한 이식편 대 숙주 반응이 생기게 된다"며 "이로 인해 면역억제제를 계속 복약해야 하고, 이로 인한 감염 위험성이 늘 존재하므로 언제나 개인위생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 신생아처럼 일정 시간이 지난 이후엔 백신을 일정에 따라 잘 접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크게 좌절할 필요는 없다. 최근에는 혈액암 치료 성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 교수는 "혈액암으로 진단됐다고 해도 대부분 항암치료에 대한 반응이 좋고 계속해서 좋은 약제들이 개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용기를 내 치료를 잘 받았으면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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