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정병창 교수에게 듣는 '방광암'
2022년 국내 남성 다발암 10위 진입…상승세 지속 예고
미국·유럽 환자, 국내 환자보다 2~3년 신약 치료 더 빨라
방광암은 조용히 늘고 있는 '남성 다발암'이다. 방광암은 전체 성별로 봤을 때 국내 10대 다발암에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남성 4.197명이 방광암으로 신규 진단되면서 남성 다발암 10위로 올라섰다. 2022년 기준 신규 여성 방광암 환자는 1,064명으로 이 해 총 5,261명의 신규 방광암 환자가 나왔다. 2012년에는총 3,655명의 신규 방광암 환자가 있었고 이 중 남성 환자가 2,941명, 여성 환자가 714명이었는데, 10년 사이 국내 방광암 환자가 44% 늘어난 것이다.
소변의 저장과 배출에 관여하는 장기인 '방광'의 암은 다른 암과 조금 다른 치료 접근이 이뤄진다. 암으로 위·폐·대장·유방을 제거하는 것도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수술로 제거했을 때 방광은 '소변의 댐' 기능을 효과적으로 대체할 방법이 현재 없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95%가 요로상피세포암인 방광암은 약이 잘 듣고, 현재 요로상피세포암 신약 개발이 빠르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국내 조용히 늘고 있는 방광암의 모든 것을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정병창 교수(대한비뇨기종양학회장)를 만나 들어봤다.
- 국내 방광암 환자가 늘고 있다. 2022년 남성에서는 방광암이 10대 다발암이 됐는데, 인구고령화 이외에 국내 방광암이 계속 느는 요인이 있나? 또 앞으로 국내 방광암 발생 추이를 어떻게 예상하나?
우선 국내 방광암 환자가 많아진 것은 국민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건강검진이 늘어 방광암 진단이 많이 되는 측면을 생각해볼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소변검사에서 현미경적 혈뇨가 나오면 적극적으로 추가 검진을 받으면서 방광암 진단이 많이 된다. 방광암 발병률이 올라간다는 측면에서는 국내 산업화와 관련 있다. 방광암 원인 물질은 화학물질이 많은데, 국내 산업화가 계속 진행되면서 화학물질에 대한 환경적 노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의 산업화를 따라간다는 측면에서 보면 국내 방광암 발생은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방광암이 남성 다발암 5~6위 정도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에서 생활습관의 서구화로 대장암이나 전립선암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만큼은 아닐 것이라고 보지만, 미세먼지 같은 공기오염 등으로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이 늘면서 국내 방광암 발병률은 꾸준히 올라갈 것이라고 본다.
- 여성보다 남성에서 방광암 발병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은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남성과 여성의 가장 큰 차이는 호르몬인데, 여러 연구를 살펴보면 남성호르몬이나 여성호르몬이 방광암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온다. 현재는 남성과 여성의 유전적 요인이나 신체적 요인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방광암 발병 위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방광암의 대표적 위험요인인 '흡연' 비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높고, 여러 화학물질 노출도 여성보다 남성이 훨씬 많다. 이런 환경적 차이가 방광암의 남녀 발병 차이를 만들었을 것으로 본다.
- 방광암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나이와 흡연, 화학물질 노출이 주요한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감염, 방광염, 방광결석 등도 방광암 요인으로 지목되는데, 이들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가? 이외에 방광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이 있다면?
방광에 감염이 있으면 방광암 위험이 높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이집트 연안의 특수한 기생충 감염과 관련된 '특이한 경우'이다. 그 기생충에 감염되면 염증이 일어나고 거기서 암세포가 발생해 방광암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 종양학적 측면에서 보면 만성 염증을 통해 암이 되는 것이 있고 방광 결석 주변 조직에 돌연변이가 생기면서 암세포가 된다고 하는데, 방광염과 방광결석은 흡연이나 화학물질이 방광암에 미치는 영향에 비해서는 조금 밋밋하다.
방광결석이나 방광염은 방광암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흡연이나 화학물질만큼 큰 위험 요인은 아닌 것이다. 또 아이러니하게 암치료가 발달해 많은 암에서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이 활발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같은 항암제나 방사선치료 자체가 2차적으로 방광암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자궁경부암 등으로 골반에 방사선치료를 받은 사람 중 방광암이 발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1960년대부터 써왔던 아주 독한 세포독성항암제로 치료받은 환자에게 방광암 위험이 올라간다.
- 방광암의 95%를 차지하는 요로상피암의 증상인 혈뇨, 빈뇨, 통증 등을 경험하고도 환자 10명 중 8명은 정작 요로상피암을 의심하지 못해 진단 시기를 놓치고 있다는 신장암환우회의 설문조사 결과가 있었다. 실제로 방광암 환자들은 증상이 있는데도, 진단이 늦은 편인가?
방광은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으로 이뤄져있는데, 첫 진단 당시 점막층과 점막하층까지만 침범한 방광암은 전체의 약 75%이고, 근육층을 넘어서까지 퍼진 방광암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약 25%이다. 후자가 문제인데, 증상이 1~2년, 2~3년 됐는데, 그제야 병원에 왔다고 말하는 방광암 환자도 있다. 이런 환자들의 방광을 들여다보면 암이 방광에 1~2개가 아니라 방광이 암으로 뒤덮여있다.
- 방광암 조기 발견 차원에서 방광암에 대해 조금 더 신경써야 하는 사람들이 있나? 또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방광암을 조기 스크리닝해야 하나?
방광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가족력이 없는 사람에 비해 발병 위험도가 2배 정도로 올라가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방광암 발병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인지하고 당연히 신경 써서 방광암 스크리닝검사를 받아야 한다. 담배를 오랜기간 피웠던 사람이나 화학물질을 다루는 직업군에 속한 사람도 방광암 위험이 높기 때문에, 50대 이상부터는 정기적으로 1년에 한 번씩 소변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 방광암 위험이 높은 사람이 아니어도 소변검사에서 현미경으로 보이는 미세혈뇨, 즉 '현미경적 혈뇨'가 있다면 간과하지 말고 소변검사 재검을 꼭 받아볼 것을 권한다. 소변검사에서 반복적으로 미세혈뇨가 나오면 이때는 방광내시경검사 등 정밀검사도 필요하다. 또 미세혈뇨 외에 눈에 명확히 보이는 피오줌, 즉 '육안적 혈뇨'가 방광암의 대표 증상인데, 육안적 혈뇨가 있을 때는 방광내시경검사 이외에 CT 같은 영상검사도 꼭 해야 한다.
- 육안적 혈뇨가 있으면 방광암이 꽤 진행된 상태로 볼 수 있나?
그렇지 않다. 아주 초기인 경우에도 육안적 혈뇨가 나올 수 있다. 초기에는 육안적 혈뇨보다 미세혈뇨가 좀 더 나올 가능성이 크고, 육안적 혈뇨가 있으면 초기보다 좀 진행한 방광암일 확률은 높지만 단정적으로 육안적 혈뇨로 병기를 판단할 수는 없다.
- 혈뇨 이외에 방광암의 증상은 어떤 식으로 나타나나?
배뇨 시 통증, 빈뇨, 급박뇨 같은 방광 자극 증상이라고 흔히 말하는 증상들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증상은 방광염이나 과민성 방광에서 흔히 나타나는데, 이런 증상 때문에 검사를 받다가 방광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방광 자극 증상이 꼭 방광암은 아니지만, 방광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방광 자극 증상이 있으면 간단한 소변검사는 꼭 받아보길 권한다.
- 현재 방광암 진단은 어떻게 하나?
소변검사에서 반복적으로 혈뇨가 나오면 요세포검사를 한다. 방광에 암이 있으면 소변에서 암세포가 나오기도 해서 그것으로 진단이 가능하기도 하다. 또 거기에 특수면역염색을 해 방광암 세포인지 보기도 한다. 현재 가장 확실한 진단은 방광내시경검사다. 방광암은 요로상피세포에 생기는 암이 주를 이뤄서 내시경으로 방광을 들여다보면 바로 확인된다. 조직을 떼내 병리검사를 해 확진한다. 또 이 검사로 방광암은 대장내시경검사에서 용종을 떼내 제거하듯 진단과 함께 치료가 동시에 이뤄지기도 한다.
다만 방광내시경검사로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되는 방광암은 방광의 '점막'과 '점막하층'까지만 침범한 경우다. 보통 방광암의 3분의 2, 약 75%가 이같은 뿌리가 얕은 암인데, 이들을 다 긁어내면 진단 겸 치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근육층까지 암이 침범한 경우는 긁어냈어도 조직검사만 한 꼴이 된다. 방광내시경검사로 암을 확인한 뒤에는 복부 CT와, 방광 CT나 MRI를 찍어서 암이 방광 안쪽에만 있는지, 바깥쪽에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에도 퍼졌는지를 기본적으로 확인한다.
방광내시경검사가 힘들다보니 최근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 기법을 이용한 소변검사로 암 유무를 판단하는 검사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지금 의료현장에는 요세포검사, 요세포특수면역검사에 더해 방광암 항원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광암항원검사가 도입돼 있기는 한데, 방광암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고 방광암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없어서 방광내시경검사를 한다. 미래엔 힘든 방광내시경검사 없이 소변검사로만 방광암 유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방광암에서도 NGS 검사 같은 유전자검사를 통해 정밀의료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방광암과 관련된 FGFR3 유전자 돌연변이 등 몇 개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됐고, 그 유전자를 타깃한 약물치료도 개발된 게 있다. 이미 진료현장에 약제가 도입된 것도 있고, 지금 임상연구인 것도 있다. 또 혈액에서 유전자 변이가 검출되면 암세포가 돌아다닌다는 뜻인데, 수술치료, 항암치료를 한 뒤에 검출됐던 게 검출되지 않으면 치료가 잘 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 보는 검사가 순환종양 DNA(circulating tumor DNA, ctDNA) 검사인데, 이미 진료현장에 도입돼 있기도 하고, 이에 대한 연구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 점막층과 점막하층까지만 침범한 방광암 환자는 방광내시경검사로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이뤄진다고 했는데, 이후에 추가 치료가 필요한가?
방광내시경으로 방광암을 긁어낸 환자 중 재발 환자가 70%로 엄청나게 많다. 그렇기 때문에 방광에 BCG(약화된 결핵균인 '마이코박테리움 보비스'에서 유래한 생백신)를 넣어주는 치료를 수십 년 전부터 해왔고, 현재 이 치료는 표준치료다. BCG만이 아니라 항암제도 쓴다. BCG는 조직검사결과를 보고 위험도가 높은 방광암에 쓰고, 위험도가 낮은 순한 방광암일 때는 항암제를 방광에 넣기도 한다. 이 약물치료는 일주일에 한 번씩 보통 6회 정도를 하고, 필요하면 한 달에 한 번 꼴로 유지요법을 하기도 한다.
- 아주 조기에 발견된 방광암 환자도 BCG나 항암제를 방광에 넣는 치료를 해야 하나?
방광암이 아주 일찍 발견돼 크기가 아주 작고 조직검사결과에서 순한 암 즉, 저위험도 암이라는 것이 확인되면 약물치료를 안 해도 된다. 하지만 이외의 방광암 환자는 추가 약물치료를 꼭 해야 된다. 점막층이나 점막하층까지 긁어내는 치료를 하면 전이할 확률은 5% 이내로 낮아지지만 재발이 자꾸되기 때문에 재발을 억제할 추가 약물치료가 꼭 필요하다.
- 근육층까지 침범한 방광암일 때는 어떤 치료가 이뤄지나?
현재 방광 근육층까지 암이 침범한 경우의 표준치료는 방광을 제거하는 것이다. 근육층까지 침범한 경우에는 전신에 전이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방광을 떼야 한다. 그런데, 방광암은 죽느냐, 사느냐로 나뉘는 다른 암과 달리, 그 전에 한 단계가 더 있다. 간암이나 위암, 폐암 같은 암은 암이 침범한 장기를 떼내도 시간이 지난 뒤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데, 방광암은 방광을 떼냈을 때 소변을 저장했다가 내보내줄 곳이 사라져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
지금은 요루라고 해서 장 일부를 피부 바깥으로 빼내고 요관을 연결하는 '요루전환술'을 하는데, 그러면 오줌주머니를 24시간 평생 차야 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굉장히 괴로워 한다. 요루전환술 이외에 '인조방광'이라고 해서 장 일부를 떼내 공처럼 둥글게 만들어 방광 위치에 넣어주는 수술도 하지만, 우리 몸의 방광처럼 자율신경계에 의해 소변이 차면 뇌에 전달해 소변을 배출하고, 소변을 저장할 때는 방광과 요도의 사이의 근육을 꽉 닫히게 해서 요실금이 없게 하는 기능이 전혀 없는 주머니다.
결국 인조방광을 하더라도 힘을 주거나 소변줄을 넣어서 소변을 빼내야 한다. 또 패드도 차야 한다. 이런 까닭에 방광을 떼는 것 자체가 환자한테 엄청나게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그래서 방광암의 치료 포인트는 방광은 살리느냐, 마느냐이다. 생존을 위해 방광을 떼야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물론 있다. 근데 근육층까지만 침범했을 때, 모든 암은 장기를 떼내면 생존율이 올라가는데, 방광암은 그렇지 않다. 환자한테 방광을 뗀다고 하면 거의 죽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런 까닭에 지난 2017년부터 방광보존진료클리닉을 만들어 방광 근육층까지 암이 침범했더라도 방광을 살릴 수 있는 환자 '일부'에게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는 방광보존치료를 하고 있다. 방광이 모두 암으로 뒤덮여있는 근육층까지 침범한 방광암일 때는 방광을 살릴 수 없지만, 방광 일부에만 암이 있고 다른 곳은 깨끗한 상황이면 방광보존치료가 가능하다. 요로상피세포암인 방광암은 항암제가 아주 잘 듣는다. 항암제를 3개월 투여하면 암이 싹 사라지고 영상검사에서 흔적만 남아있곤 한다.
이때 방사선치료를 더해서 한 번 더 암세포를 죽이는 치료를 하는데, 그러면 방광을 뗀 것과 똑같이 완치도 가능하다. 또 방광암은 항암제가 잘 듣기 때문에 방광을 떼야 할 때도 선행항암치료를 대부분 권장한다. 의학교과서로 봤을 때도 방광 근육층까지 암이 침범했을 떼 방광을 바로 떼지 않고 항암치료를 한 뒤 뗐을 때 치료 성적이 5~10% 더 좋은 것으로 돼 있다. 현재는 세포독성항암제가 표준치료인데, 유전자 변이 같이 치료 타깃이 있는 환자는 이에 맞는 약제를 병합하는 치료가 막 나오고 있다.
벌써 5~6년 전부터 수십 개의 이같은 연구를 하고 있는데, 결과가 아주 좋다. 이같은 항암치료를 한 뒤 방사선치료 또는 면역치료제를 쓰는 것으로 미래엔 방광암 환자를 완치하는 게 가능해질 수도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면역치료제가 너무 비싸 2~4년 쓰는 것이 지금은 너무 부담된다. 약값이 떨어져서 이것이 표준치료로 갈 수 있다면 근육 침범 방광암 환자 중 살릴 수 있는 환자가 많아질 것이다. 그럼에도 방광을 절제하는 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 선행항암치료를 해서 굉장히 암이 많이 줄었을 때도 방광을 떼는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일부 구제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 선행항암치료를 한 뒤 암을 평가할 때 비뇨의학과 교수, 종양내과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병리과 교수, 영상의학과 교수 5명이 모여서 치료 결과를 평가하는데, 선행항암치료로 암이 상당히 많이 줄어든 경우에는 방광을 살려보려고 방사선치료와 추가 치료를 해서 방광을 살리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 방광암 치료 성적을 높이기 위해 현재 개선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선행항암치료 뒤 수술하고 평가했을 때 암이 여전히 남아있다면 재발 위험이 아주 높기 때문에 이미 면역치료제가 허가 나있다. 벌써 2~3년 됐는데, 아직 보험 급여가 안 된다. 또 말기 방광암인 전이성 방광암 환자는 전체 방광암 환자의 5~10%인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항체약물접합체(ADC) 파드셉(성분명 엔포투맙 베도틴)을 같이 쓰면 완치율이 무려 30%로 보고된다. 그런데 아직 급여가 안 된다.
사실 방광암은 약제가 잘 듣고 더 효과적인 신약들이 빨리 나오고 있는데, 급여는 계속 늦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방광암 환자는 우리나라 방광암 환자 보다 2~3년 더 앞선 신약 치료를 받고 있으니, 이런 점이 좀 안타깝다. 그러나 이들 약제들의 급여는 언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효과가 좋기 때문에 급여를 안 해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조금 더 빨리 급여가 이뤄질 수 있는 조치가 좀 있었으면 한다.
- 방광암 환자는 일상에서 어떻게 건강관리를 해야 하나?
방광암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이나 보조식품, 한약부터 의료기기 등이 많은데, 다 필요 없다. 또 면역력이 중요하다고 해서 100만원짜리부터 1억짜리의 면역주사제를 맞기도 하는데, 그것은 모두 사기다. 주사 한 대를 맞고 갑자기 면역력이 좋아지지 않는다. 맨날 듣는 말일 텐데, 꾸준히 '균형 잡힌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방광암 환자의 건강에 좋다. 낙관적인 사고도 중요하다. 주변에 현혹되지 말고 자기 주관대로 낙관적인 사고로 생활을 해나갔으면 좋겠다.
- 대한비뇨기종양학회는 '방광암' 5대 예방수칙을 내놨는데, 어떤 것들인가?
첫 번째는 흡연자는 반드시 금연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직업상 화학물질에 많이 노출되는 사람은 '작업장 안전 수칙'을 꼭 준수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과일과 채소가 많은 '균형 잡힌 식단'을 섭취하는 것, 네 번째는 하루 1.5~2리터 정도의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 발암물질이 소변과 함께 방광에 오래 머물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40대 이상 성인이라면 정기적인 소변검사를 통해 미세혈뇨 여부를 확인해 방광암을 스크니링하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방광암 환자나 가족에게 평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면?
방광암은 여러 가지 면에서 참 나쁜 암이다. 암 때문에 방광을 떼면 삶의 질이 떨어지고, 안 떼면 재발이 너무 많다. 또 치료 비용이 TOP3 안에 드는 암도 방광암이다. 초기엔 3개월마다 방광내시경검사를 해야 한다. 재발이 잦아서 긁어내는 시술도 수십 번 받아야 하기도 한다. 추가 약물치료도 필요한 경우도 많아서 잦게 병원을 와야 해 방광암 환자들이 많이 지쳐한다.
이런 까닭에 치료를 포기하고 병원에 안 오는 환자 비율도 높은데, 그래서는 안 된다. 의료진이 설명한 방광암 치료 프로토콜을 준수하는 것이 방광암 재발을 막는데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치료 스트레스로 환자가 굉장히 힘들어 하는 것을 흔히 본다. 짜증이 많아지면서 심지어 성격이 바뀌기도 하는데, 환자가 힘들어할 때 가족들이 옆에서 잘 독려해줬으면 하고, 환자도 낙관적 태도로 치료를 끝까지 잘 이어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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