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어린이병원 소아외과 인경 교수에게 듣는 담도폐쇄증
신생아 1만명 당 1명 꼴 발생…"빠른 치료 위해 조기 발견 중요"

갓난아이의 얼굴색과 대변색을 적어도 생후 2개월까지 부모가 잘 살펴야 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신생아 1만명 당 1명 꼴로 발생하는 '담도폐쇄증'의 증상이 얼굴색과 대변색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갓난아이의 얼굴색과 대변색을 적어도 생후 2개월까지 부모가 잘 살펴야 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신생아 1만명 당 1명 꼴로 발생하는 '담도폐쇄증'의 증상이 얼굴색과 대변색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갓난아이의 얼굴색과 대변색을 적어도 생후 2개월까지 부모가 잘 살펴야 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신생아 1만명 당 1명 꼴로 발생하는 '담도폐쇄증'의 증상이 얼굴색과 대변색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담도폐쇄증은 말 그대로 담즙이 흘러가는 길 '담도'가 막혔다는 의미이다. 담도가 막히면 어떤 일이 생기는 것일까?

세브란스어린이병원 소아외과 인경 교수는 유튜브 채널 '세브란스'에서 "우리 몸에는 소화액이 여러 장기에서 생성이 되고 흘러서 순환해야 되는데, 담즙이 간에서 만들어지고 장까지 이어지는 작은 길부터 큰 담도까지의 다양한 담도가 구실을 하지 못하게 되고 담즙이 간에 쌓이게 되면서 간에 독성을 띠게 된다"고 말했다. 

아이에게 담도폐쇄증이 발생하면 심각한 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간이식수술을 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 인경 교수는 "담도폐쇄증이 발생했다면 심각한 간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어 빠른 치료를 위해서는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담도폐쇄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무엇일까?

인 교수는 "태어났을 때 누구나 얼굴이 노랗고 황달이 있는 '생리적 황달'을 경험하고 얼굴이 점점 밝아진다. 그러나 출생 후 3~4주가 지났는데 얼굴이 계속 노랗거나, 정상적으로 황금색 혹은 진한 녹색의 대변 색깔을 띄어야 될 아이의 대변이 하얀색, 회색, 아리보리색으로 밝게 나타나는 증상이 있을 때 담도폐쇄증을 의심할 수 있다"고 했다.    

아이의 얼굴색이 계속 노랗거나 대변색이 밝아져 담도폐쇄증이 의심되는 상황이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인경 교수는 "담도폐쇄증이 의심을 될 때는 가까운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에게 상담을 받아보는 게 담도페쇄증의 진단과 치료를 놓치지 않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조언했다. 담도폐쇄증은 혈액검사로 의심을 보다 구체화할 수 있다.   

혈액검사를 통해 혈액 내 직접 빌리루빈(혈액 안에 있는 적혈구가 분해되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노폐물) 수치가 상승했는지, 혹은 감마지티피(γGTP, 간 세포 내 쓸개관에 존재하는 효소) 수치가 상승했는지를 봐서 평균치보다 높게 올라갔다면 담도폐쇄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후에는 초음파검사를 통해 담도폐쇄증의 여러 특징적인 징후들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인 교수는 "가장 정확한 진단 기준은 실제로 수술실에서 아이의 쓸개에 조영제를 삽입해 조영제가 담도와 간 안쪽과 바깥쪽 담도를 제대로 형성하는지 확인하는 담도조영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담도폐쇄증 환아는 어떻게 치료할까? 인경 교수는 "간손상이 심할 경우 바로 이식을 진행하지만 일반적으로 초기 치료로 '카사이 수술'을 먼저 진행한다"고 말했다. 카사이 수술은 일본 소아외과 의사 카사이 모리오의 이름을 따서 붙인 수술로 간문부와 소장을 연결하는 간문부 소장 문합술을 말한다. 

인 교수는 "담도폐생증 원인이 담도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담즙이 간에 쌓이는 것인데, 이 쌓이는 과정을 해소하기 위해 간외 담도를 제거하고 소장을 담도 대신에 연결하는 다리로 놓는 수술"이라며 "수술성공률은 대한민국 기준으로 수술 후 5년 지났을 때 자기 간으로 지낼 확률이 좋으면 50~60%까지 보고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담도폐쇄증 환아는 언제 간이식을 해야 할까? 인경 교수는 "황달이 점점 심해지는 증상을 보이게 됐을 때 첫 번째로 간이식을 할 수 있는 위기가 찾아온다"며 "또 황달이 빠지고 얼굴이 밝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손상받은 간이 딱딱해져서 간경변증에 의한 다양한 합병증이 생겼을 때 환아에게 간이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조절되지 않는 복수(배에 불이 차는 증상)가 있거나, 간으로 가는 문맥혈류가 높아지는 문맥고혈압이 생겨 식도·위의 정맥류가 조절되지 않아 반복적이거나 심한 출혈을 유발할 때도 간이식이 필요하다. 또 인 교수는 "딱딱해진 간 안에서 반복적으로 치료가 잘 안되는 담도염이 재발해 항생제로 치료하지만 환아의 일상이 진행되지 않을 정도일 때도 담도폐쇄증 이후 간이식을 해야 되는 중요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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