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10명 가운데 7명 질염 경험…40%는 재발, 원인균 찾아야

늦더위에 가을장마까지 겹치면서 여성 생식기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덥고 습한 날씨는 세균곰팡이와 각종 바이러스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염증이 발생하기 쉽다. 여기에 피로와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면 질염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질염은 여성의 감기로도 불린다. 여성 10명 가운데 7명은 한번 이상 질염을 경험할 만큼 많이 걸린다. 한편 질염은 쉽게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지만 대부분 여성은 산부인과 방문을 꺼려 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기도 한다.

한번 발생한 질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재발하거나 만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하면 골반염과 자궁내막염자궁경부암 등 합병증 위험도 커진다. 최근 질 건강이 걱정되거나, 생식기 불편감이 있다면 질염 진단을 받아야 한다. 평소에도 자신의 질 건강 상태를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성 생애 주기 전반에 나타나는 질염종류 따라 원인증상 달라

질염은 질의 염증 상태다. 질 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거나 세균이 외부로부터 유입되면 생기는 질환이다. 질염은 10세 미만 아동기부터 가임기, 폐경기 이후까지 여성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발생한다. 원인은 내외부 세균바이러스와 스트레스, 성적 접촉, 항생제 부작용 등 다양하다.

질염은 균의 종류에 따라 세균성 질염과 칸디다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으로 구분한다. 세균성 질염은 정상적으로 질 내에 살면서 질을 산성으로 유지하는 락토바실리’(Lactobacilli)라는 유산균이 없어지고 혐기성 세균이 증식하면서 나타난다. 특히 락토바실리 유산균은 한번 없어지면 다시 서식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질염 재발도 쉬워지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칸디다 질염은 여성 75%가 평생 한 번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흔한 질염이다. 5~10%는 반복적으로 감염된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트리코모나스라는 원충에 의해 감염되는 질염이다. 칸디다 질염이나 세균성 질염과 달리 성관계로 전파된다. 성매개 질환 범주에 포함된다. 전염성이 높다. 남성이 트리코모나스에 감염된 여성과 한번 성접촉을 가져도 약 70%가 감염된다. 남녀가 반드시 함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질염 증상은 종류와 개인에 따라 서로 다르다. 질 가려움증과 따가움, 분비물 증가, 악취 등이 있다. 정상적인 질 분비물은 무색무취점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염증이 있으면 양이 늘어나고 색이 누렇거나 회색으로 보인다. 생선 비린내 또는 피비린내 같은 악취가 나기도 한다.

임신출산과 꽉 끼는 속옷하의, 노화 등 여러 원인으로 소음순이 쳐지고 비대해진 경우 소음순 주름 사이에 분비물이 끼어 가려움증과 악취 등 질염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만성 질염 주의해야의심증상 있으면 조기 진단치료 중요

질염은 재발률이 40% 정도로 높고, 만성화로 이어지면 질 속 유해균이 자궁까지 퍼져 골반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하면 자궁경부암과 방광염콩팥 질환으로 악화한다. 가임기 여성에게 질염은 난임과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임산부는 조산에 영향을 받는다.

질염 증상이 없더라도 조기 검진을 통해 미리 예방해야 한다. 질 불편감 등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에 찾아 진단치료를 받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소변이나 질 도말(Swab)을 통해 여성 성병 원인균을 검사할 수 있는 ‘STD’(Sexually transmitted disease) 검사가 주목받고 있다. STD 검사는 정확한 원인을 먼저 파악, 신속하고 정확하게 치료할 수 있도록 보조한다.

STD 검사는 4종부터 81012종까지 다양하다. 검사는 PCR 방식을 기반으로 질 내 분비물을 채취해 원인균을 확인한다. 임질과 헤르페스매독 등 성병으로 불리는 성매개 질환뿐만 아니라 질염자궁경부염 등 여성 질환 원인균까지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다.

GC녹십자의료재단 송성욱 전문의는 여성들은 질염을 사소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만성이나 더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의심증상이 있다면 바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평소에도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질 건강을 유지하고 질염을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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