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성 유방암 분류 및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 제시 평가 받아
손주혁 교수 "HER2 발현 전이성 유방암 치료 환경 개선 기대"

HER2 음성으로 분류돼 치료에 한계가 있었던 HER2 저발현 환자들에 효과적인 치료제가 도입돼 그동안 미충족 수요가 컸던 국내 HER2 발현 전이성 유방암 치료 환경에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다이이찌산쿄와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26일 'HER2 저발현 유방암의 의학적 미충족 요구와 엔허투의 임상적 가치'라는 주제의 엔허투 미디어 세션을 개최했다.

이날 미디어 세션에 참석한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손주혁 교수는 "유방암은 지난 20년간 크게 호르몬 양성 유방암, HER2 양성 유방암, 삼중음성 유방암 등 크게 3가지로 구분돼 왔다. 이렇게 3가지로 구분한 가장 큰 이유는 각각의 아형에 따라 치료가 달랐기 때문"이라며 "엔허투 임상연구를 하다보니 그동안 HER2 음성이라고 판단했던 유방암이 HER2가 없는 게 아닌 저발현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아주 적게 발현된 HER2 저발현 유방암에도 엔허투가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연세암병원 손주혁 교수가 엔허투의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에서의 임상적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연세암병원 손주혁 교수가 엔허투의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에서의 임상적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손주혁 교수에 따르면 유방암에서 HER2 발현은 암세포에서 HER2 단백질을 측정하는 면역조직화학(IHC) 검사와 암세포에서 HER2 유전자 복제 수를 측정하는 제자리부합법(ISH) 검사를 통해 ▲IHC 3+ 또는 IHC 2+이면서 ISH 양성인 경우 'HER2 양성' ▲IHC 0, IHC 1+ 또는 IHC 2+이면서 ISH 음성인 경우 'HER2 음성'으로 정의돼 왔다. 그런데 엔허투의 임상연구인 DESTINY-Breast04를 통해 엔허투가 항 HER2 제제 최초로 'IHC 1+ 또는 IHC 2+이면서 ISH 음성'인 경우에도 활성을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됐다. HER2 양성이냐 음성이냐 만으로 분류됐던 HER2 유방암 구분에 ‘HER2 저발현’이라는 분야를 추가하며, 유방암 환자군을 새롭게 정의한 것이다. 

HER2 저발현은 전체 유방암의 45~55% 정도 차지하며,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에서는 약 60%가 HER2 저발현인 것으로 보고된다. 

이에 따라 엔허투를 통해 기존 HER2 음성으로 분류됐던 환자의 경우 호르몬수용체(HR) 발현 여부와 무관하게 HER2 저발현으로 분류돼 치료적 혜택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손 교수는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는 기존에 HER2 양성 유방암 치료 성적을 크게 개선한 트라스투주맙, T-DM1 등의 항 HER2 제제를 통한 치료에는 효과를 보이지 않았으며, HER2 음성으로 간주되어 시도 가능한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다"면서 "하지만 엔허투가 항 HER2 제제 최초로 HER2 저발현 종양에서의 활성을 보여주며 치료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손 교수가 소개한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에서 엔허투의 임상적 가치를 연구한 'DESTINY-Breast04'에 따르면 엔허투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여부와 상관없이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대조군 대비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DESTINY-Breast04는 이전에 전이 단계에서 한 가지 혹은 두 가지 이상의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절제 불가능 또는 전이성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엔허투와 카페시타빈, 에리불린, 젬시타빈, 파클리탁셀, 납파클리탁셀 등의 대조군 효과를 비교한 다기관 3상 연구로, 전체 환자 중 10.2%는 한국인 환자였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확정된 전체반응률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 환자 코호트에서 엔허투 투약군이 52.6%, 대조군 16.3%로 나타났으며, ▲전체 환자 코호트에서는 엔허투 투약군 52.3%, 대조군 16.3%로 나타났다.3

무진행생존기간은 1차 유효성 평가 변수인 ▲호르몬 수용체 양성 환자 코호트에서 엔허투 투약군 10.1개월, 대조군 5.4개월로 나타났으며, 2차 유효성 평가 변수인 ▲전체 환자 코호트에서는 엔허투 투약군 9.9개월, 대조군 5.1개월로 나타났다.

전체생존기간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 환자 코호트에서 엔허투 투약군 23.9개월, 대조군 17.6개월로 나타났으며, ▲전체 환자 코호트에서는 엔허투 투약군 22.9개월, 대조군 16.8개월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와 유럽종양학회(ESMO) 가이드라인에서는 절제 불가능하거나 재발한 호르몬 수용체 양성 또는 음성/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 중 HER2 저발현인 환자의 2차 치료에서 엔허투를 우선 권고하고 있다.     

이에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손주혁 교수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에서 환자 생존기간을 혁신하며 주목을 받았던 엔허투가 DESTINY-Breast04 임상연구를 기반으로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에서도 항 HER2 제제 최초로 치료 혜택을 입증했다"며, "특히 HER2 저발현에 대한 정의를 재정립하고 전이성 유방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매우 크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5월 엔허투가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적응증이 국내 허가를 받음으로써, 기존에 HER2 음성으로 분류되어 치료에 한계가 있었던 HER2 저발현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가 생기게 된 만큼 국내 HER2 발현 전이성 유방암 치료 환경이 보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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