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장지현 교수에게 듣는 '유방암 방사선치료'
유방암에서 방사선치료는 모든 환자가 받는 치료가 아니다. 유방보존수술인 '유방부분 절제'를 받은 환자에게는 기본적으로 고려되는 치료이지만, 유방암이 있는 유방 전체를 잘라내는 유방전절제술을 받은 환자 중에서는 림프절 전이가 있거나 암의 병기가 높은 경우에만 방사선치료가 이뤄진다. 다른 때 방사선치료가 시행되기도 한다.
서울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장지현 교수는 '서울대병원tv'에서 "유방암 환자의 개별적인 상태나 종양의 특성에 따라서도 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유방암 환자는 방사선치료로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을까? 장지현 교수는 "방사선치료는 재발 위험을 낮추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활을 한다"고 짚었다.
17개 무작위 배정 연구를 종합해 방사선치료의 효과를 보았던 연구 결과, 유방 보존술을 하고 나서 방사선치료를 하지 않은 환자와 방사선치료를 한 환자의 유방암 재발률을 비교했을 때 2배 정도 차이가 났다. 장 교수는 "재발률뿐만 아니라 일부 환자들에게서는 생존율에도 이득을 줄 수 있다고 연구된 결과들도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 수술 뒤 방사선치료가 결정됐을 때, 환자들이 방사선종양학과에 가서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이 있다. 'CT를 왜 또 찍는가'가 그것이다. 장지현 교수는 "방사선치료 계획용 CT는 방사선치료를 받는 환자에게 거의 다 촬영한다"며 "촬영한 CT에 치료하고자 하는 부위를 설정하고 그 용적에 들어갈 방사선량을 결정한다"고 그 용도를 설명했다.
방사선치료 계획용 CT를 통해 의료진은 방사선치료 디자인을 하는 셈이며, 이 과정에는 폐·심장 같은 정상장기의 방사선량에 대한 계산도 이뤄진다. 이 치료계획 과정이 끝나면 매주 5일, 하루에 5~10분 정도씩 4~5주간 치료가 이뤄진다. 장 교수는 "서울대병원에서 일반적인 유방암 방사선치료의 총 치료 기간은 대략 4~5주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2주 정도에 종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유방암 환자에게 방사선치료를 4~5주라는 긴 기간에 걸쳐 5~10분 정도의 짧은 시간 매일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장지현 교수는 "방사선치료를 한 번에 끝내지 않고 나눠서 받는 이유는 환자의 피부, 정상장기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 교수는 "방사선은 암세포만이 아니라 주변의 정상세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치료를 나눠서 진행하면 정상세포가 손상된 부분이 회복될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암세포들이 회복되지 못하도록 막는 효과도 있어서 더욱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방사선치료를 받았다고 해서 유방암 재발율이 0%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유방암이 다시 재발했을 때, 똑같은 부위에 다시 방사선치료를 하는 것일까? 이때는 방사선치료를 다시 할 때도 있지만, 이미 방사선을 한 번 쐰 정상조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고려해 치료 결정이 이뤄진다.
장지현 교수는 "방사선치료는 이미 조사된 부위에 다시 시행할 경우,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정상 조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예전에는 방사선 재치료는 금기사항에 가까운 일이었다"며 "현재 여러 연구결과들로 방사선치료를 재시행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예전보다는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거 금기에 가까웠던 일에서는 풀려났지만, 유방암에서 방사선 재치료는 환자에 따라 개별적 판단이 이뤄지고 있다. 장 교수는 "유방암 환자들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과거에 받은 방사선 양과 범위, 방사선치료 사이의 간격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된다"며 "때문에 의료진과 충분한 상의 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사선치료를 하는 기간에 유방암 환자는 뜨거운 물에 샤워하거나 전기매트를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장지현 교수는 "방사선치료를 하는 암환자의 피부는 약하게 화상을 입은 피부와 비슷하다. 굉장히 민감해서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거나, 사우나를 하거나, 겨울철에 전기매트를 사용하면 더욱 더 피부가 붉어지는 증상 같은, 화상을 입는 것 같은 변화를 겪을 수 있다"고 짚었다.
또한 이때는 피부 건강을 위해 때를 밀거나 문지르거나 긁는 행동도 피하는 것이 추천된다. 방사선치료 기간 중 음식은 특별히 제한할 것이 없다. 다만 유방암 환자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균형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방사선치료 기간 중 팔과 어깨의 스트레칭을 신경써서 해야 하는 유방암 환자도 있다.
장 교수는 "유방암 수술 후 팔과 어깨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여기에 겨드랑이 방사선치료를 추가로 받을 경우에는 그런 증상들이 더 심해질 수 있어서 관절가동범위가 제한되지 않도록 스트레칭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유방암 방사선치료 중에는 '방사선을 쐰 게 주변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해서 되도록 타인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그렇지 않다. 방사선치료는 환자의 몸을 관통해 방사선이 지나가면서 DNA 이중 나선 구조의 가닥을 절단내 암세포를 죽이는 원리인 까닭이다.
장지현 교수는 "외부에서 방사선을 조사하는 과정이고, X-ray나 CT를 찍는 것과 같이 방사선이 몸 안에 남지 않고 단지 고선량이어서 세포에만 영향을 주고 지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방사선치료가 끝난 뒤) 환자의 몸에서 방사선이 나오지 않는다. 바로 아기를 안아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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