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내과학회, 도담도담캠페인서 담도암 새 항암치료 전략 제시
1차 치료엔 면역항암제 병용치료…치료 표적 환자 20~30% 달해
2차 치료선 '표적항암제' 써…"다양한 신약 임상연구 적극 활용을"
치료 표적 없을 땐 폴폭스요법…췌장암 치료 '나폴리요법' 쓰기도
담도암에서 필수적으로 이뤄지는 '항암치료'가 진화하고 있다. 담도암 1차 항암치료에 PDL1 면역항암제인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와 PD1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로리주맙)가 세포독성항암요법인 젬시타빈과 시스플라틴 병용치료에 추가되면서 더 많은 담도암 환자들이 삶의 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됐고, 1차 치료에 실패하더라도 유전자검사를 통해 표적 유전자를 발견해 맞춤치료하는 시대도 열렸다.
충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홍식 교수는 대한종양내과학회 유튜브 채널(KSMO TV) '그 암이 알고싶다'에서 "수술하지 못하는 담도암 환자는 기존에는 젬시타빈과 시스플라틴 병용요법이 10년 이상 1차 요법이었지만 최근에는 임핀지와 키트루다와 같은 면역항암제를 병용한 요법이 1차 요법으로 올라오면서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다"며 변화된 담도암 1차 항암치료 전략에 대해 전했다.
또 김홍식 교수는 "그 이후엔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 검사 결과에 따라 유전자 표적이 있다면 표적항암제 치료를 하는 것이 현재 권고된다"며 "최근에는 HER2, FGFR2, IDH1과 같은 여러 유전자 표적 물질이 등장하면서 담도암 치료 옵션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상태"라며 종양내과학회의 '도담도담캠페인'을 통해 달라진 담도암 치료환경을 짚었다. 도담도담캠페인에서 도담은 '도와줄게요, 담도암'의 줄임말이다.
면역항암제 추가한 1차 치료로 평균 생존 기간 1년 넘어서
현재 완치율(5년 상대생존율)이 30%에 미치지 못할만큼 치료성적이 저조한 '담도암'은 수술받은 조기 환자에서도 항암치료가 필수적이다. 수술 뒤 먹는 항암제를 쓰는 조기 담도암 환자는 암이 잔존해있기 때문에 항암치료를 하는 것은 아니다. 김 교수는 "수술 후에 재발 방지와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보조항암화학요법'에 경구 항암제를 쓰는 것은 암이 모두 없는 상태에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술 불가 담도암일 땐 항암치료가 주요 치료인데, 과거엔 이같은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이 1년을 넘지 못했지만, 최근 개선되고 있다.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전재홍 교수는 "면역항암제를 추가해 드디어 평균 생존 기간이 1년 넘게 됐다"며 "젬시타빈과 시스플라틴에 임핀지를 더했더니 12.8개월로 개선됐고, 키트루다를 같이 했더니12.7개월로 좋은 결과를 보여 2가지 병합치료가 새로운 표준치료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인에게 임핀지 병합요법은 더 효과적인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윤지선 교수는 "지난해 9월 종양내과학회에서 최초로 한국인 환자에 대한 추가 분석을 발표했다. 120명의 한국 환자군과 비교했을 때, 글로벌 전체 환자의 전체 생존 기간 연장에 비해 임핀지군에서 중간 생존 기간은 16.6개월, 위약군은 11.3개월로 전체 환자군 대비 한국 환자에서 훨씬 더 좋은 성적을 보였다"고 전했다.
윤지선 교수는 "임핀지 글로벌 연구에서 아시아 환자와 비아시아 환자를 비교한 데이터에서도 아시아 환자에서 훨씬 더 치료성적이 좋았던 결과와 일치하는 결과이면서도 종전의 아시아 환자 데이터보다 한국 환자에서 더 좋은 성적을 보였다"며 "한국 환자에서 면역항암제가 훨씬 더 잘 듣는 효과가 있지 않나 추정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예측할 수 있는 마커에 대해서는 연구가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임핀지 병합요법은 한국인 담도암 환자에서 더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된데 더해 추가적 이점이 있다. 바로 세포독성항암제를 끊고 유지요법이 이뤄진다는 점이 그것이다. 윤 교수는 "젬시타빈, 시스플라틴 세포독성항암제에 임핀지를 추가해 처음에 초기 치료하는 8주기 '6개월'의 치료 이후에 임핀지만을 단독으로 유지요법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세포독성항암제를 쉬는 기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젬시타빈, 시스플라틴과 병용하는 담도암 1차 치료에 대한 연구도 글로벌 데이터에서 임핀지와 유사한 치료 성적이 나왔다. 김홍식 교수는 "생존기간이나 무진행 생존기간 등이 (임핀지 글로벌 연구와 키트루다 글로벌 연구) 모두 다 비슷한 결과여서 의료진들마다 결과를 해석하고 약제를 선택하는데 조금씩 환자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키트루다와 젬시타빈, 시스플라틴를 추가하는 항암치료 8주기 다음에 키트루다와 젬시타빈을 같이 유지하는 치료를 하는데,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젬시타빈을 빼고 키트루다만으로 유지요법을 끌고나가기도 한다. 또 특정 담도암 환자 그룹에서는 '젬시타빈'을 유지요법으로 계속 쓰는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1차 치료로 더욱 선호되기도 한다.
윤지선 교수는 "젬시타빈을 끊기 무서운 담도암 환자들이 있다"며 "담도암이 보통 60~70대 환자들한테 많이 생기는데, 60대에 상대적으로 좀 젊은 담도암 환자한테는 '젬시타빈을 더 쓰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항상 있다. 그런 것들을 고려해야 되는 담도암 환자들에서는 젬시타빈과 시스플라틴, 키트루다 조합도 이용하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핀지, 키트루다의 도입 전에 담도암 1차 치료로 반짝했던 세포독성항암제 '아브락산'을 추가하는 3제 병용치료도 때론 도움이 된다. 해운대백병원 종양내과 김일환 교수는 "젬시타빈과 시스플라틴 표준치료 요법에 아브락산을 추가한 3제 요법인 '젬시아' 얘기가 싹 다 없어졌다. 좋은 두 약제가 등장한 것도 있지만, 아쉽게도 예전에 굉장히 기대를 가졌던 젬시아 임상연구 결과가 최종적으로 안 좋게 나왔다"고 짚었다.
이어 김일환 교수는 "아브락산 치료군과 비치료군을 비교했을 때 (치료성적에) 차이가 많이 안 났다. 아브락산을 오래 쓰다 보면 부작용이 꽤 심하다. 한 15개월까지 젬시아 치료군이 더 좋은 것처럼 보이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나빠진다"며 "결국 독성에 대한 조절이 굉장히 어렵고 그게 (아브락산 치료군과 비치료군을 비교했을 때 차이가 많이 안 나는) 원인이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하지만 젬시아를 그만 쓰는 것보다 선택적인 환자에게 쓰는 게 중요하다"며 "예전에 젬시아 치료를 받고 좋아졌던 환자들이 꽤 있었다. 세포독성항암제를 3개를 쓰는 것만큼 상대적으로 젊은 환자, 암이 굉장히 커지고 조금 암 크기를 빨리 줄여야 되는 환자, 그리고 수술을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또 못할 것 같기도 한 이런 환자들이 있을 때 좀 장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짚었다.
담도암 2차 항암치료, 유전자 표적 따라 치료 접근
담도암 항암치료는 1차 치료에 더해 1차 치료 이후 항암제에 내성이 생겼거나 항암제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했을 때의 후속치료에서도 희망이 보이고 있다. 김홍식 교수는 "2022년 유럽 가이드라인에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도암 환자에 NGS 검사를 하라고 돼 있다. 1차 치료로 젬시타빈과 시스플라틴에 키트루다 또는 임핀지 병합요법을 하고 NGS 결과로 그 다음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IDH1 돌연변이가 있으면 이보시데닙을 쓸 수 있고, FGFR2 유전자융합이 있으면 페미가티닙을, BRAF 변이가 있으면 다브라페닙과 트라메티닙 병용요법을, 미부수체 불안정성이 있으면 키트루다를, HER2 과발현이 있으면 트라스투주맙과 퍼투주맙을 사용할 수 있고, 이러한 표적이 없다면 모든 환자에서 폴폭스요법 또는 오니바이드, 5-FU 병합요법을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많은 약제들이 더 사용 가능하다"고 했다.
담도암에서 흔한 표적은 IDH1 변이와 FGFR2 유전자융합이다. 윤지선 교수는 "IDH1는 간내 담도암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동양보다) 서양에서 조금 더 빈도가 높다. 국내 데이터를 보면 10% 정도 환자에서 변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전홍재 교수는 "FGFR2은 간내 담도암에 약 5%, 많게는 10%의 환자에서 나오고, 서양에서 조금 더 많고, 우리나라는 그것보다는 조금 덜 나온다"고 말했다.
다행히 FGFR2 유전자융합과 IDH1 유전자 변이에 대한 표적치료제는 국내 허가된 약제들이 있지만, 현재는 비급여 상태여서 환자의 치료비 부담이 큰 상황이다. 전 교수는 "아직까지는 비급여여서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기는 하는데, 최근 급여 조건들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들 약제의 급여 진입에 대해 논의가 진행 중이어서 빠르면 올해 급여 치료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전했다.
FGFR2 유전자융합과 IDH1 유전자 변이 이외에도 유방암에서 흔한 HER2 유전자 변이 담낭암 환자도 국내 적지 않다. 김일환 교수는 "담낭암에서는 HER2가 상당히 환자들이 많다"며 "국내 연구진 주도로 1차 치료를 하고 나빠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이라는 HER2 차단제와 폴폭스를 같이 사용한 연구가 나왔는데, 결과가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HER2 양성인 환자에 한해 HER2 저해제와 표준항암요법을 더해주거나 유방암에 쓰는 것처럼 트라스투주맙과 퍼투주맙(상품명 퍼제타, HER2 표적치료제)을 조합하는 치료법이 지금은 한 번 실패한 다음에 두번째 이상 치료요법에서는 이미 허가돼 실제 환자에게 사용하고 있다"며 "최근 HER2 양성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가 굉장히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어 큰 기대로 연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윤지선 교수도 "최근 다양한 신약들이 실시간으로 많이 개발되고 있다"며 "HER2에서 유방암‧위암 환자에 쓰는 '엔허투'와 같은 항체와 항암제 복합제 같은 신약과, 면역항암제를 쓴 이후에도 또 면역항암제를 병용해 계속 이어 쓸 수 있는지 등의 다양한 요법들을 활발하게 임상연구하고 있어 주치의와 잘 상의해 좋은 치료 방향으로, 또 새로운 치료 전략들을 잘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치료 표적이 없는 담도암은 폴폭스요법(FOLFOX요법, 5-FU+류코보린+옥살리플라틴)이나 췌장암에 쓰는 나폴리요법(NAPOLI요법, 5-FU+류코보린+오니바이드)까지 쓰인다. 김일환 교수는 "췌장과 담도는 붙어있는 것만큼 치료법이 조금 비슷하다. 나폴리요법이 췌장암에서 썼을 때 효과가 좋아 국내 연구진이 췌장암에 쓴 나폴리요법을 담도암에도 썼는데 효과가 굉장히 괜찮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에서 중앙 무진행 생존기간이라고 병이 진행되지 않고 조절되는 게 4개월 이상 나왔고 독성도 그렇게 크지 않았다. 그래서 폴폭스요법을 쓸까, 나폴리요법을 쓸까 고민을 많이 하는데, 나폴리요법의 단점은 (담도암 치료를 잘 하는) 국내 연구 결과라는 점"이라며 "굉장히 비슷한 형식으로 독일에서 이 치료법을 해봤더니 조금 성적이 시원치 않았다"며 나폴리요법에 대한 국가 별 편차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현재 담도암에 대한 치료 표적 등을 추가로 찾고 이에 맞는 신약을 적용하는 임상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담도암 환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전홍재 교수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표적치료제나 이런 것들은 다양한 신약 임상연구를 하고 있다. 그래서 담도암 환자들이 그런 기회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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