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헴리브라' 장기 예방요법, 출혈 감소·관절 건강 개선…삶의 질 향상
28일 긴 반감기 통해 15% 응고인자 활성화 수치 지속적으로 유지
미도리 시마 교수 "헴리브라, 혈우병 A 치료제 중 최선의 선택지"
일본, 2000명 이상 '헴리브라' 선택…1세 미만 소아 투여도 증가세
"헴리브라 예방요법을 이른 나이에 시작한 경우, 건강한 관절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연부조직 관절의 병적 이상을 회복할 수 있다. 이런 관절 건강 유지 및 개선은 향후 운동, 업무, 학교 생활에 영향을 미쳐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활동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런 사회적 활동 개선은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의 치료에 대한 부담을 완화시켜 혈우병 환자의 사회에 대한 기여도가 높아질 것이다."
일본 나라의과대학 소아혈액종양학과 미도리 시마(Midori Shima) 교수는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헴리브라(성분명 에미시주맙)' 장기 예방요법의 이점을 이같이 소개했다.
헴리브라는 혈우병 환자의 몸속에 부족한 혈액응고 제8인자를 모방하는 혁신 신약이다. A형 혈우병 치료제 중 유일하게 기존 치료제에 대한 내성을 가진 항체 환자와 비항체 환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최대 4주 1회 피하주사로 예방 효과가 지속된다.
헴리브라는 AOZORA 임상을 통해 장기 안전성과 관절건강 효과를 확인했다.
AOZORA 임상은 시판 후 조사인 4상 임상으로, 기존 제8인자 제제로 치료하던 12세 미만 중증 A형 혈우병 비항체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다. 이 연구에서는 헴리브라 투여 후 3년(145주차)의 장기 안전성과 관절건강을 확인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연평균 출혈 빈도(ABR, Annual Bleed Rate)는 헴리브라 투약 전 3.7회에서 투약 후 0.7회로 낮아졌다. 치료가 필요한 관절 출혈 빈도는 0.4회에서 0.2회로 개선됐다.
관절 운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윤활막이 과도하게 커지는 ‘활막비대증’과 혈액 내 헤모시데린 색소가 침착돼 피부가 검붉게 변하는 ‘헤모시데린(hemosiderin)’ 증상을 겪은 환자 수는 투약 1주차에 각각 10명이었으나 145주차에 2명으로 줄었다. 또 투약 1주차에 0.90점이었던 ‘혈우병 관절건강 점수(HJHS)’는 145주차에 0.44점으로 개선됐다. HJHS는 혈우병 환자들의 관절건강을 평가하는 지표로 관절 손상이 심할수록 점수가 높다.
이에 JW중외제약이 헴리브라의 건강보험 확대 1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심포지엄에 참석한 미도리 시마 교수와를 만나 헴리브라의 장점과 세계 시장에서 헴리브라가 혈우병 A의 표준치료제가 되기 위한 과제 등을 들었다. 시마 교수는 일본 혈우병 진료 권위자로 헴리브라 개발의 주역이며 글로벌 임상 3상에 참여해 기존 8인자 제제 대비 유의한 출혈 감소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바 있다.
- 일본은 임상시험을 포함해 혈우병 A 치료제로 헴리브라를 우리보다 먼저 사용해왔다. 환자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일본은 지난 2013년에 1상 임상을 시작, 가장 긴 헴리브라 사용 경험이 있다. 1상 임상에 헴리브라를 투여한 환자는 10년 이상 헴리브라를 투여 중이다. 이런 장기 투여환자를 대상으로 출혈양상, 관절건강, 혈우병으로 제한된 일상생활, 감정에 대한 부분을 헴리브라 사용 전과 후를 비교해보니 출혈양상에서는 모든 환자들이 헴리브라 투여 이후 출혈양상이 모두 줄어 경증 수준으로 개선됐다. 출혈 후 지혈되는 시간도 많이 단축됐다. 관절건강에서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관절 통증과 관절의 붓기가 줄었다. 일상생활과 감정 측면에서도 대부분의 환자들이 헴리브라 투여 후 운동량이 증가하면서 업무는 물론 학교생활을 더욱 수월하게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 중 골관절염으로 인해 신체활동에 제약이 있던 55세의 성인 환자가 있었다. 그동안 8인자 예방요법을 시행하고 있었지만 관절 출혈과 관절 통증이 반복됐고, 특히 계단을 내려갈 때 관절 통증을 호소했다. 제2형 당뇨를 갖고 있어 인슐린 주사를 맞고 있었는데 2020년 임상에 참여하며 유전자재조합 8인자제제를 투여하기 시작했다. 임상 종료 후부터는 헴리브라로 변경하여 2주 1회 주사요법으로 예방요법을 하고 있다. 헴리브라 변경 이후 첫 2~3달 동안은 기존 정맥주사 횟수보다 획기적으로 줄어든 주사 횟수로 관절통증이 심해질까, 혹은 출혈이 날까봐 걱정했다고 했다. 하지만 계단을 내려갈 때도 통증이 없고, 출혈이 없어 관절 통증이 개선되면서, 운동 횟수도 늘어 운동을 통해 체중을 줄일 수 있게 되자 만족해했다.
- 혈우병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합병증은 무엇인가.
혈우병성 관절증의 발생과 진행이다. 혈우병성 관절증은 관절 내 출혈이 원인으로, 관절강에 출혈이 발생하면 헤모시데린(Hemosiderin)이 활막에 침착 되어 사이토카인(cytokine)이 발생하고 활막염이 발병하여 활막이 두꺼워지게 된다. 신생혈관도 증가하여 관절 출혈이 반복되기 쉽다. 이를 표적 관절이라고 하는데 활막염이 진행되면 파골세포(뼈조직을 파괴하는 세포, osteoclast)가 증가하여 연골과 뼈가 변성되고 파괴된다. 이 단계에 이르면 환자의 관절 움직임이 극도로 나빠지고, 종래에는 목발 보행이나 휠체어 생활을 하게 되어 환자의 삶의 질(QOL)이 크게 저하된다.
8번 응고인자에 대한 항체(inhibitor)의 발생도 중요 합병증으로 꼽을 수 있다. 혈우병의 치료제는 일반적으로 결핍된 응고 인자를 투여하는 보충 요법이지만, 치료제의 응고 인자를 이물질로 인식하여 응고 인자 활성을 중화하는 억제제가 나타난다. 특히 중증 혈우병 A의 경우 약 30%의 발생률을 보인다. 억제제가 발생하면 응고 인자 제제의 효과가 현저히 감소하거나 사라져서 치료가 어려워지게 된다.
투여 편의성 및 출혈·관절통증 줄고 활동성 개선…항체 발생 無
- 예방요법으로서 헴리브라의 이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환자와 가족의 치료에 대한 부담 경감이다. 기존의 8인자 제제는 출혈을 예방하기 위해 주 2~3회 또는 격일로 정맥 투여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는 혈관 접근이 어려운 소아나 주사에 지원이 필요한 고령자에게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도 마찬가지다. 헴리브라는 주사가 훨씬 간단한 피하주사로, 반감기가 기존 8인자 제제의 10~15시간보다 훨씬 긴 30일로, 투여 간격도 1~4주에 한 번으로 출혈을 예방할 수 있다.
제8번 응고인자 활성도를 나타내는 최저치(trough) 값이 기존 응고인자 제제의 경우 12~15%라고 한다면 헴리브라는 15% 정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한다. 기존 제제는 반감기가 짧아 혈액 중의 응고 인자 수준이 올라갔다 내려가며, Up-down하게 되는데 헴리브라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7일 24시간 앞서 말한 15% 상당의 응고인자 활성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헴리브라를 투여하는 환자의 2/3는 출혈이 없었으며, 출혈이 발생하더라도 1~2회/년에 불과해 출혈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
AOZORA 임상을 통해 이른 나이에 헴리브라 예방요법을 투여한 경우, 건강한 관절을 유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부조직의 관절 병적 이상도 회복할 수 있다. 이런 관절 건강 유지 및 개선은 향후 운동, 업무, 학교 생활에 영향을 미쳐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활동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런 사회적 활동 개선은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의 치료에 대한 부담을 완화시켜 혈우병 환자의 사회에 대한 기여도가 높아질 것이다. 특히 헴리브라는 8번 응고인자에 대한 항체 발생의 걱정이 없으며, 항체가 있는 환자에서도 동일한 효과와 안전성을 기대할 수 있다.
- 평생 약제를 복용해야 하는 환자들로서는 장기 투여의 안전성과 효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AOZORA 임상이 헴리브라 예방요법의 장기 안전성을 확인한 연구라고 알고 있는데 이 임상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달라.
AOZORA임상은 시판 후 조사인 4상 연구로, 8번 응고인자에 대한 항체가 없는 12세 미만의 소아 A형 혈우병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 안전성 데이터와 관절건강을 확인한 임상이다. 총 3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1차에서는 이상반응 등의 안전성 지표와 관절 건강과 기능을 평가했다. 관절건강을 평가하기 위해 HJHS(Hemophilia Joint Health Score) 점수와 MRI를 통해 확인한 IPSG(International Prophylaxis Study Group) 점수를 활용했다. Exploratory endpoint로는 치료를 요하는 연평균 출혈률(ABR)을 확인했다. 헴리브라 투여 후 145주차까지의 약 3년간의 결과를 취합하도록 했다. 한 실험군은 HOHOEMI 임상에 포함되었던 10명의 환자로 이 환자들은 6년간 헴리브라를 투여 받은 군이었으며, 다른 실험군은 AOZORA 임상에 새로 등록된 환자 20명이다.
IPSG MRI결과에 따라 환자의 관절건강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임상으로, 환자의 42.3%인 11명에서 IPSG 결과가 1주차에서 145주차까지 정상수치인 0으로 확인되어 건강한 관절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활막 비대와 헤모시데린과 같이 병리학적으로 중요한 지표도 나이가 어린 소아 환자가 8인자제제로 예방요법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헴리브라 투여전인 1주차부터 29명 중 7명의 환자에서 확인됐다. 하지만 145주간 헴리브라 투여 후 확인된 7명 중 5명의 환자에서 활맥 비대와 헤모시데린이 모두 관찰되지 않으며, 2명에서는 활맥 비대와 헤모시데린이 감소하며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헴리브라 예방요법을 통해 환자들이 관절건강을 건강하게 유지하거나 활막 변화를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현재 진행중인 HAVEN7의 경우 만 1세 미만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헴리브라 예방요법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확인하는 임상이라 더욱 의미가 있어 보인다. 만 1세 미만의 환자에게 헴리브라 예방요법을 실시했을 때 효과는 어떠한가.
조금 더 어릴 때부터 헴리브라를 투여한다면 출혈 없이 관절건강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른 나이에 시작할 수록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8번 응고인자에 대한 항체 발생에 대한 걱정도 줄일 수 있다. 이에 일본에서는 만 1세 미만의 소아에게 헴리브라를 투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다. 8인자제제를 통한 예방요법도 더 이른 나이부터 시작하게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8인자제제를 통한 예방요법은 일찍 시작한다고 해도 관절손상을 막을 수 없다는 결과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헴리브라를 혈우병이 진단된 이후부터 사용한다면 관절건강 유지에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혈우병 환자의 사인 중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두개내 출혈(ICH; Intracranial Hemorrhage)을 예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헴리브라의 현재 일본 처방 현황은 어떠한가.
전세계적으로 2만4,000명의 혈우병 A 환자가 헴리브라로 치료 중이다. 일본에서는 혈우병 A형 환자 5776명 중 2,000명 이상이 사용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약 35%가 헴리브라를 선택해 치료 받고 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헴리브라가 혈우병의 표준 치료이며, 치료제 중 하나의 중요한 선택지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 지금까지 소개한 헴리브라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환자들이 헴리브라로 빠르게 전환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성인 환자는 현재 익숙해진 혈우병 치료제를 변경하는 것에 저항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일본에는 약제 변경에 보수적인 환자들이 많다. 어떤 계기가 되어 헴리브라로 변경한 후에는 왜 빨리 헴리브라로 바꾸지 않았을까 하고 후회한다. 부모님 중에는 정맥 주사 놓는 법을 어렵게 익혔는데, 헴리브라로 변경하고 자가 정맥주사법을 잊어버릴까 봐 약제 변경을 꺼려하는 경우가 있다.
의사들의 경우 혈우병 전문의라고 하더라도 혈우병 치료에는 ‘오직 응고인자제제를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때문에 환자들이 ‘헴리브라로 바꾸고 싶다’라고 요청해도 ‘헴리브라는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며 권장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8인자제제가 없어지면 뼈가 약해져 골절이 일어나기 쉬워지며, 헴리브라를 사용하면 골절되기 쉬워진다’라는 근거가 없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최근 사노피의 주 1회 투여 A형 혈우병 치료제 ‘알투비오’가 국내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국내 혈우병 치료제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되고 있다. 사노피, 다케다 등 타 제약사의 A형 혈우병 치료제들과 비교해 헴리브라를 평가한다면.
종합적으로 보더라도 헴리브라가 가장 좋은 치료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약제의 유효성(효과)에서 본다면, 사노피의 알투비오(Altuviiio)가 응고인자 활성도 최저치를 15% 정도 유지할 수 있어 헴리브라와 상당히 유사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알투비오는 주 1회 정맥투여가 필요하고, 항체 발생 위험이 있다. 즉, 두 약제의 효과는 유사하나 헴리브라는 피하주사로 4주 1회로 피하주사 투여가 가능하며, 항체발생 위험 없이 항체, 비항체 환자에게 모두 사용가능한 것을 고려한다면, 헴리브라가 현재로서는 좀 더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한국의 의료진에게 전달해주시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환자의 의견을 더욱 들어 주면 좋을 것 같다. 헴리브라 사용을 아예 고려하지 않는 의사분들도 새로운 약제를 실제 처방해본 의료진들에게 임상경험을 공유 받게 된다면 생각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치료제를 접해본 환자와 의료진들이 그들의 경험과 목소리를 전파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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