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재발에도 영구장애 초래하는 NMOSD…재발방지가 치료 핵심
급여화 성공한 '솔리리스'…불합리한 급여기준 탓 사용에 제한
NCC 김호진 교수 "고가 약제일수록 효용 가치 좋을 때 쓰게 해야"

치명적인 중증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시신경 척수염 범주질환(Neuromyelitis Optica Spectrum Disorder, 이하 NMOSD) 치료제가 건강보험 급여화에 성공하며 환자들의 부담이 줄어들게 됐지만 불합리한 급여기준 탓에 일부 환자들에게는 여전히 사용에 제한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립암센터 신경과 김호진 교수는 지난 7일 솔리리스주(성분명 Eculizumab)의 급여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단 한번의 재발도 위험한 NMOSD, 솔리리스 급여 의의와 앞으로 가야할 길'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국립암센터 신경과 김호진 교수
국립암센터 신경과 김호진 교수

NMOSD는 예측할 수 없는 시신경염과 척수염의 반복적인 재발로 실명을 동반한 안구통증, 하반신 마비 등의 치명적인 중증장애를 유발하는 희귀자가면역질환이다. 아시아인과 흑인에서 많이 발병하며, 여성이 남성보다 5~10배 정도 많다. 30대 후반에 가장 많이 발병하지만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 가능하다. 1년 이내 재발할 위험이 60%, 3년 이내가 90%에 이를 정도로 재발이 잦은 편이다. 첫 발병 후 빠르게 치료하지 않으면 발병 후 5년 이내 약 50%의 환자가 휠체어 또는 시력 소실을 경험하게 된다. 재발하게 될 경우 재발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의료비 지출이 4배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800년대말 처음 발견된 후 1세기 동안 갑자기 실명하고 마비되는 질환으로 알려져왔다. 다발성 경화증으로 잘못 분류돼 엉뚱한 치료제를 쓰다보니 오히려 병이 악화되기도 했다. 대부분의 환자에서 아쿠아포린4(AQP4) 항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난 뒤 수분 통로를 표적하는 치료제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NMOSD' 치료제로 국내 허가된 신약은 에쿨리주맙(Eculizumab), 이네빌리주맙(Inebilizumab), 사트랄리주맙(Satralizumab)으로, 이들 신약이 나오기 전에는 이뮤란(Azathioprine), 맙테라(Rituximab) 등과 같은 허가초과 약제들을 사용해왔다. 이 중 솔리리스(에쿨리주맙)은 FDA 및 국내에서 NMOSD 치료 목적으로 허가된 최초의 치료제로, PREVENT 임상에서는 치료 48주 차에서 98%의 무재발률을 보였으며, PREVENT 확장 연구에서는 197주차(3.7년)까지 94.4%의 높은 무재발률을 기록했다. 

김호진 교수는 "NMOSD는 단 한번의 재발로 영구적인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오랜 기간 재발의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던 NMOSD 환자에게 솔리리스의 급여 적용 소식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NMOSD 환자들에게는 영구적 장애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재발방지 치료가 핵심"이라며 "하지만 불합리한 급여기준 탓에 치료제를 두고도 쓰지 못하는 환자들이 있다. 재발방지 효과가 높은 치료제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솔리리스는 항아쿠아포린-4(이하 항AQP-4) 항체 양성인 만 18세 이상 NMOSD 환자 중 솔리리스 투여 시점에 확장 장애 상태 척도(EDSS, Extended Disability Status Scale) 점수가 7점 이하이면서 최근 1년 이내 최소 2회의 증상 재발 또는 최근 2년 이내 최소 3회(최근 1년 이내 1회 포함)의 재발이 발생해 리툭시맙 또는 사트랄리주맙 급여기준에 적합하여 3개월 이상 해당 약제를 투여했음에도 재발이 발생하거나 부작용으로 투여를 지속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급여된다. 즉, 비용이 저렴한 약을 먼저 쓰고 재발이 될 경우에 한해 쓰도록 접근성이 제한돼 있는 것.

김 교수는 "솔리리스 급여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회복이 어려운 재발을 여러 차례 겪어야만 한다. 특히 재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면서 리툭시맙을 비급여로 치료받던 환자들은 급여 대상에 제외되는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라며, “재발을 거듭할수록 저하되는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 재발 방지 효과가 높은 치료제의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무기를 갖고 있으면서도 무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돼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급여기준에 적혀있는 문구 하나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면서 "우리(의사)를 위해 비싼 약을 처방하지 않는다. 전문가를 믿고 약을 쓸 수 있도록 해주면 좋을 것 같은데 많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더욱이 그는 "고가의 약제일 수록 효용 가치가 가장 좋을 때 쓰게 해야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면서 "그나마 쓸 수 있는 약제가 생겼다는 것은 고무적이나 실제 환자에게 효용 가치가 있으려면 아직도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희귀질환사업부 김철웅 전무는 "NMOSD는 환자 10명 중 9명이 치명적인 재발을 겪을 정도로 재발의 위험이 높아 재발을 막아줄 치료 옵션이 절실했다"면서 "3년의 노력 끝에 4월 1일자로 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NMOSD 환자들도 장기간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아직은 급여기준에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재발 걱정 없는 환자들의 일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솔리리스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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