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학회, 최근 '경계 없는 간암' 주제 정기학술대회 개최
만성 B형·C형간염 등 간암 고위험군 선별에 어려움 지적
간암 고위험군 선별해 간암검진 이뤄지면 치료 성적 UP
간암학회, 올해 '간암 국소치료술 전문가 합의 의견' 발간
초기치료에 효과적 '고주파열·냉동치료술' 표준화 밑작업
국가간암검진 프로그램의 성과를 높이려면 검진 대상인 40세 이상의 간암 고위험군인 만성 B형간염 환자와 C형간염 환자, 간경변증 환자를 선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현재는 간암 고위험군 선별할 수 있는 스크리닝장치가 없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간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대한간암학회가 지난 5일 연 '경계 없는 간암' 주제 정기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권정현 재무이사(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국가검진에서 간암은 만 40세 이상의 고위험군에서는 6개월마다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로 발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있지만 문제는 그 조건 안에 들려면 본인이 고위험군인지가 한 번은 스크리닝이 돼야 된다는 점"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권 재무이사는 "자신이 B형간염 환자인지, C형간염 환자인지, 간경화 환자인지 고위험군에 속해야만 국민에게 (국가간암검진) 쿠폰이 날아가는 것이고, 그래야만 진료실까지 환자가 와서 검진을 통해 혈액검사와 초음파를 해서 조기에 간암을 발견해 치료를 할 수 있는데, 현재는 거기까지의 갭이 좀 있다"고 현실을 짚었다.
이는 만성B형간염, 만성C형간염, 간경화 환자들 가운데 스스로 자신의 간 상태를 알지 못하는 국민들이 있어 국가간암검진의 혜택을 보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현재 더 문제가 되고 있는 게 단기간의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통해 완치될 수 있는 만성C형간염이다.
권정현 재무이사는 "B형간염은 우리나라에서 수직감염 히스토리들이 많아 알고 있는 환자들이 많지만 C형간염은 아직까지 국가검진에 들어가 있지 못한 상태"라고 짚으며 간염과 간암이 별개가 아닌 연결된 것이기 때문에 간암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스크리닝검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간암학회 이동호 연구이사(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도 "간암의 가장 큰 특징이 고위험군에서 발생을 한다는 것"이라며 "만성B형간염이나 C형간염 환자에서 거의 대부분 간암이 생기기 때문에 간암 고위험군 환자의 발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암의 치료성적은 진단 시기에 따라 좌우된다고 할만큼 조기 발견이 중요하기 때문에, 첫 번째 스크리닝을 통해 간암 고위험군을 발견해 정기적 검진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실제 간암 고위험군이 국가간암검진에 맞춰 6개월마다 간암 스크리닝을 하면 간암을 조기 발견해 치료 성적이 아주 높다는 것이다.
이 연구이사는 "간암조기스크리닝 프로그램이 국가검진사업에 있어 6개월마다 한 번씩 피검사와 초음파검사를 하게 돼 있는데, 이것을 잘 따르는 환자들은 조기에 작은 크기의 증상이 없을 때 발견되는 확률이 훨씬 높다. 그렇기 때문에 고위험군 환자들은 소화기내과 의료진과 잘 상의해 검진을 잘 받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암학회는 수술, 경동맥화학색전술(Transarterial Chemoembolization, TACE)과 함께 국내 1999년 도입돼 간암 국소치료의 한 축을 맡고 있는 고주파열·극초단파열·냉동 치료술 등에 대한 내용을 정리한 '2024 간세포암종 국소치료술 전문가 합의 의견'을 글로벌 최초로 발간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3년 글로벌 최초로 경동맥화학색전술에 대한 전문가 합의 의견을 낸데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간암학회가 대한ITA영상의학회와 함께 전문가 설문조사와 문헌 조사 등을 통해 간암의 전문적 치료의 표준화 밑작업을 하며 우리나라가 간암 치료의 리딩 국가임을 다시 한 번 드러낸 것이다.
이동호 연구이사는 "국소치료술은 고주파치료술이 대표적이고 3cm 이하의 작은 간세포암의 치료에 있어서는 수술과 거의 동등한 정도의 생존율을 제공하는 근치적 치료의 하나"라며 "고주파치료 말고도 극초단파열치료술이나 냉동치료술 등도 요즘 많이 쓴다"며 이번 정기학술대회에서 간암의 국소치료술에 대한 전문가 합의 의견을 공표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연구이사는 "간암 환자에게 선택해 어떤 검사와 준비 과정을 거치고 어떤 방법으로 시술을 하고 어떻게 추적 관찰까지 하는 게 좋은지에 대한 시술 전반에 대한 일종의 합의된 가이드던스를 만들면 좋겠다라는 생각에서 작업하게 됐다"며 "실제 임상현장에서 간암을 진료하는 의료진들이 영상의학과 시술에 대한 이해나 환자 관리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언급했다.
3cm 이하의 간암의 경우, 고주파열치료술과 수술 등이 모두 가능한데 각 치료 별 장단점이 있는 까닭에 간암을 진료하는 의료진들이 모두 공유해 환자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치료가 이뤄질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간세포암종 국소치료술 전문가 합의 의견'을 간암학회 주도로 발간하게 된 것이다.
이동호 연구이사는 "수술은 전신마취를 해야 되고, 개복수술까지 하게 되면 회복 기간이 상당히 길어진다. 고주파열치료술은 거기에 비해 회복 기간이 훨씬 짧고 재원 기간도 짧다. 수술 같은 경우는 일주일 가까이 입원하는데 비해 고주파열치료술의 재원 기간은 평균 2.5일이다. 수술과 비교했을 때 생존율은 거의 동등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간암 재발율을 보면 수술이 고주파열치료술보다 유리하다. 이 연구이사는 "치료한 주변 부위에 생기는 재발 같은 경우에는 국소치료술을 하면 한 10%인데, 수술은 3% 미만"이라며 "재발의 입장에서 보면 수술이 훨씬 더 유리하지만 회복하고 환자의 간 기능 유지에서 보면 고주파열치료술이 좀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어떤 환자에서 수술이 낫고, 어떤 환자에게 고주파열치료술이 나은지 등을 전문의료진의 설문을 통해 정리해 표준치료 밑작업을 해둔 것이다. 이동호 연구이사는 "고주파치료는 위치가 굉장히 중요하다. 고주파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위치가 있고 굉장히 어려운 위치가 있기 때문에 위치나 환자의 기저 간기능, 나이 등을 고려해 의료진이 환자와 충분히 상의해 치료법을 결정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날 간암학회가 '경계 없는 간암' 주제의 정기학술대회를 기점으로 '간세포암종 국소치료술 전문가 합의 의견'을 적극 배포한데는 의미가 있다. 간암학회 최종영 회장은 "금년에 간암학회가 주제로 잡은 것은 과 간의 경계도 없어지고 또 최근에 치료법들이 너무 고도화되다 보니 치료법들도 이제 너무 경계가 없어지는 것도 있어서 이번 학회 주제를 '경계 없는 간암'이라는 주제로 좀 더 폭넓게 잡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최 회장은 "국소치료법은 작은 간암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아주 중요한 치료법의 하나"라며 "간암가이드라인에는 잘 알려진 내용만 있는데, 실제 임상에서는 알려진 내용 말고 아주 디테일한 내용들이 많다. 고주파치료 등은 주로 영상의학과에서 시술하는데, 내과와 외과 등 다른 과 의료진도 많이 아는 게 좀 더 환자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의미에서 이번에 주제로 삼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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