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 암 줄기세포, 일정 시점 지나면 다시 활성화돼 병 진행
안스데반 교수는 "수술 외에 신약 치료 절실히 필요한 상황"
난치성 뇌암으로 꼽히는 '교모세포종'은 수술과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분야다. 수술·항암·방사선 치료를 모두 했어도 교모세포종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은 18개월 정도에 불과하며, 2년 이상 생존할 확률이 30% 미만,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5% 미만으로 실제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모세포종의 예후가 이같이 좋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안스데반 교수는 서울성모병원TV에서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까지 긴 과정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뇌 중심부에 위치하는 것으로 알려진 암 줄기세포가 일정 시점이 지나면 다시 활성화돼 병이 진행되기 때문에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때문에 수술 외에도 의미 있는 신약 치료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교모세포종은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 '악성종양'으로 꼽힌다. 안 교수는 "대부분의 교모세포종 환자들은 갑작스러운 신경학적 증상으로 긴급한 치료가 필요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여러가지로 충분한 검사와 수술 계획을 세우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사실 많다"고 그 까닭을 짚었다.
또 "양성종양은 주로 성장하는 속도가 느리고 주변 조직으로 잘 침투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증상이 명확하게 있거나 크기가 큰 경우에만 수술로 제거하는 기준이 되며 수술이 잘 되면 재발이 없고 예후가 좋은 경우가 많지만, 반대로 악성종양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며 뇌를 침투하고 파괴하는 특성이 있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단기간 내 신경학적으로 악화되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교모세포종 치료가 어려운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교모세포종은 가장 흔하고 공격적인 뇌암의 대명사로 꼽힌다. 보통 암은 고령에 많이 생기지만, 교모세포종은 소아와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비교적 다른 암에 비해 흔하게 발병한다. 물론 나이가 들수록 교모세포종의 발생 위험이 더 증가한다. 또 교모세포종은 뇌 어느 부위에나 발생 가능하기 때문에, 언어장애, 운동장애, 보행장애, 감각인지장애와 같은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들을 초래할 수 있다.
안스데반 교수는 "뇌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교모세포종 발생 부위에 따라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며 "언어장애, 운동장애, 보행장애, 감각인지장애 같은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들이 발생할 수 있으며 병이 더 진행해 심한 경우 뇌압이 상승하고 이로 인한 극심한 두통, 의식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교모세포종의 약 95%는 MRI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 안 교수는 "MRI로 교모세포종의 95% 정도는 진단이 가능하다. 그러나 5% 정도는 MRI 결과와 다른 조직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일반적인 MRI는 촬영의 한계가 있어 조영제를 사용한 뇌종양 전문 MRI를 통해 종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교모세포종의 위치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뇌종양 전문 조영제를 사용한 MRI가 필요하고, 교모세포종이 뇌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확산텐서영상(DTI) 검사를 통해 뇌 신경경로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분석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외에 다른 고형암과 달리 치료 전 재활평가도 진행한다.
안스데반 교수는 "다양한 재활평가를 통해 교모세포종 환자의 언어, 운동, 인지, 일상생활 기능 등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러한 과정은 교모세포종 수술의 범위를 계획하고 환자의 신경학적 증상의 예후를 예측하는데 중요한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교모세포종 치료는 수술이 필수로 꼽히는데, 그 이유가 있다. 안 교수는 "교모세포종 치료는 정확한 조직 확인을 위한 조직검사를 동반한 수술적 제거가 필수"라며 "수술적 제거만이 (현재) 예후를 좋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교모세포종 필수 치료인 수술의 핵심원칙은 '최대 안전 절제'다. 안스데반 교수는 "종양을 최대한 제거하면서도 핵심적인 뇌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종양의 완전 제거와 뇌 기능 보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교모세포종은 수술 뒤 빠른 재활치료이 환자의 삶의 질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안 교수는 보통 수술 2~3일 후부터 회복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이후 장애가 남아있는 경우 빠른 재활치료를 통해 신경학적 기능 회복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술 3~4주 후에는 새로운 치료가 시작된다. 6주간의 항암·방사선 치료가 그것이다. 안스데반 교수는 "이 치료는 보통 통원으로 진행되지만, 추가 재활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입원해 진행할 수도 있다"며 "6주간의 항암·방사선 치료가 끝나면 6개월 동안 6사이클의 경구 항암치료를 하게 된다"고 이후 치료를 설명했다.
이때 경구 항암제는 테모달을 쓰는데, 다른 전통적인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에도 재발하는 교모세포종 환자도 적지 않은데, 이들에게 남아있는 치료 옵션이 있다.
안 교수는 "이러한 치료에도 재발할 경우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것이 제일 좋다"며 "재수술이 가능한 경우에는 재수술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 재수술이 현재로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도 있지만 신경학적 합병증과 상처관리 위험성이 올라가기 때문에 어려울 수 있다. 또 종양이 여러 곳으로 퍼진 경우에는 효과가 제한될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제한된 경우에만 시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항암치료로 테모달을 다시 복용하거나 아바스틴이라는 주사 항암제를 사용해 볼 수도 있다. 안스데반 교수는 "이들은 치료 반응이 환자마다 달라서 약제를 선택할 때는 주치와 상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현재 교모세포종 환자가 재발했을 때 국내에서 참여할 수 있는 신약 임상시험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다국적 제약사의 신약 임상시험과 국내 의료진이 참여하는 국산 신약 임상시험 이외에도 현재 첨단재생의료와 항암면역치료 임상시험도 준비 단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안 교수는 "최근에 첨단재생의료법이 나와서 직접 암을 사멸시키는 세포를 배양해 환자에게 직접 주입하는 치료제 임상 연구도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항암면역치료 시대에 맞춰 다양한 항암면역치료제를 개발해 임상에 진입하고자 여러가지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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