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주춤했던 천식 환자가 늘고 있어 주목된다. 코로나가 주춤하면서 마스크 착용이 줄었고, 여기에 미세먼지‧황사 등 환경오염 심화 등이 천식 발병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2023년 1~8월 합산 천식 환자는 142만 3,451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1년 한해 발생한 천식 환자 86만 7,642명보다 무려 39%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성인 천식 환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50~80세까지 중년과 고령층 증가율은 전년 대비 45% 정도 늘었다. 남녀 모두 60대 이상 고령의 경우 2023년 8월까지 환자 수가 이미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8년 환자 수를 추월했다.

문제는 성인 천식의 경우 증상이 길게 지속되고, 폐 기능 감소는 빠르며, 치료에 대한 반응이 소아 천식에 비해 낮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증상을 조절하고 폐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점검과 꾸준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천식의 대표 증상은 ▲ 숨을 내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는 천명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기침이다. 전형적인 이 네 가지 증상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이른 아침이나 밤에 증상이 심하면 천식을 의심한다.

천식 증상은 감기나 운동, 날씨 변화와 알레르겐, 자극 물질에 노출될 때 더 심해진다. 호흡곤란과 함께 기침‧가래가 동반되기도 한다. 드물게 쌕쌕거림이나 호흡곤란 없이 가슴이 답답하거나 기침만 하는 증상으로 나타기도 한다. 증상은 주로 밤이나 새벽에 심해 잠을 못 이루거나 자다 깨는 등 수면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

천식은 폐 기능 검사와 기관지 유발 시험 등을 통해 기도 과민성 또는 기도 염증을 평가해 진단한다. 성인 천식 치료 목표는 환자가 천식 조절 상태에 도달하고, 최소한의 약물로 천식 조절 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이다.

치료는 경구형 치료제와 흡입제가 있다. 가장 중요한 약물은 흡입제다. 흡입제는 먹는 약이 아니라 들이마시는 약으로, 호흡을 통해 기관지로 직접 약물을 주입해 치료한다. 피부에 염증이나 상처가 생기면 연고를 바르는 것처럼 기관지 염증에 약을 직접 뿌려준다고 생각하면 쉽다. 직접 약을 뿌려주는 만큼 경구형 치료제보다 치료 효과가 빠르고 좋다. 전신 부작용도 적다.

성인 천식 환자에서 주로 사용하는 흡입제는 크게 2가지 종류가 있다. 기도 내 염증을 조절하는 ‘흡입 스테로이드제’와 기도를 확장하는 기관지확장제인 ‘베타2항진제’다. 베타2항진제는 수십 초 내 증상을 개선하는 속효성 제제(벤톨린)와 수분, 내 증상이 개선되나 효과가 오랫동안 지속하는 지속성 제제가 있다. 이외에 류코트리엔 조절제, 테오필린 등의 약물을 사용한다.

일반적인 천식 치료로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빈번한 급성 악화가 발생하는 중증 난치성 천식 환자는 맞춤형 치료제, 즉 생물학적 제제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생물학적 제제는 현재 조건이 맞는 환자에게만 투약할 수 있고, 비용적인 문제도 있다. 하만, 치료 효과가 좋아 중증 천식 치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가장 먼저 시도된 ‘항 IgE 항체’(omalizumab)는 혈액 내 순환하는 알레르기성 면역 항체인 IgE와 결합,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폐 기능이 감소해 있고, 급성 천식 악화가 자주 일어나는 아토피성 천식 환자에서 사용되는 약물이다.

중증 호산구성 천식에 사용되는 ‘항 인터루킨-5 항체’(mepolizumab, reslizumab, benralizumab)와 아토피 피부염이 함께 있거나 급성 악화가 반복되는 호산구성 천식 치료제인 ‘항 인터루킨-4 항체’(dupilumab)도 있다.

천식 예방과 관리를 위해 규칙적인 운동과 유산소운동이 좋다. 이때 실외 공기에 노출이 많은 조깅이나 축구, 자전거 타기 등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천식 환자는 따뜻한 물에서 수영하는 것이 좋다. 과체중 환자는 식단 조절과 운동을 병행해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천식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감기에 걸리면 천식 증상이 악화하는 만큼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독감과 폐렴구균을 접종하는 것도 좋다. 대기오염이 심한 날은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써서 공기를 직접 흡입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안진 교수는 “천식의 효과적인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연이 중요하다”며 “금연과 함께 간접흡연을 최대한 피하고, 미세먼지‧황사와 같은 대기오염물질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