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에게 듣는 '신경내분비종양'
다른 암과 달리 느리게 자라…다양성 존재해 정확한 치료접근必
수술 5년 뒤에도 국가검진 더해 2년에 한 번 꼴 복부 CT 권고돼
신경내분비종양은 위암·폐암 같은 다른 고형암과 여러 차원에서 다른 특성을 보이는 희귀암이다. 암세포는 보통 빠르게 자라는 특성을 보이지만 신경내분비종양은 보통 느리게 자란다. 빠르게 자라는 신경내분비종양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다른 암과 비교해 느리게 자란다는 의미다. 신경내분비종양에는 다양성마저 존재한다. 위, 소장, 대장, 췌장, 폐 등 신경내분비세포가 위치한 곳 모두에 생길 수 있는 '신경내분비종양'은 암 중 유일하게 암 발생 부위의 장기 특성에 따른 호르몬·신경물질을 내뿜는데, 모든 신경내분비종양이 그런 것도 아니다.
과거에는 인슐린, 가스트린 같은 호르몬이나 세로토닌, 혈관활성장펩타이드(Vasoactive Intestinal Peptide, VIP) 같은 신경물질을 내뿜는 '기능성 신경내분비종양'만 신경내분비종양이라고 생각했지만, 진단 기술의 발전과 의료진의 경험이 쌓이면서 호르몬·신경물질을 내뿜지 않는 '비기능성 신경내분비종양'이 기능성 신경내분비종양보다 더 많다는 것도 알려진 상황이다. 신경내분비종양의 다양성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 같은 병기의 신경내분비종양이어도 암세포 조직의 특성에 빨리 자라는 암과 느리게 자라는 암이 구분되기도 한다.
또 똑같이 가장 빠르게 자라는 3등급 신경내분비종양으로 분류돼도 암 모양이 어느 정도 형성된 '분화도 좋은 암'이냐, 암 모양이 형성되지 않아 제멋대로 자라는 '분화도 나쁜 암'이냐에 따라 치료 접근이 다르고, 예후도 다르다. 과거 암이 아니고 암과 비슷하다고 해서 유암종(類癌種 carcinoid tumors)이라 불리며 느리게 자라 치료조차 하지 않던 때도 있었던 신경내분비종양의 치료 접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치료가 아닌 '정확한 치료'라고 조언하는 신경내분비종양 명의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를 만나 이 병에 대해 들어봤다.
- 신경내분비종양은 폐암, 췌장암 같은 다른 고형암과 성격이 다른 것으로 알려진다. 어떤 특성을 보이는 암인가?
신경내분비종양은 호르몬 같은 물질이 과다 발현되고, 그것으로 인해 설사, 홍조 같은 증상이 발생하면서 오래 전부터 의학계에서 알려진 질환이지만 잘못 알려진 게 좀 있었다. 대표적으로 처음 증상 때문에 이 병이 확인돼 '기능성 신경내분비종양'만 신경내분비종양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젠 기능성 신경내분비종양은 일부이고 비기능성 신경내분비종양이 더 많다는 게 잘 알려져 있다. 또 예전에는 신경내분비종양을 치료하지 않고 뒀을 때 암처럼 빠르게 자라지 않아 암과 비슷한 유암종이라고 부르기도 했었지만, 더는 유암종이라고 하지 않는다.
신경내분비종양은 치료하지 않고 그냥 뒀을 때 다른 암과 달리 상대적으로 천천히 자라는 암이지만, 엄청나게 빨리 자라고 처음부터 전이도 아주 심한 경우도 있다. 다만 똑같은 4기 암이라고 해도 폐암 4기 환자와 달리 신경내분비종양 4기 환자는 3~4년 사는 경우가 많다. 또 신경내분비종양 환자 중에는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아도 5~6년 사는 환자도 있지만 이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는 데다 신경내분비종양도 자라면 다른 암과 비슷하게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병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 치료 접근을 하는 게 중요하다.
또 신경내분비종양은 병 자체가 길게 간다. 폐암 같은 고형암은 보통 수술 뒤 3~4년쯤 재발 위험이 높고 5년 지나면 완치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신경내분비종양은 비교적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15~20년만에 재발하기도 한다. 사실 다른 암도 5년 뒤 완치 판정을 받았어도 재발할 수 있기는 한데, 신경내분비종양은 5년이 지났어도 국가건강검진에 더해 2년에 한 번 정도의 빈도로 복부 초음파나 CT 같은 검사를 해볼 것을 권한다. 10년 정도 지나면 어느 정도 재발 위험이 줄지만,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병은 아니다.
물론 1기에 신경내분비종양이 진단돼 수술한 환자 중에는 CT 검사도 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2~3기에 진단돼 수술한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는 10~20년이 가도 계속 복부초음파나 CT 같은 검사를 하라고 한다. 이처럼 신경내분비종양은 환자마다 다양성이 많기 때문에 맞춤으로 치료가 들어가야 되고, 이에 대한 의료진의 경험과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분야라고 볼 수 있다. 신경내분비종양은 보통 빠르게 자라는 암이 아니기 때문에 빠른 치료 보다 정확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본다.
- 신경내분비종양 국내 환자 발생이 2011년 약 250명에서 2020년 약 2,500명으로 크게 는 것으로 안다. 최근의 신경내분비종양 국내 발생 규모는 어느 정도이고, 이처럼 신경내분비종양 환자가 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또 앞으로 국내 신경내분비종양 추이는 어떻게 될 것으로 생각하나?
신경내분비종양 데이터는 대한병리학회에서 '병리코드'를 기반으로 한 번 조사한 적이 있는데, 10년 동안 쭉 올라간 것으로 나왔다. 그런데 신경내분비종양은 식생활 변화로 인한 대장암이나 흡연으로 인한 폐암 같이 환경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암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신경내분비종양 환자 발생이 국내 는 것은 실제 환자가 늘었기 보다 의사들이 이 병을 치료해야 할 질환으로 인지한 게 8할은 된다고 본다. 또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건강검진이 활성화돼 있어서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를 일찍 찾게 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본다.
실제 대부분의 국내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이 건강검진 등을 통해 초기에 진단된다. 초기는 내시경적 절제를 하는 수준으로 치료가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만 3~4기에서 발견돼 수술이나 항암치료가 필요한 상황으로, 실질적으로 신경내분비종양 때문에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거나 큰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많지 않다. 최근에도 국내 연간 2,000~2,500명 정도의 신규 신경내분비종양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는데,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열심히 받아야 하는 환자는 이 중 100명 미만으로 본다.
또 국내 신경내분비종양 환자 발생률(전체 인구 중 질병의 실제 발생 비율)이 지금보다 더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은 비교적 오래 살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 신경내분비종양 환자 유병률(전체 인구 중 질병 유병 비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신경내분비종양은 4기 환자라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5~6년은 계속 치료한다. 이런 특성의 암인 까닭에 미국에서는 신경내분비종양이 제일 흔한 암은 아니지만 대장암보다 더 흔한 암으로 돼 있다.
- 보통 다른 암에서는 30~40대에 암 환자가 많지 않지만, 신경내분비종양은 다른 암들과 달리 30~40대 환자도 꽤 많다고 들었다.
신경내분비종양 환자의 인구학적 데이터가 완전하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암에 비해 30~40대 환자들이 좀 있는 것은 맞다.
- 전체 신경내분비종양 중 '기능성 신경내분비종양'은 어느 정도 비율이고, 이로 인해 어떤 문제가 추가되나?
전체 신경내분비종양 중 '기능성 신경내분비종양'은 10~20% 정도로 생각된다. 서양보다 우리나라는 기능성 신경내분비종양 환자 비율이 처음 진단됐을 때는 좀 적은 편이고, 증상도 서양보다 약한 편이다. 가장 심한 문제는 신경내분비종양에서 인슐린이 나와 저혈당이 초래되는 것이다. 또 가스트린이 계속 나와 위궤양이 오고 이로 인해 위출혈이 생기기도 한다. VIP로 인해 장의 연동운동이 활성화돼 설사를 심하게 할 수도 있다. 또 세로토닌이 많이 나와 홍조, 피부 발진이 생기는 등 기능성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는 비기능성 환자보다 힘든 경우가 많다.
- 신경내분비종양은 대부분 비기능성이기 때문에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이 쉽지 않은 암으로 안다. 비기능성일 때는 보통 어떤 과정을 거쳐 진단되나? 기능성일 때도 바로 암을 의심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비기능성 신경내분비종양은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그렇지 않으면 간 전이로 복부 불편감이 생겨 CT나 초음파검사로 종양이 발견돼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능성 신경내분비종양도 저혈당 같은 문제가 암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조금 시간이 걸리기는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의료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빨리 진단되는 편이다. 이 병은 CT를 찍으면 보인다. 미국 같은 경우는 검사 자체를 병원에서 잘 안 해주기 때문에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리지만 우리나라는 그렇게까지 진단이 미뤄지지 않는다.
기능성 신경내분비종양 증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게 설사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없는데 하루에 5~10번 정도 설사가 지속되거나, 피부에 발진이 돌아다니면서 생겨서 피부과에서 계속 치료하는데 이런 치료와 상관 없이 피부병이 저절로 좋아졌다가 나빠졌다가 하는 양상을 보일 때 류마티스질환이 아니라는 것까지 확인된 상황이면 암과 관련된 검사인 복부 CT나 초음파검사를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 신경내분비종양 진단은 어떻게 하니? 또 치료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어떤 검사들이 추가되나?
먼저 CT 같은 영상검사로 신경내분비종양을 확인하고, 또 기능성 신경내분비종양이면 호르몬검사도 한다. 또 처음에는 기능성이 아니지만, 암이 자라면서 비기능성 신경내분비종양이 기능성 신경내분비종양으로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환자에게 증상이 있으면 호르몬검사를 추가한다. 호르몬검사로 호르몬의 존재가 확인되면 호르몬억제제를 쓰는 치료를 시작한다. 무엇보다 신경내분비종양은 원발 부위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원발 부위에 따라 치료 반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신경내분비종양 원발 부위를 찾기 위해 신경내분비종양이 발현하는 호르몬 수용체를 타깃한 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인 갈륨스캔을 한다. 갈륨스캔은 신경내분비종양 원발 부위를 찾을 수 있는 것에 더해 수술 부위를 명확히 하는데도 도움이 되고, 수술을 하면 안 되는 상태인 것도 확인할 수 있는 검사로,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를 얼마나 세부적으로 잘 볼 수 있느냐를 결정한다. CT, MRI, 갈륨스캔 같은 영상검사로 신경내분비종양 병기를 1~4기로 정하고, 여기에 더해 추가적으로 병리학적 분류를 확인하기 위한 조직검사를 한다.
병리학적 분류는 암세포의 분화도와 Ki-67 지수(100개의 세포 중 증식하는 세포가 1개일 때가 1%로, 3% 이하일 때 1등급·3~20%일 때 2등급·20% 이상일 때 3등급)를 본다. Ki-67 지수 '3등급'은 빨리는 자라는 것이고, '1등급'은 천천히 자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신경내분비종양은 분화도도 따지는데, 세포들이 얼마나 분열을 빨리 하느냐를 보는 것이다. 빨리 분열하면 분화도가 나쁜 암으로, 빨리 자랄 수 있어 예후가 좋지 않다. 최근에는 분화도가 나쁜 암이면서 Ki-67 지수 3등급이면 신경내분비암으로 분류해 치료한다.
- 신경내분비종양 치료는 어떻게 하고,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의 특징도 궁금하다. 또 현재 신경내분비종양 치료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미충족 의료수요는 무엇인가?
1기 신경내분비종양은 내시경적 절제 후 CT도 찍을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 같은 1기인데도 2~4기에 해당하는 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다. 또 4기인데도 '수술로 다 절제가 가능할 때'는 수술하고, 그냥 경과를 지켜보기도 한다. 사실 신경내분비종양은 다양성이 많아서 환자 맞춤으로 치료가 들어 가야 하는 암이다. 또 신경내분비종양은 암 중 유일하게 종양 표면에 소마토스타틴 호르몬이 결합할 수 있는 수용체가 존재해 원래는 항암제는 아닌 소마토스타틴 유도체인 옥트레오타이드, 랜리오타이드를 써서 항암치료를 한다.
소마토스타틴유도체는 처음부터 신경내분비종양에서 항암치료 목적으로 썼던 것은 아니고, 기능성 신경내분비종양 증상들을 말하는 '칼시노이드증후군(Carcinoid syndrome)'을 억제할 목적으로 썼는데 항암 효과가 확인되고, 부검연구로 비기능성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도 소마토스타틴 호르몬 수용체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면서 신경내분비종양에서 항암제로 쓰고 있다. 세포독성항암제는 신경내분비종양에서 주요 치료제는 아니지만, 분화도가 좋은 췌장 신경내분비종양에서 캡시타빈과 테모졸로마이드 병용치료가 허가 초가요법으로 쓰인다.
신경내분비종양은 표적치료제인 수티니팁, 에버롤리무스 등도 허가 범위 안에서 급여로 쓸 수 있어서 다른 암에 비해 치료환경이 꽤 좋은 편에 속한다. 다만 PRRT(Peptide Receptor Radionuclide Therapy)라는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는 현재 신경내분비종야에서 급여 치료가 너무 뒷단에 있다. 루테슘이라는 방사성 동위원소에 소마토스타틴 호르몬을 붙여준 루타테라는 간의 절반 이상을 종양이 차지하는 신경내분비종양 '간 전이' 환자 같은 일부 환자들에게 1~2차 치료 단계에서 쓰면 좋은데, 지금은 3~4차 치료 단계에서 쓸 수 있게 돼 있다.
루타테라는 1회 맞는데 약 3,000만원이 들어가는 치료여서 현재 거의 모든 약제를 다 쓰고 나빠지는 대부분 마지막 단계에서만 급여 치료가 가능하다. 사실 루타테라는 다른 암종에서 쓰는 면역항암제처럼 2~3년을 쓰는 게 아니라 표준치료로 4회를 맞는다. 또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는 다른 암 환자 보다 오래 살기 때문에 신경내분비종양이 악화됐을 때 치러야 하는 사회적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 때문에 효과가 좋은 약을 앞단에 배치해서 환자가 빠르게 사회복귀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금처럼 루타테라를 3~4차 치료 때 급여로 쓰면 신경내분비종양 환자의 상태가 매우 안 좋아졌을 때 루타테라가 들어갈 수 있다. 그러면 치료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현재 루타테라를 미국, 유럽 등에서는 적어도 2차 치료에서 쓰고 있고, 간의 절반 이상을 종양이 차지하는 신경내분비종양 간 전이 환자처럼 아주 심한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는 1차 치료에서도 쓸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적어도 2차 요법으로 루타테라를 급여권에서 쓸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다.
또 병리학적인 분류로 신경내분비종양에서 분화도가 나쁘고 Ki-67 지수 3등급의 신경내분비종양을 신경내분비암이라고 한 것도 최근이라고 할만큼 신경내분비종양에 변화가 있고, 실제 아직 치료법도 정립돼 있지 않다. 사실 3등급 신경내분비종양은 분화도와 상관없이 아주 센 치료를 했는데, 최근에는 분화도가 좋은 3등급 신경내분비종양은 2등급 신경내분비종양에서 쓰는 표적항암제가 효과가 좋지 않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 이같은 환자에게 표적항암제를 쓰는데, 이때는 환자가 치료비를 모두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 3등급 신경내분비종양 환자 중 분화도가 좋은 환자는 많지 않다. 미국에서 신경내분비종양 연수를 하고 돌아서 서울아산병원에 이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진단·치료 세팅을 해놓아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을 많이 보는 편에 속하지만, 이런 환자는 1년에 한 명 정도 볼 만큼 아주 소수여서 연구가 이뤄지기도 좀 어렵다. 앞으로 이런 신경내분비종양 환자에 대한 데이터가 좀 쌓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이 부분을 어떻게 메워줄 지 한 번 이야기를 해봐야 될 것 같기는 하다.
- 국내 신경내분비종양의 치료 성적은 어떤가?
사실 신경내분비종양은 90% 이상은 간단한데, 10% 정도는 상당히 복잡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신경내분비종양의 국내 치료 성적에 대한 명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1기로 진단했을 때, 5년 생존율은 100%라고 보면 될 것 같다. 2~4기의 Ki-67 지수 1~2등급의 신경내분비종양도 적절한 치료를 잘 받으면 5년 생존율이 70~90%은 된다고 본다. Ki-67 지수 3등급이고 분화도가 좋은 신경내분비종양은 5년 생존율이 20~30% 정도 되는 것 같고, 분화도가 나쁜 3등급의 신경내분비종양은 5년 생존율이 10% 미만인 것 같다.
-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는 치료가 끝난 뒤 어떻게 건강관리를 해야 하나?
신경내분비종양은 다양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일단 치료가 끝났다고 해도 의료진의 권유에 맞춰 정기검진을 무엇보다 잘 받아야 한다. 이 암은 특징적으로 간 전이가 잘 되기 때문에, 우리 병원에서는 간암 진단용으로 쓰는 CT인 'Triphasic CT'를 2기 이상의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에게 정기적으로 찍는다. 신경내분비종양은 느리게 자라는 암인 까닭에 수술 후 5년이 지났어도 국가건강검진과 함께 2년에 한 번 정도의 빈도로 간 전이 여부를 확인해볼 수 있는 이같은 검사를 해볼 것을 권한다.
또 처음에는 비기능성 신경내분비종양으로 알았는데, 암이 자라면서 기능성 신경내분비종양으로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몸의 변화'를 잘 관찰하는 게 필요하다. 설사 같은 칼시노이드증후군이 의심되는 증상이 생겼다면 기록하면서 잘 체크하고, 이에 대해 의료진과 상담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또 소마토스타틴 호르몬이 스트레스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잘 관리할 것을 권한다. 술, 담배 같은 몸에 좋지 않은 것은 안 하는 게 좋다. 이 병에 특별히 좋은 음식 같은 것은 없고, 균형 잡힌 식생활을 유지하면 된다.
- 마지막으로 신경내분비종양 환자와 가족에게 평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면?
신경내분비종양은 만성질환에 가까운 암이기 때문에 장기전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또 이 병이 희귀암이다보니 과도한 치료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 신경내분비종양은 빨리 자라는 암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정확하게 자신의 신경내분비종양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경내분비종양으로 진단된 뒤 치료를 서두르기보다 2차 의견을 한 번 더 들어보고 치료를 시작할 것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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