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송채린 교수에게 듣는 '신장암'
10대 다발암 진입 '신장암', 초음파 등 영상검사 늘면서↑
대표증상 '무증상'…흡연·당뇨병·고혈압 환자 정기검진을
신장암 수술 뒤 재발 고위험군에 '키트루다' 급여 치료必
10년 후 재발되기도…매년 한 번 복부초음파검사 권고돼
대사질환 예방해야…꾸준한 금연·체중 조절·건강식 중요
인체에서 정수기 역할을 하는 신장(콩팥)에 생기는 암이 국내에서 최근 늘고 있다. 작은 혈관들의 덩어리와 다름 없는 조직인 신장은 혈액 속에 담긴 인체 불필요한 노폐물을 걸러내는 곳이기에 암이 생겼을 때 신장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생존율을 높이는 것만큼 중요하다. 실제 투석할만큼 신장 기능이 나빠지면 신장암 때문이 아니라 그 자체로 생존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신장암을 수술로 충분히 제거할 수 있을 때도 신장 기능을 생각해 수술만 고집하지 않는다. 현재까지 신장암 재발 위험을 가장 낮출 수 있는 치료가 수술이어서 표준치료로 정립돼 있지만, 신장 기능이라는 변수 때문에 1기 신장암에서 때론 추적관찰만 하기도 한다. 또 고주파치료, 방사선치료 등 다양한 치료로 수술을 대체하기도 하는 암이 신장암이다.
최근엔 항암치료까지 신장암 치료옵션이 보강됐다. 이제까지 신장암 수술 뒤 재발을 낮추는 '보조요법'으로 효과를 입증한 치료제가 없었는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최초로 효과를 입증하면서 신장암 치료에 큰 변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10대 다발암인 신장암의 진단·치료 현실을 신장암 명의로 꼽히는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송채린 교수를 만나 들어봤다.
-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신장암은 지난 2022년 신규 진단 환자가 6,963명으로 국내 다발암 10위였다. 신장암은 국내 발병이 증가하고 있는 것 알려져 있는데, 2021년 신장암 신규 진단 환자 6,967명과 큰 차이가 없다. 신장암 발생 추이가 정체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봐도 되나?
아니다. 신장암은 위암·대장암 같이 검진을 통해 용종 단계에서 조기 발견되거나 간암·자궁경부암 같이 백신이 나와 예방할 수 있는 암이 아닌 데다 최근 건강검진을 통해 복부초음파, CT 등의 영상검사를 많이 하면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 신장암은 국내 남녀 환자 비율이 2.3대 1로 남성 환자가 더 많은데, 어떤 이유로 남성에게 신장암 발병이 더 많은 것인가? 또 신장암 발병을 초래하는 주요 요인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여성보다 남성에서 신장암이 많은 것은 남성호르몬과 관계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또 신장암에서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확인된 흡연과도 연관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흡연만큼 신장암 위험을 몇 배나 높이는 것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 실제 여성 신장암도 흡연자에서 발생이 좀 높다.
신장암은 내장지방과도 직결돼 있다고 여겨진다. 실제 비만·대사증후군·당뇨병 같은 대사질환이 있으면 신장암 위험이 올라간다. 또 내장지방에 영향을 미치는 게 남성호르몬이다. 지방대사 등 전반적인 인체대사에 호르몬이 영향을 미치는데, 이와 관련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내장지방은 몸 안에 염증을 유발해 암 발병을 유발한다. 이외에 고혈압이 신장암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혈압약이 신장암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있다. 고혈압이든 혈압약이든 신장 내 얼마나 염증을 유도하는지가 신장암 발병에 관건인 것 같다.
가령 고혈압일 땐 혈관덩어리 '신장'이 비정상적인 압력으로 1분에 60~80회 두드려 맞는 것이기 때문에 신장 내에서 문제가 생기고, 이 문제를 면역세포들이 해결해주는데 계속 여기저기에서 문제가 생겨 면역세포들이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 결국 증식해 암으로 발전한다고 본다.
- 신장암은 최근 건강검진 등으로 조기 진단 비율이 과거보다 높아진 것으로 알지만, 전이 신장암 상태에서 발견되는 환자들도 아직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신장암 조기 진단 비율을 높이기 위해 신장암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검진 전략이 있나?
신장암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서는 복부 초음파·CT 같은 영상검사를 해야 된다. 흡연자, 비만 같은 대사질환 환자나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 등 신장암 고위험군은 40세 이상에서 2년에 한 번은 복부초음파 검사를 해볼 것을 추천한다.
- 신장암을 의심할 수 있는 대표적 증상은 무엇인가?
신장암의 대표적 3대 증상은 눈에 시뻘겋게 보이는 '혈뇨'와 신장암이 자라 눌리면서 생기는 '통증', '복부 종괴'인데, 사실 이같은 증상이 있다는 것은 '최소 3기 신장암'이다. 때문에 신장암은 '무증상'이 대표적인 증상이라고 봐야 한다.
사실 요즘 아무런 증상 없이 신장암을 진단받는 환자들이 늘면서 일부 환자 중에는 '증상이 하나도 없는데 수술해야 되냐'는 말을 하기도 한다. 증상이 없을 때 발견해 빨리 수술로 해결하는 것이 생존만이 아니라 신장 기능을 유지하는데도 아주 중요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 초음파검사로 신장암이 의심돼 병원에 왔을 때 어떤 검사들이 이뤄지나?
신장암 진단에서 제일 기본검사는 CT·MRI 검사다. 보통은 CT를 많이 찍는다. 여성에 조금 더 많이 생기는 양성종양 '혈관지방종'은 MRI 검사로 감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주로 여성 환자에게 MRI 검사를 한 번 더 하기도 한다.
조직검사도 아주 중대한 문제다. 옛날에는 조직검사를 하면 '암이 퍼진다'고 해서 신장암에서 조직검사를 안 했는데, 지금은 '필요한 경우엔 한다'로 바뀌었다. 신장 기능 보존이 꼭 필요한 환자는 양성종양도 커지기 전 수술로 없애야 하기 때문에 수술 전 조직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
양성종양이어도 가만히 두면 다 커지고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문제를 초래하며 양성종양이 커지면서 통증 등과 같은 증상을 유발한다. 양성종양이라고 해도 둬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신장 기능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한 사람은 커지기 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또 젊은 나이이고 신장암 이외에 아무 건강 이상이 없는 상황에서 영상검사로 봤을 때 부분절제술을 할 수 있을 때도 조직검사가 필요 없다. 그러나 여러 병이 많거나 수술을 여러 번 한 사람은 양성·악성 여부를 확인해 '부분절제술'이 가능한지 타진하기 위해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요즘은 신장암 환자들이 과거 보다 오래 살면서 신장 기능 보존이 중요해 부분절제술이 전절제술 보다 우선 시 되는데, 부분절제술도 전절제술처럼 전신마취를 해야 하고, 오히려 전절제술 보다 여러가지로 복잡한 수술이어서 수술 시간도 오래 걸리고 합병증 위험도 높은 까닭이다.
수술 전 신장기능검사도 중요하다. 전체 신장 기능이 10이면 오른쪽과 왼쪽 신장이 보통 6대 4 정도로 한쪽 신장이 더 많이 기능을 하는데, 드물지만 아주 크게 차이 나는 사람도 있다. 암이 생긴 신장이 더 많이 일할 땐 가급적 살려두는 게 좋아 치료 계획을 세우기 위해 필요하다.
또 신장암은 가족력이 약 70%에서 확인되는 암이기는 하지만, 신장암 가족력이 있는 환자와 별개로 폰히펠린다우증후군(Von Hippel-Lindau syndrome, VHL) 등과 같은 유전으로 인해 생긴 신장암이 있다. 이런 유전성암증후군이 의심되는 환자는 유전자검사도 필요하다.
- 신장암 1기는 신장 내부에만 있는 7cm 이하의 종양을 말하는데, 표준치료가 수술로 안다. 그런데 4cm 미만일 때는 능동적 추적관찰만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
췌장암은 작아도 퍼지는 속도가 빠른데, 신장암은 작을 땐 빨리 퍼지지 않는 성질을 보인다. 이런 까닭에 신장암 1기 일부에선 능동적 추적관찰만 하기도 한다. 바로 고령 중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신장 기능이 많이 떨어져 수술 뒤 투석으로 갈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가 그 대상이다.
사실 투석은 투석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그 자체로 생존 가능성을 뚝 떨어뜨린다. 투석하면 신장 외에 잘 버텨오던 다른 장기들이 다 같이 무너질 위험이 매우 높다. 또 투석을 하면 삶의 질이 완전히 달라진다. 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으면 수술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도 올라간다.
요즘 1기에서 발견되는 신장암 환자가 70% 이상으로 많아졌고 환자들이 오래 살면서 최근 신장암 치료는 암을 잘 제거해 재발률을 최소화하는 것 못지 않게 투석으로 가는 것을 최대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때문에 능동적 추적관찰 전략을 쓰는데, 굉장히 제한적으로 쓴다.
신장암 수술이 가능한 환자이고, 수술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요즘은 수술만 고집하지 않는다. 여러 치료법 중 수술이 신장암 재발률을 가장 낮추는 까닭에 수술이 표준치료법이지만, 지금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고주파치료, 방사선치료 등 다른 치료법을 쓰기도 한다.
- 1기 신장암일 때는 어떤 수술이 이뤄지나? 또 전체 1기 신장암 환자의 치료 성적도 궁금하다.
1기 신장암에서 수술은 종양의 위치 등에 따라 신장의 일부를 제거하는 부분절제술이나 신장 하나를 모두 떼어내는 전절제술을 하는데, 치료원칙은 '가급적 부분 절제를 하라'는 것이다.
좋지 않은 위치의 혈관에 닿아있는 신장암을 부분절제술로 떼어내면 재발률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신장암의 위치에 따라 수술법을 결정한다. 현재 부분절제술은 전절제술을 했을 때와 재발률 등 치료성적이 똑같다는 전제 하에서 이뤄진다. 치료성적이 같다는 전제가 없으면 부분절제술을 적용할 수 없다. 현재 1기 신장암의 5년 생존율은 98% 정도로 높은 편이다.
- 신장암 2기는 신장 내에만 있지만 7cm를 넘어선 악성종양을 말한다. 이처럼 큰 신장암은 어떻게 치료하고 있으며, 치료 성적은 어떤가?
2기 신장암도 가능한 부분절제술을 하는 것이 원칙인데, 부분절제술이 가능한 환자가 사실 많지 않다. 신장암이 신장의 한쪽 끝에 위치해 있으면 부분절제술이 가능한데, 7cm를 넘어설 만큼 종양 크기가 커 전절제술이 주로 이뤄진다. 이때의 5년 생존율도 98% 정도이다.
- 신장암 3기는 신장 주변 조직이나 림프절로 암세포가 확산된 상태를 말하는데, 이때는 어떤 치료가 이뤄지나? 이때의 치료 성적도 궁금하다.
신장암 크기가 7cm 이하로 작아도 신장 주변의 지방, 혈관 등을 침범하면 신장암 3기다. 혈관을 침범한 경우가 아니면 신장암 3기에서 수술 후 재발률은 그렇게 높지 않다. 그런데 혈관을 침범할 때는 아주 나쁘다. 이때는 수술로 전절제술을 하고, '키트루다' 항암치료가 권고된다.
또 크기가 크거나 악성도가 높은 신장암 3기에서 키트루다를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권한다. 키트루다는 모든 신장암 3기에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투명세포암(전체 신장암의 85~90%)일 때만 쓴다. 신장암 중 비투명세포암의 경우에는 수술 후 보조요법 약제가 아직 없다.
사실 신장암에서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한 '수술 후 보조요법 약제'로 효과를 입증한 약은 키트루다 단 하나뿐이고, 1년만 쓰면 되는데 아직 보험 급여가 안 된다. 자비를 들여서 키트루다 치료를 하기도 하지만, 못하는 환자도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지금 5년 생존율은 81% 정도다.
- 신장암 4기는 폐, 뼈, 간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이고, 일반적으로 이때 수술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신장암에는 4기일 때 수술을 하기도 하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 때인가? 또 4기 신장암은 어떻게 치료가 이뤄지고 있고, 치료 성적이 어떤지도 궁금하다.
4기 신장암은 암이 신장을 벗어나 다른 장기에 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치료가 약물치료다. 그런데 신장암이 희귀한 게 신장에 있는 종양이 1개인데 작고, 전이된 곳의 종양도 1개이고 작을 때 몇 년 동안 다른 곳에서 종양이 안 자라는 경우가 있어서 이때는 수술을 먼저 한다.
신장에 종양이 작게 하나 있고 폐 양쪽에 작은 종양이 1개씩 있을 때도 수술을 시도해볼 수 있는데, 막상 수술로 열었을 때 영상검사로 확인되지 않았던 자잘한 종양이 존재하는 경우가 있는 데다 방사선치료가 최근 많이 발전해 이때는 고강도 방사선치료가 크게 도움되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태일 때는 수술로 약물치료 시작 시기를 늦춰서 치료기간을 줄일 수 있다. 지금까지 나온 항암제는 평균 반응기간이 11개월이어서 약을 바꿔가면서 1차 치료, 2차 치료, 3차 치료 등을 해나가고 있는데, 수술·고강도 방사선치료 등으로 약물치료를 늦춰줄 수 있는 것이다.
또 신장에 암덩어리가 있으면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통증 조절 측면에서 수술이 도움되는 때도 있다. 또 큰 암덩어리를 제거해 세포독성항암제·표적항암제가 암세포를 죽이는데 드는 부담을 줄여 주면 효과적으로 약제가 작동할 수 있다는 측면도 있어 수술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요즘 이런 환자들에게 수술하지 않아도 될 가능성도 보인다. 면역항암제의 경우에는 오히려 세포독성항암제·표적항암제와 달리 큰 암덩어리가 있는 게 도움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고, 실제 면역항암제를 쓴 환자의 신장 부위를 뗐을 때 암이 하나도 안 남아있는 경우도 봤다.
또 모든 4기 신장암 환자에게 수술하는 게 아니다. 환자의 전신건강 상태가 괜찮고, 약물 반응, 암의 상태 등 신장암 진료가이드라인에서 4기일 때 수술이 가능한 상황을 제시해놓은 게 있는데, 이를 만족하는 환자에 한해 수술한다. 4기 신장암일 때 5년 생존율은 20% 정도로 낮다.
- 가족성 다낭종신, 결절성경화증, 폰히펠린다우증후군(Von Hippel-Lindau syndrome, VHL) 등과 같은 유전성희귀질환으로도 신장에 종양이 생기는 것으로 안다. 이같은 유전성희귀질환에 대한 치료는 어떻게 하고 있나?
가족성 다낭종신은 신장의 기능이 없어져 투석을 하기 전까지 암은 잘 안 생긴다. 때문에 모니터링이 아주 중요하다. 결절성경화증은 신장에 암이 생길 수도 있지만 잘 안 생기고, 지방종이 엄청나게 많이 생긴다. 이것이 생명의 위협이 될 수 있지만 현재 보험 급여가 되는 약이 있다.
문제는 VHL다. VHL 환자는 암이 신장에 주로 많이 생기는데, 지금까지의 치료는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제시한 '3cm 룰'에 기반한 치료다. 3cm 룰은 3cm가 되기 전에는 다른 곳으로 신장암이 전이를 잘 안 한다고 해 가급적 지켜보다가 3cm가 되면 수술로 일망타진하는 전략이다.
VHL로 인한 신장암은 수술로 제거해도 다시 암이 생긴다. 때문에 3cm 룰을 적용해 반복해 수술해왔고, 수술이 반복되면 결국 신장 기능이 없어지고 투석으로 가게 된다. 이제까지의 VHL에서 신장암 치료 목표는 가급적 환자가 신장을 가지고 살 수 있는 기간을 늘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VHL에 최근 신약이 나왔다. 웰리렉(성분명 벨주티판)이 그것인데, 암을 억제하는 효과를 내는 약으로 국내 허가됐지만 고가인데 아직 보험 급여가 안 돼 쓸 수 있는 환자가 거의 없다. VHL 환자는 국내 200명 미만이고, 종양이 아주 작아 이 약이 필요 없는 VHL 환자도 있다.
그런데 신장에 너무 종양이 많이 생겨 부분절제술은 불가능하고 무조건 신장을 다 떼야 하는 VHL 환자도 있다. 젊고 건강한 환자인데, 유전자 변이로 인해 양쪽 신장에 종양이 우르르 있는 환자는 웰리렉를 빨리 쓰는 것이 절실하다. 웰리렉 급여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 웰리렉 이외에 현재 신장암 치료에서 또 다른 미충족 의료수요는 무엇인가?
처음 신장암 진단 시 약 20% 환자가 전이암이고, 수술하고 재발하는 신장암 환자까지 포함하면 약 40%의 신장암 환자에게 전이가 생긴다. 사실 1기 신장암 중에서도 좋지 않은 위치의 혈관에 거의 닿은 듯 있으면 재발 위험이 높고, 혈관을 침범한 경우라면 확실히 재발 위험이 올라간다.
때문에 수술 뒤 이같은 신장암 환자에게 재발 억제를 위한 항암치료가 필요한데, 이제까지 신장암 수술 뒤 재발 방지에 효과를 입증한 항암제가 없어 못했다. 최근 키트루다가 그 효과를 입증해 치료법으로 들어왔는데, 현재 키트루다는 신장암 수술 뒤 보조요법으로 비급여 상태다.
이런 까닭에 신장암 수술 뒤 재발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현재 키트루다 치료를 권유하지만, 경제적 상황 등으로 쓰지 못하는 환자가 있다. 키트루다는 신장암 중 투명세포암(전체 신장암의 85~90%) 환자에게만 효과가 입증된 약제이고, 아직 비투명세포암 환자는 쓸 약조차 없다.
수술치료 뒤 신장암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유일하게 효과를 입증한 키트루다를 투명세포암 환자들이 쓸 수 있게 보험 급여가 돼야 신장암 환자에서 전이암 환자 비율을 지금 보다 줄일 수 있다. 신장암 수술 환자에게 쓸 수 있는 유일한 보조요법 약제에 급여가 시급하다.
- 신장암은 10년 이후에도 재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같은 암의 특성이 있나? 또 신장암은 어떻게 추적 관찰해야 하나?
10년 이후 발병한 신장암이 원래 암이 재발한 것인지, 새로운 신장암이 생긴 것인지 이제까지 잘 몰랐다. 최근 진보된 분자기술이 나오면서 요즘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데, 10년 뒤에 생기는 신장암은 독립적으로 생기는 암으로 현재 추정하고 있다.
신장암은 초음파·CT로 계속해 추적관찰해도 5년까지 재발이 없으면 다시 생길 가능성이 10분의 1 정도로 떨어진다고 본다. 시간이 흐르면 신장암 발생 위험은 낮은데, 변수는 수명이 연장됐다는 것이다. 때문에 5년 뒤에도 1년에 한 번씩 꼭 복부초음파를 할 것을 추천한다.
- 신장암 수술 합병증으로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나?
신장은 작은 혈관이 아주 풍부한 조직이어서 전절제술로 신장 하나를 떼내는 것보다 신장 일부를 잘라내고 남은 조직을 이어붙이는 부분절제술이 훨씬 어렵고, 합병증 위험도 더 크다. 전제술 보다 부분절제술을 했을 때 혈관을 이어붙인 곳에서 피가 새는 등의 출혈 위험도 더 높다.
또 이어붙인 혈관에서 동맥류(혈관벽이 약해져 늘어나 주머니를 형성하는 질환)가 생길 수도 있다. 신장암이 안쪽 깊이까지 있어서 그쪽까지 제거하면 소변이 내려가는 길이 노출돼 소변이 밖으로 샐 수 있다. 이런 합병증은 주로 부분절제술에서 많이 생긴다.
- 신장암 수술 뒤 대부분의 환자는 투석이 필요 없지만, 투석이 필요한 환자도 일부 있을 수 있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에서 투석이 필요하고, 또 이땐 어떤 경우인가?
신장암이 생겼다고 신장 기능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신장암과 신장 기능은 완전히 별개이다. 신장암 환자의 약 20%는 진단 당시 신장 기능이 저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는 한데 신장암 환자 모두가 신장 기능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당뇨병, 고혈압, 통풍 같은 내과적 질환이 있고 이 때문에 약을 먹는 신장암 환자들은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기 쉽고, 부분절제술을 하든, 전절제술을 하든 신장암 수술 뒤 신장 기능이 나빠지는 경과를 보인다. 이같은 환자 중 일부가 투석하는 것으로 전체 수술 환자의 2~3% 정도다.
- 앞으로 신장암 치료는 어떤 식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보나?
신장암을 국소 제거하는 측면에서 치료법은 최소침습에서 비침습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본다. 지금은 로봇수술 같은 최소침습 치료가 대세인데, 고주파·방사선 등 비침습적 치료의 경험이 쌓이고 수술을 대체할만큼의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면 수술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지금은 '수술을 안 하고도 완전히 암을 제거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단계이지만, 비침습적 치료 기술은 지금 진화되고 있다. 실제 최근 미국에서 초음파와 비슷한 방식으로 암을 없앨 수 있는 히스토트립시도 승인되는 등 비침습적 치료법이 진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 집에서 신장암 수술 환자들이 겪을 수 있는 문제가 있다면 무엇이고, 이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수술하고 2주째 소변에서 피가 콸콸 나오는 환자가 있을 수 있는데, 이것은 부분절제술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신장의 '동맥류'가 터진 것이다. 이때는 바로 수술받은 병원의 응급실로 가면 된다. 지방일 때는 가까운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혈관촬영을 해 시술하면 바로 해결할 수 있다.
또 수술 후 고열이 나고 탈수가 날 때 지방에서 구급차를 타고 서울까지 오는 환자가 있는데, 대부분 아무 문제가 없는 상태로 되돌아간다. 이같은 수고를 회복기 신장암 환자들이 하지 않기 위해 집 인근 병원에 먼저 가서 검사하고 수액을 맞는 등의 처치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 신장암 수술 뒤 특히, 신장 하나를 모두 떼낸 뒤에는 남은 신장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장기적으로 신기능 저하 위험이 있는데, 어떻게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좋은가?
건강을 도모하는 일을 꾸준히 해내는 게 중요하다. 금연하고, 비만하면 살을 빼고, 당뇨병 같은 대사이상질환 예방을 위해 적색육, 인스턴트음식, 튀김류 등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대신 채소류와 식물성 단백질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고혈압도 관련 있어 저염식도 추천한다.
사실 고기를 많이 먹고 음식을 짜게 먹는 데다 물까지 잘 안 마시면 요산 조절 기능이 떨어져 요산 수치가 올라가는데, 요즘 이런 사람들이 꽤 있다. 요산 수치가 올라가면 신장 기능이 나빠진다. 요산을 떨어뜨리는 약도 신장에는 좋지 않아서 평소 생활습관을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흡연자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금연이다. 흡연을 하는 사람은 신장암 재발 위험이 다시 크게 올리가기 때문에 신장암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또 재발 위험 때문에 너무 불안해할 필요도 없다. 정기 검진을 잘 받고, 평소에는 즐겁게 생활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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