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환자단체연합회, "성인 환자에게도 당뇨관리기기 지원을"
모든 1형 당뇨병 환우의 혈당관리에 필요한 정밀 인슐린자동주입기와 구성품인 인슐린펌프, 전극, 소모성 재료의 지원을 올해 2월부터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환자들에게만 확대한다는 정부의 지원책에 환자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나이와 상관 없이 모든 1형 당뇨병 환우에게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
24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올해 2월부터 시행되는 정밀 인슐린자동주입기와 구성품인 인슐린펌프, 전극, 소모성 재료의 지원을 확대하는 조치를 전체 1형 당뇨병 환자 중 10%에 해당하는 약 3,000명의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환자만이 아닌 90%에 해당하는 약 2만8,000명의 19세 이상 성인 환자에게도 적용할 것을 보건복지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 12월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19세 미만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환자 대상으로 그동안 의료비 부담이 커 구입이 어려웠던 정밀 인슐린자동주입기와 구성품인 인슐린펌프, 전극, 소모성 재료(이하 당뇨관리기기)의 지원을 확대하는 의결을 했다.
이에 따라 내달 1일부터 당뇨관리기기 구성품의 급여 기준액이 신설·증액되고 환자의 본인부담률을 현행 30%에서 10%로 낮춰진다. 이와 같은 정부의 지원 대책이 시행되면 기존 380만원 넘게 들던 1형 당뇨병 환자의 의료비 부담이 45만원 수준으로 크게 경감된다.
환자단체연합회는 "문제는 정부의 당뇨관리기기의 지원을 확대하는 혜택을 전체 1형 당뇨병 환자 중 19세 미만 소아‧청소년 1형당뇨병 환자만 받을 수 있다는 점"이라며 "2023년 6월 30일 기준 1형 당뇨병 유효 환자등록 수는 3만378명이고, 이 중 19세 미만 소아‧청소년 환자는 10%에 해당하는 3,013명이고, 19세 이상 성인 환자는 90%에 해당하는 2만7,365명이다. 전체 1형 당뇨병 환자 중 90%가 19세 이상 성인이고 이번 정부의 지원 대책에서 빠져 있다"고 말했다.
1형 당뇨병은 사람의 몸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췌도가 망가져서 기능을 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소아당뇨’라는 정확하지 않은 병명으로 알려져 19세 미만 소아‧청소년기에만 걸리는 질환으로 잘못 인식돼 있다. 그러나 1형 당뇨병은 전 연령대에서 발병하고 있고 환자의 90%는 19세 이상의 성인으로 분포돼 있다. 1형 당뇨병은 자가면역질환으로 어느 날 갑자기 발병하고 모든 자가면역질환이 그렇듯이 한번 발병하면 완치되지 않는 질환이다.
사람의 몸에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없으면 섭취한 음식물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 못해 고혈당이 발생한다. 고혈당 상태를 막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인슐린을 주입하는 치료법을 써야 하는데, 체내에서 필요한 인슐린은 극히 미량이므로 미세한 인슐린 양 조절 차이에 따라 고혈당뿐만 아니라 저혈당도 발생한다.
인슐린 분비 능력이 없는 1형 당뇨병 환자가 고혈당에 노출되면 빠르게는 당뇨병케톤산증으로 인한 쇼크에 빠질 수 있고, 장기간에 걸쳐 고혈당이 지속·반복되면 당뇨망막병증, 당뇨병신증, 당뇨병신경병증, 뇌혈관질환, 당뇨병 족부병변 등 전신에 걸쳐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저혈당은 1시간만 지속되더라도 저혈당 혼수 상태에 빠지거나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증상이다.
환자단체연합회는 "과거 1형 당뇨병 환자는 혈당 관리에 어려움이 컸으나 당뇨관리기기의 발전으로 혈당 관리의 어려움과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다만 1형 당뇨병은 완치가 되지 않으므로 의료비 관련 경제적 부담과 질환 관리의 어려움은 전 연령층에서 동일하게 발생하고, 19세 이상 성인이 된다고 해 경제적 부담과 질환 관리가 수월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당뇨관리기기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이 5년 전부터 이뤄지고 있지만 사용 비율이 10% 정도에서 답보 상태인 것은 건강보험의 범주인 '요양비'로 포함돼 환자 본인부담금 비율이 30%로 여전히 크고, 제대로 교육받고 처방받을 수 있는 병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형 당뇨병은 치료법은 있으나 완치가 불가능해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 사망 또는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고 이것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사회적·경제적 부담이 상당한 수준을 보이는 중증난치질환이다.
환자단체연합회는 "1형 당뇨병의 질환 상 특징과 치료법이 약 10% 해당하는 약 3,000명의 19세 미만 소아·청소년 1형당뇨병 환자와 나머지 90%에 해당하는 약 2만8,000명의 19세 이상의 성인 1형 당뇨병 환자 간에 차이가 있을 수 없다"며 "복지부는 사회적 논의와 검토를 추가로 진행해 올해 2월부터 시행되는 정밀 인슐린자동주입기와 구성품인 인슐린펌프, 전극, 소모성 재료의 지원 확대 조치를 전체 1형 당뇨병 환자 중 90%에 해당하는 19세 이상 성인 환자에게도 적용하는 조치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신생아 7천~8천 명 중 1명 발병 소이증, 귀 재건 수술 통해 완치
- 유전성희귀질환 '비후성심근증'…한국인 급사 위험 예측 방안 나왔다
- 5년 전 보다 한국인 평균수명 2세 이상 높아져…“노후 의료비 어쩌나”
- [신년특집] 입원 24시간 내 ‘고위험 고령환자’ 분류, 병원을 바꾼다
- 겨울 찬바람 불어 손‧발 찌릿, 감각 둔해지면…‘말초신경염’ 의심
- 암 환자에서 증가하는 뇌졸중…혈소판, 트롬빈 등 응고인자 탓
- 권역별 희귀질환 전문기관 17개소 지정…희귀질환자 접근성 제고
- [나의 투병 스토리] 희귀질환, 모두 내 잘못이었다
- 약 먹어도 '역류성 식도염' 조절 안 된다?…'항역류수술'도 하나의 대안
- 겨울철 급증 ‘노로바이러스 감염'…성인은 '설사', 소아는 '구토'로 나타나
- 입원 시 전문적 영양공급, '코로나19 중증 환자 사망률' 40% 낮췄다
- 뇌하수체종양은 희귀난치성질환?…"외과적 치료로 관리 가능한 질환"
- 국산 항암신약 '렉라자', 국내 낮은 폐암 치료 성적 반전시키나
- ‘안받고‧덜받고’…국림암센터 허술한 미수 진료비 관리 적발
- [신년특집] 고령 의료이용 환자 증가 속도, 사회 고령화보다 훨씬 빨라
- 국내 가능한 암치료 '횟수' 규제로 해외로 내몰린 환우들의 아우성
- 거대 신경섬유종 마다가스카르 여성에 새 삶 선물한 고대의료원
- 중증 말기 간질환 환자도 생체 간이식 받으면 생존율↑
- 고혈압치료제로 최근 의사들이 '복합제' 처방 많이 하는 이유
- 감기처럼 나타나는 '바이러스성 간염'… 간염 종류 별 치료‧예방법 달라
- "1형 당뇨병은 난치성 질환…높은 합병증 발생 위험에 직면"
- 중증환자 적시진료 위해…삼성서울·인하·울산대병원, 중증진료 강화
- 5년 생존율 60% 불과한 ‘두경부암’ 예방하려면?
- 노원·대전·의정부 병원 통합 '을지 류마티스연구소' 개소
- 대학병원 응급실 의사의 한숨…"경증 환자 쏠림으로 번아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