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보다 회복력·재생능력·약물대사율 높고 장기 더 건강
소아 림프종 환아, 고용량항암제 잘 견뎌 강력한 치료 가능
치료에 대한 반응도 좋아 성인 림프종 보다 완치 기회 높아

림프종은 성인에서는 다발암에 속하지 않지만, 소아에서는 백혈병, 뇌종양에 이어 3번째 순위의 다발암에 랭크돼 있다. 성인과 소아의 림프종은 다른 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김혜리 교수는 유튜브 채널 '서울아산병원'에서 "소아와 성인의 림프종은 발생하는 종류도 다르고, 치료에도 차이가 있다"며 "소아 악성 림프종은 성인보다 증식이 굉장히 빠르고 전신에 급속히 확산되는 고등급 유형이 많아서 강력하고 복합적인 항암요법을 필요로 하지만 치료에 대한 반응도 좋아서 그만큼 완치 기회도 높다"고 짚었다.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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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종은 크게 올빼미 눈을 닮은 '리드-스턴버그 세포'라는 특이한 세포를 보이는 림프종을 '호지킨림프종'이라고 하고, 이외의 림프종을 '비호지킨림프종'이라고 구분한다. 비호지킨림프종은 암의 기원 세포에 따라 B세포, T세포로 분류하며 각 세포별로 다양한 종류의 아형으로 또다시 나뉜다. 

호지킨림프종과 비호지킨림프종의 발생 빈도는 나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김혜리 교수는 "소아에서는 비호지킨림프종이 85% 정도 발생하고 청소년으로 갈수록 호지킨림프종 발생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비호지킨림프종의 세부 진단도 연령별로 차이가 있다. 성인의 경우에는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이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15세 이하에서는 버킷림프종이 40%,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이 20%, 림프모구림프종이 20%, 역형성큰세포림프종은 10% 정도를 차지한다. 

소아 림프종과 성인 림프종의 또 다른 차이는 치료 결과로 드러난다.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같은 질환에서도 소아가 어른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용량의 항암제를 더 잘 견디는 편"이라며 "이것이 소아의 높은 회복력과 재생능력, 더 빠른 약물대사율, 그리고 일반적으로 더 건강한 기관의 상태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김혜리 교수는 "이러한 특성들은 소아 림프종 환아가 성인 림프종 환자보다 더 강력한 항암치료를 견딜 수 있게 하며 소아 악성 림프종 환아의 완치율이 성인 환자에 비해 좋은 이유 중 하나"라며 "이런 까닭에 소아 악성 림프종은 병기가 4기라고 해도 다른 고형암의 4기와 다르게 치료 효과가 절망적이지 않고 완치율도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호지킨림프종일 때, 림프종이 퍼져있지 않고 국소적인 상태일 때는 완치율이 95%까지 올라한다. 김 교수는 "암이 전신에 퍼진 4기라도 80% 이상의 완치율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짚었다. 

호지킨림프종은 저위험군(1~2기, B증상 없음, 범위 좁음), 중간위험군(1~2기, B증상 있음, 범위 넓음 또는 3~4기, B증상 없음), 고위험군(3~4기, B증상 있음)으로 분류하는데, 소아에서 저위험군의 완치율은 85~95%에 달하며 중간위험군과 고위험군의 완치율도 80~85%에 이른다. 

소아 비호지킨림프종의 경우도 확실히 성인보다 완치율이 높다. 김혜리 교수는 "국소질환인 1~2기의 경우 90~95%의 완치율을 보이고 진행된 병기인 3~4기의 경우에는 60~90%의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호지킨림프종의 세부질환 별로 보면 소아 버킷림프종 완치율은 1~2기엔 90~95%, 3~4기엔 70~90%다. 소아림프모구림프종 완치율은 1~2기일 때 85~90%, 3~4기일 때 80~90%이며, 소아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의 완치율도 1~2기엔 90~95%, 3~4기엔 85~90%, 역행성큰세포림프종의 완치율도 1~2기엔 90%, 3~4기엔 60~80%를 보인다. 

리툭시맙·브렌툭시맙 제외하고 허가된 신약 없지만 치료에 희망 있어

현재 소아 림프종은 항암치료가 주요한 치료법이다. 김 교수는 "1차 치료법은 항암치료인데, 림프종은 혈액암이기 때문에 병든 림프구가 발생했을 때부터 림프계를 따라 전신을 돌아다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하나의 림프절이 커진다고 해도 실제로는 미세암이 전신에 순환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림프종일 때 수술을 하기도 하는데, 이는 진단적인 조직검사를 위해 필요한 것이며 림프종의 크기를 줄이기 위한 치료적 목적의 수술은 대개 의미가 없다. 또 소아에서 호지킨림프종과 비호지킨림프종의 치료법으 약간 다르다. 

◆호지킨림프종 치료법=먼저 호지킨림프종은 진단 시 병기와 침범 부위에 따라 치료법에 차이가 있다. 김혜리 교수는 "질병이 국소적이거나 수술로 완전히 제거된 경우에는 항암치료 기간이 굉장히 짧고 방사선치료도 축소해 진행하거나 항암치료만 하게 된다"며 "보통 3주 간격으로 2~4회 정도의 항암치료가 진행된다"고 언급했다.

진단 시 3기 이상으로 진행된 호지킨림프종일 때는 항암치료가 기본이 되고 방사선치료는 진단 시 림프종의 범위나 치료 중 PET-CT 검사를 통한 반응평가 결과에 따라 곁들일지 여부가 갈린다. PET-CT 검사는 진단 시 림프종이 퍼져있는 범위를 확인할 수 있고 치료 중 얼마나 빨리 줄어드는지 확인하는데 도움을 줘 최종적인 항암치료 횟수나 방사선치료 여부를 결정하는데 역할을 한다. 

김 교수는 "호지킨림프종 3기 이상일 땐 3주 간격으로 6~8회 정도의 항암치료를 먼저한 뒤 3~4주 정도의 방사선치료를 진행한다"며 "호지킨림프종에서는 초기 치료 반응이 좋을수록 치료 결과가 좋다"고 짚었다. 

◆호지킨림프종 치료법=비호지킨림프종은 버킷림프종, 소아림프모구림프종,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 역행성큰세포림프종 등으로 나뉘는데, 세부 진단에 따라 치료법에 약간 차이가 있다. 

소아에 가장 많은 비호지킨림프종인 버킷림프종은 매우 빠르게 커지는 특성 탓에 진단 시 암세포가 이미 골수나 뇌척수에 침범된 4기가 많다. 김혜리 교수는 "그렇지만 1980년대에 프랑스, 미국, 영국 의사 그룹이 고용량 항암제가 병합된 LMB라는 치료법을 개발해 완치율이 굉장히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치료법은 림프종의 침범 정도에 따라 기간과 강도를 구분해 치료하는데, 가장 긴 치료가 8~9개월 정도 소요된다"며 "굉장히 항암치료가 강력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많고 구내염이나 감염 등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미만성B세포림프종은 버킷림프종에 비해 공격성이 적고 소아에서는 폐, 심장, 대동맥, 식도 등이 모인 '종격동'이나 복부에 덩어리로 많이 발생한다.

김 교수는 "미만성B세포림프종은 버킷림프종과 동일한 LMB 치료법에 좋은 반응을 보인다"며 "성인에서는 부작용 때문에 R-CHOP이라는 명칭의 항암치료가 주로 이용되지만 전체적으로 소아에서는 LMB를 사용했을 때 완치율이 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소아에서 미만성B세포림프종과 버킷림프종 치료법은 조금 진일보했다. 연구를 통해 진단 시 병기가 높은 미만성B세포림프종과 버킷림프종에서 CD20이라는 암세포 표면 항원을 인식하는 표적치료제 '리툭시맙'을 LMB에 추가하면 생존율이 크게 올라간다는 것이 확인된 까닭이다.

김혜리 교수는 "현재 서울아산병원에서도 병기가 높은 미만성B세포림프종과 버킷림프종 환자에게 리툭시맙을 함께 투여하고 있으며 아직 재발 없이 좋은 완치율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소아 림프모구림프종은 T세포 기원과 B세포 기원으로 니눠지는데, 현재는 급성림프모구백혈병과 동일한 치료법이 사용된다. 

김 교수는 "치료 기간은 2년 6개월 정도 걸리며 초기 8~9개월에는 비교적 강한 항암치료도 있어서 입원과 외래를 반복하게 되지만 이후에는 먹는 약 위주의 항암치료를 하기 때문에 외래에서 치료가 가능하고 유치원이나 학교 생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역형성큰세포림프종은 림프모구성림프종과 같이 치료 기간이 긴 항암치료도 있고 3~4주 간격으로 6번 정도 항암치료를 하는 치료법도 사용된다.

김혜리 교수는 "일부 환자에서 진단 시 병기가 높거나 암세포에 CD30이라는 항원이 발현돼 있는 경우 브렌툭시맙 베도틴이라는 면역항암제를 추가해서 완치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소아 림프종은 리툭시맙과 브렌툭시맙 베도틴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전적인 세포독성항암제로 치료하는 상황인데, 앞으로 희망은 있다.

김 교수는 "모든 신약은 점진적인 임상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효과가 증명돼야 승인받을 수 있는데, 현재 해외에서 여러 신약이 임상연구 단계에 있기 때문에 곧 치료에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아 림프종이 재발한 경우에는 다시 항암치료를 시작하고, 이어 자가조혈모세포이식도 많이 한다.

김혜리 교수는 "이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들이 일부 있고, 어떤 경우에는 동종조혈모세포이식 같은 고용량치료도 할 수 있다"며 "리툭시맙이나 브렌툭시맙 베도틴 같은 표적항체치료를 받지 않았던 경우는 재발 후에 이를 포함한 치료를 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재발한 성인 미만성B세포림프종 환자를 위한 CD20과 CD3에 대한 이중항체인 글로피타맙이라는 약이 개발돼 좋은 효과를 보이있다. 김 교수는 "소아 버킷림프종과 소아 미만성B세포림프종에서도 글로피타맙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어서 곧 소아 악성 림프종 환아도 이런 약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혜리 교수는 "소아 림프종은 다양한 치료법을 조합해 치료하면 병기가 높더라도 완치율이 높고 신약 개발의 희망도 있기 때문에 부모도 희망을 갖고 아이와 함께 치료에 적극 임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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