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광남 교수에게 듣는 소아류마티스관절염
관절 통증·변형·구축 초래…성장기 발현해 팔·다리 길이 차이 나기도
1~3세에 호발…전신 발열 유형서 관절 염증 뒤늦게 나타날 때 있어
실명 초래할 수 있는 포도막염 위험 높아…안과 정기검진 꼭 받아야
루푸스·피부근염·경피증 동반 위험 UP…질환 겹치면 치료법 달라져
국내, 美서 이 병에 허가된 NSAID만 써야…美, 모든 NSAID 사용해
신약임상연구 배제된 소수형 환자, 생물학적제제 비급여로만 가능
성인 류마티스관절염처럼 소아류마티스관절염도 치료옵션 넓혀야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은 성인 여성에게 주로 발병하는 류마티스관절염과는 다른 특징을 보이는 희귀자가면역질환으로, 발병 원인을 모른다는 뜻의 '특발성'이라는 말이 들어간 소아특발성관절염으로도 불린다. 손가락, 손목을 비롯해 팔, 다리, 척추 등 전신 관절에 인체 면역계의 문제로 염증을 초래하는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의 진단과 치료 환경은 성인 때 발병하는 류마티스관절염과 비교해 열악하다.
아이에게 류마티스관절염이 생길리 없다는 오해로 일부 환아는 정형외과에서 화농성관절염으로 오인해 수술로 관절의 활막을 제거하는 치료를 하면서 시간을 소비하고 몸에 장애를 더한다. 더구나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을 진단할 수 있는 특별한 검사도 없어 환아의 증상 등을 고려해 전문 의료진이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단해야 하고,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의 아형 중 하나인 '전신형'은 패혈증처럼 나타나면서 관절 염증 증상은 전혀 없을 때도 있어 진단이 쉽지 않다.
이런 까닭에 국내 소아류마티스관절염 환아의 진단은 여타의 희귀질환처럼 늦다. 또 성인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염증을 억제하는 최신 약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져 국내 허가·급여된 약제들이 많지만, 소아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소수인 까닭에 연구마저 돼 있지 않아 치료에도 제한이 많다. 국내 열악한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의 진단과 치료 환경을 그간 많이 바꿔온 명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광남 교수를 만나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의 현주소를 들어봤다.
-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은 만 15세 이하에 발생하는 류마티스관절염으로, 관절 손상과 통증이 6주 이상될 때 진단하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 병인가?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은 자가면역질환으로 어릴 때부터 관절에 염증이 초래돼 붓고 아프고, 병이 진행되면 관절 변형이 오고, 더 진행되면 관절 움직임이 비정상적으로 제한되는 '구축'이 오는 만성질환이다. 과거에는 이 병으로 관절이 굳어 평생 불구로 살아야 했는데, 최근에는 치료법이 발전돼 조기 발견해 치료만 잘 하면 평생 염증을 조절하면서 아무 문제 없이 살아갈 수도 있다. 또 최근에는 구축이 온 곳도 인공관절을 넣어주는 수술로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의 중요한 점은 성장기에 온다는 것이다. 때문에 성인 류마티스관절염과 달리 팔이나 다리 길이 등이 차이 나는 것과 같은 성장 문제도 생길 수 있다. 또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은 '다수형', '소수형', '전신형'으로 나뉘는데, 전신형은 관절만이 아니라 내부 장기까지 침범하는 진짜 심각한 병이다. 관절 염증이 심하다고 해서 죽지는 않지만, 전신형은 면역세포인 대식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된 '대식세포활성화증후군'으로 빠지면 사망할 수도 있다.
-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 침범 부위가 5곳 이상이면 '다수형 소아류마티스관절염', 관절 침범 부위가 4곳 이하이면 '소수형 소아류마티스관절염', 전신 발열 형태로 나타나면 '전신형 소아류마티스관절염'으로 분류하는 것으로 아는데, 각 유형별로 어떤 특성이 있나?
관절 침범 부위는 예전에는 전문 의료진이 환자의 관절을 하나하나 만져가며 찾아 분류했는데, 소수형은 침범 관절이 4곳 이하, 다수형은 5곳 이상, 전신형은 관절은 물론 장기까지 침범하는 것이다. 또 소수형은 대관절(어깨관절, 무릎관절, 고관절 같은 큰 관절)을 침범하고, 다수형과 전신형은 크고 작은 모든 관절에 침범하는 특징을 보인다. 또 이 병을 앓으면 포도막염 발생 위험이 14% 정도 올라가는데, 소수형은 포도막염 발생 위험이 24%로 더 높다.
전신형은 발진, 고열과 함께 간, 비장이 커지고, 늑막염도 초래되고 심장에 물도 차 꼭 패혈증(전신 염증 반응으로 장기손상까지 진행되는 병) 같이 보이기도 한다. 실제 전신형 환아는 대학병원에 입원해 한 달간 항생제를 써도 좋아지지 않고, 균배양검사를 해도 균이 나오지 않아 뇌척수액검사, PET-CT 등 다양한 검사를 한다. 이런 검사에서 아무 이상이 나오지 않고 혈액검사에서 감기일 때도 올라가는 ESR, CRP 염증 수치만 올라가 있을 때 이 병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수많은 검사를 통해 별도의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전신 염증 반응'의 환아는 종점으로 소아류마티스 진료과로 보내진다. 흔히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이니 전신 염증 반응과 함께 관절에도 염증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관절 염증이 동시에 있는 경우도 있지만 얼마 지난 뒤 생기는 경우도 있고, 한참 있다가 관절 염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또 전신형은 약을 쓰든, 쓰지 않든 하루 2번 열이 났다가 떨어지는 패턴을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에는 침범 관절을 찾는데 초음파검사가 도입되고, 이 병의 새로운 특성이 확인되면서 이 분류 기준을 바꿔야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초음파검사를 통해 침범 관절을 더 잘 찾아내면서 소수형이 아닌 다수형 환자가 많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류마티스 인자 양성형인지 음성형인지에 따라 병의 경과가 다른 것이 확인된 까닭이다. 실제 류마티스 인자가 있는 환아는 관절 파괴가 빠르지만, 류마티스 인자 음성 환아는 관절 파괴가 덜 되는 경과를 보인다.
- 병명에 류마티스관절염이 붙었는데,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을 앓는 환아 모두에게 류마티스 인자가 나오는 게 아닌가?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성인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중에서도 류마티스 인자가 안 나오는 환자도 있는데, 특히 소아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경우에 성인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보다 류마티스 인자 음성이 더 많다. 실제 소아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류마티스 인자 양성 비율이 50%가 안 된다. 때문에 류마티스 인자를 이 병의 진단 기준으로 정할 수 없다.
-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은 희귀질환으로 분류되는데, 국내 환자 규모는 어떻고, 발생 추이는 어떤 양상을 보일 것으로 추정하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만 17세까지 잘라서 2020년까지의 자료를 받아본 것으로는 국내 소아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2,000명이 안 됐다. 1,900여명 정도였는데, 1년에 150~200명의 소아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국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은 소아류마티스 전문 의료진이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한데, 우리나라는 소아류마티스 전문 의료진 수도 적도 의료전달체계가 바로 서있지 않아 진단이 틀렸을 가능성도 있다.
이 병에 대한 인구학적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통계는 미국 것이다. 미네소타주에 있는 메이요클리닉에서 미국 전역에서 소아류마티스관절염 데이터를 모은 것으로 추계한 것으로는 인구 10만명 당 14~20명 꼴의 소아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있었다. 미국은 한 질환에 대한 데이터를 연구를 위해 한 의료기관에 몰아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국내는 그렇지 않다.
국내 상황에서는 소아류마티스관절염 환자 발생 추이가 매년 비슷한 것으로 나오고, 국내 출생 인구는 계속 줄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소아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지금 보다 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더불어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의 인구학적 특성이 우리나라는 다른 게 있다. 미국, 유럽 등은 소아류마티스관절염에서 여자 환자가 훨씬 많다. 남녀 성비가 8 대 1 정도라고 보는데, 우리나라 소아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남녀가 반반이다.
-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의 발병 원인으로 밝혀진 것이 있나?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은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 여러가지를 살펴본 연구에서도 명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아 국제적으로 소아특발성관절염과 혼용해서 쓴다. 유전이 확실하다면 일란성쌍생아 연구에서 100%가 나와야 하는데, 33% 정도였다. 형제 연구에서는 17% 정도가 나왔는데, 이것으로는 유전이라 말하기 어렵다. 때문에 유전적 요인과 화장품, 치약 등에 담긴 호르몬교란물질 같은 환경적 요인이 합쳐졌을 때 발병하는 것이 아닌가 추정한다.
또 다른 소아류마티스관절염 위험 요인은 바이러스감염이다. 거대세포바이러스(CMV),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파르보바이러스(Parvovirus), B형간염바이러스 등에 감염됐을 때 소아류마티스관절염 발병 확률이 높아서 이에 대한 검사를 한다. 또 물리적 외상도 소아류마티스관절염 위험을 높인다. 실제 진료하는 환자 중 형이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을 앓는데, 그 동생이 골절된 발목의 반대쪽이 부어 이 병을 진단받은 적이 있다.
또 심리적 요인이나 물리적 스트레스도 소아류마티스관절염에 영향을 준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염증세포가 올라오는데, 실제 환자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나빠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진료 환자 중 카메라맨이 있는데, 촬영이 끝나면 훨씬 증상이 낫고 촬영할 때는 증상이 심해져 일을 계속 할지 고민하는 소아류마티스관절염 환자도 있다. 카메라맨은 근무시간도 일정하지 않고 밤샘 촬영도 많아 심리적 스트레스에 물리적 스트레스도 같이 있어 많이 힘들어 한다.
-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은 조기 발견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다. 왜 그렇고, 조기 발견을 위한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나?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은 '류마티스질환'을 생각하기 힘든 만 1~3세 아이에게 호발한다. 대표적으로 돌 때 걷기 시작했는데, 신나서 많이 걷다가 그 다음날 발목이 많이 부어 종합병원에 간다. 그곳에선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관절에 들어가 염증이 생긴 것이라고 해서 항생제를 쓰고, 그래도 가라앉지 않아 깁스를 한 달간 하면서 항생제를 쓰다가 반대쪽 관절 등 다른 관절이 부으면 그때 큰 병원에 보낸다.
또 많지 않지만 관절이 붓고 열감이 있어서 정형외과에서 급성 화농성관절염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급성 화농성관절염은 빨리 수술로 염증을 제거해야 하는 질환으로, 염증이 있는 관절의 활막을 제거하게 되면서 관절이 잘 움직이지 못하게 돼 관절 구축까지 초래하지만 워낙 위험하다보니 다른 질환을 의심하지 못하고 수술한다. 그런데 수술 부위의 균을 배양하면 균이 안 자라있고, 수술 뒤에도 병도 계속 된다. 이때는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을 의심해 병원에 오게 된다.
이런 이유는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이 고혈압, 당뇨병과 달리 진단 기준으로 삼을 만한 뚜렷한 지표가 없기 때문이다. 류마티스 인자가 나오는 소아류마티스관절염 환자도 50% 미만이다. 류마티스 인자 검사보다 정확도가 조금 더 좋은 항CCP(Anti-Cyclic Citrullinated Peptide, Anti-CCP) 검사도 있지만, 이 병을 진단할 수 있는 특별한 검사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아류마티스 전문 의료진이 여러 검사결과와 함께 증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 병을 진단한다.
그런데 소아류마티스 전문 의료진은 국내 10여명 정도로 적다. 또 대부분의 부모가 아이의 관절이 붓고 아프면 정형외과를 먼저 가지 소아청소년과를 안 간다. 소아에게 가장 흔한 관절염은 바이러스감염 등이 원인인 '일과성 관절염'이다. 현재는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이라는 질환이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소아류마티스관절염에 대한 인식도를 좀 높여 나가야 한다고 본다.
-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은 성장기에 발현하기 때문에, 염증이 심하지 않고 통증이 심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일 때는 성장통으로 오인도 할 것 같은데, 성장통과 이 병을 구분할 수 있는 특징이 있나?
성장통일 때는 그 부위를 마사지해주면 통증이 가시고 시원하다고 한다. 하지만 소아류마티스관절염 부위를 마사지하면 통증이 더 심해진다. 종기 같이 염증으로 인해 생긴 부위는 만지면 더 아파한다. 마사지를 했을 때 통증이 가시면 성장통이지만, 통증이 더 심해지면 염증 등이 원인인 질환이라고 구분하면 된다.
-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이 있을 때 다른 자가면역질환도 동반될 수 있어서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한 것으로 안다. 어떤 질환의 위험이 높고, 이를 조기 발견하기 위해 어떤 검사들이 추가적으로 이뤄지나?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일 때는 포도막염 위험이 높다. 포도막염은 실명을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지만 통증, 출혈 같은 증상이 없어 진단 시 안과검진을 했을 때 문제가 없다고 해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때는 주기적으로 안과검진을 꼭 받아야 한다. 이외에 염증으로 인해 눈동자에 하얀 막이 끼면서 안압을 올려 녹내장을 초래할 수도 있고 백내장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병들은 일찍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아주 중요하다.
또 소아류마티스관절염 환아는 루푸스와 피부근염, 경피증(전신성경화증) 3종의 자가면역질환 위험도 있어서 이에 대한 검사도 진단 당시 같이 진행한다. 이같은 질환이 겹치면 소아류마티스관절염 치료법이 다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자가면역질환이 있는 것을 면밀히 확인하는 것은 필요하다.
- 소아류마티스관절염 치료는 급성기 때는 스테로이드제제를 쓰고 이후에는 1단계 약제로 진통소염제, 2단계 약제로 항류마티스제, 3단계 약제로 생물학적제제 치료가 이뤄지는 것으로 아는데, 이 과정을 통해 치료가 잘 되는 편인가? 현재의 치료에서 문제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 목표는 통증을 없애면서 관절 운동 범위를 늘려주고, 관절 변화를 최소화시켜 성장발달이 제대로 이뤄지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약물치료도 중요하지만 재활치료도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국내는 재활치료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다. 또 미국에서는 의사 외에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등이 팀으로 접근해 소아류마티스관절염 환자를 치료하지만, 국내에는 팀 접근 시스템이 없어 통합적인 치료에 한계가 있다.
약물치료도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굉장히 제한적이다. 먼저 이 병의 1단계인 치료인 진통소염제 약물로 현재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 NSAID)를 쓰고 있는데, 미국에서 이 병에 3가지 약만 허가를 받으면서 국내에 40종 이상의 NSAID가 있지만 미국에서 이 병에 허가된 약들만 우리나라는 쓸 수 있다. 미국은 모든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다 쓰고 있는데, 답답한 상황이다.
또 소아류마티스관절염에 대한 신약 허가 연구는 사실 많지 않은데, 미국에서 허가가 났어도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허가를 위해 300명의 연구 자료를 내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또 생물학적제제 약물도 조금 더 넓게 쓸 수 있으면 좋은데, 지금은 TNF억제제인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과 인터루킨6억제제인 악템라(성분명 토실리주맙) 정도를 국내에서 쓴다. 인터루킨1억제제 등 또 다른 치료 옵션도 있었으면 한다.
또 다수형과 전신형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은 증상이 심할 때 주사약인 생물학적제제를 보험 급여 약제로 쓸 수 있지만, 소수형은 굉장히 증상이 심해도 생물학적제제에 급여가 되지 않는다. 소아류마티스관절염에서 생물학적제제 연구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좋은 다수형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미국에서는 다수형 환자에게 효과가 확인된 약을 소수형에도 쓸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특정 환자군 대상 연구 결과가 없으면 급여가 어려워 소수형 환자에게 급여가 안 된다.
- 치료로 3~5년만에 완전관해(병의 증상과 징후가 감소하거나 사라진 상태)에 도달하는 소아류마티스관절염 환자 비율이 30%에 달하는 것으로 안다. 이 중 약을 끊기도 하는 환자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 기준으로 끊고, 재발을 대비해 어떤 조치를 취하나?
소아류마티스관절염 완전관해 환자 중 1년간 증상이 전혀 없고 검사 결과가 다 좋으면 환우와 상의해 같이 약을 서서히 줄이면서 약을 끊는 시도를 해보기도 한다. 그런데 1/3의 환자는 괜찮은데, 1/3은 약을 끊고 1년 내 재발하고 1/3은 1년 넘어 재발한다. 어떤 특징의 환자에게 재발하는지 현재 모르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을 하고 있고, 환자가 약을 완전히 끊기 불안해할 때는 최소 용량을 투여하거나 약 투여간격을 늘리는 식으로 약을 줄이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 소아류마티스관절염 전신형 환자는 대식세포활성화증후군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했는데,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대식세포활성화증후군을 의심해야 하나?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서 감기치료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일주일 이상 열이 계속 떨어지지 않으면 대식세포활성화증후군을 의심하고 병원에 와야 한다. 특히 고열만이 아니라 자반증(붉은 반점)이 생겼다면 간, 비장 등에도 문제가 초래됐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조금 더 일찍 병원에 와야 한다. 이때는 스테로이드제제에 항류마티스제제를 같이 쓰면서 치료하고, 심각할 때는 생물학적제제까지 더해 치료하기도 한다.
- 대부분의 소아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약제를 지속적으로 투약해야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을 것 같다. 꼭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진통소염제는 위장을 자극하기 때문에 공복에 약을 먹지 않아야 한다. 약을 공복에 먹으면 위에 구멍이 뚫릴 수도 있다. 또 진통소염제가 혈액순환과 콩팥기능을 차단해 콩팥 기능이 떨어져 얼굴이 아침에 붓고, 지혈이 잘 안 돼 멍이 잘 들 수 있다. 또 항류마티스약제로 흔히 쓰는 메토트랙세이트(MTX)는 일주일에 한 번 복용하는데, 엽산도 꼭 같이 먹어야 한다. 이 약의 부산물이 몸에 계속 축적되면 간기능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해독제로 엽산이 필요하다.
또 MTX를 복용하는 환자는 자몽은 금기다. 자몽에서 나오는 CYP3A4라는 효소 때문에 MTX 농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MTX를 쓸 때는 생백신 접종도 금물이다. 백신접종으로 감염이 오히려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MTX를 복용하는 가임기 여성은 2가지 금기가 더 있다. 바로 'NO 알코올'과 'NO 베이비'다. 술은 약물로 인해 무리가 간 간에 안 좋다. MTX가 아이에게 기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주치의와 꼭 상의한 뒤 MTX를 3개월 중단한 후 임신해야 한다.
-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을 앓는 사람은 평소 건강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
관절 염증이 있는 신체 부위를 안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관절 주변의 근육을 튼튼하게 한다는 차원에서는 계속 써야 한다. 오히려 아프다고 관절 염증이 있는 신체 부위를 쓰지 않으면 근육이 위축돼 관절이 더 나빠지기 때문에, 일상생활도 하고 운동도 해야 한다. 음식은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만 먹으면 된다. 또 밤에 잘 자면 우리 몸의 사이트카인이 중화돼 이 병의 관리에도 도움된다.
- 소아류마티스관절염 환아와 가족에게 평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면?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을 진단받으면 비가 내리는 것 같이 우울해하는데, 무지개가 뜨는 것 같이 밝은 내일이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 병은 꾸준히 잘 관리하면 평생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희망이 있다. 오늘을 이길 수 있는 힘과 용기를 갖고 힘차게 살아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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