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 '엔허투', 저발현HER2유방암에도 효과
삼중음성유방암 약제 '트로델비', 호르몬양성유방암에서 효과 증명

현재 국내 유방암 치료에 허가된 약제 중 HER2를 표적한 대표적 항체약물접합체가 케사일라, 엔허투이며, TROP-2를 표적한 대표적 항체약물접합체가 트로델비인데, 이중 최신 항체약물접합체에 속하는 엔허투와 트로델비가 유방암에서 치료 영역을 허물고 있다. 사진 제공=게티이미지
현재 국내 유방암 치료에 허가된 약제 중 HER2를 표적한 대표적 항체약물접합체가 케사일라, 엔허투이며, TROP-2를 표적한 대표적 항체약물접합체가 트로델비인데, 이중 최신 항체약물접합체에 속하는 엔허투와 트로델비가 유방암에서 치료 영역을 허물고 있다. 사진 제공=게티이미지

마법의 탄환(매직 블렛, Magic Bullet)이라 불리는 항암신약 '항체약물접합체(ADC, Antibody-Drug Conjugates)'의 치료 저변이 최근 유방암에서 확장되고 있다. 항체약물접합체는 현재 유방암에서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실제 환자에게 처방되고 있는 항암신약 가운데 하나다.    

항체약물접합체는 특정 항원에만 반응하는 항체에 치료 효과가 뛰어난 화학약물을 결합해 약물이 암세포에 강력하게 작용하게 설계된 약제인데, 최근 개발된 항체약물접합체들이 약제 설계 개념을 뛰어넘어 유방암 영역에서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 유방암 치료에 허가된 약제 중 HER2를 표적한 대표적 항체약물접합체가 케사일라, 엔허투이며, TROP-2를 표적한 대표적 항체약물접합체가 트로델비인데, 이중 최신 항체약물접합체에 속하는 엔허투와 트로델비가 유방암에서 치료 영역을 허물고 있다.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 채희정 교수는 대한종양내과학회의 유튜브채널(KSMO TV) '그 암이 알고싶다'에서 "엔허투는 이름에서도 알다시피 HER2를 표적으로 하는 ADC"라며 "HER2 발현이 약한 경우에는 기존의 HER2 표적치료제가 안 들었기 때문에 발현이 약할 때는 HER2 음성으로 분류를 해왔다. 그런데 새로운 ADC 계열의 HER2 약제(엔허투)들은 발현이 낮아도 듣는다는 것이 밝혀져 있어서 HER2 발현이 낮은 경우를 더이상 HER2 음성으로 분류하면 안 되겠다, HER2 저발현으로 분류를 해야 되겠다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현실을 짚었다. 

엔허투는 HER2 발현이 많은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 쓰이는 약제로 설계됐지만, 과거에는 HER2 음성 환자로 일괄 분류했던 환자 중 HER2 저발현 환자에게도 치료 효과를 입증하면서 국내에서 HER2 저발현 환자에게도 치료 적응증을 넓힌 상황이다.

채희정 교수는 "기존에는 HER2 음성으로 분류됐던 환자들 중에서 HER2의 발현이 조금이라도 있는 경우에는 엔허투가 효과가 있다는 게 알려져있고,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아직 급여는 안 되지만 허가는 돼 있다"며 "엔허투라는 약제가 효과가 너무 좋다보니 우리가 그동안 HER2를 어디서부터 양성으로 여긴다는 개념들도 좀 달라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케사일라는 '트라스투주맙'이라는 항체에 '엠탄신'을 단 것이고, 엔허투는 '트라스투주맙'이라는 항체에 '데룩스테칸'을 붙인 것이며, 트로델비는 항체 '사시투주맙'에 '고비테칸'이라는 항암제를 단 것인데, 최근 암세포의 표면에서 나오는 항원인 TROP-2에 가서 붙는 약제인 트로델비도 삼중음성유방암에서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으로까지 치료 영역을 넓히고 있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경훈 교수는 "고비테칸은 전신적 부작용이 심한 약이어서 전신적으로 투여하기 쉽지 않은데, (ADC로 설계돼) 사시투주맙이 TROP-2가 많이 나오는 암세포에 가서 붙으면 그곳에서 암세포를 깨뜨리는 기전"이라며 "TROP-2를 발현하는 종양에는 잘 들 것 같은데, 그렇게 개발된 것 보다는 대부분의 삼중음성유방암이 TROP-2를 발현한다고 해서 삼중음성유방암이면 TROP-2의 발현을 보지 않고 이 약제를 사용해 연구했고, 세포독성항암제와 사시투주맙 고비테칸을 비교했을 때, 사시투주맙 고비테칸이 효과가 좋다는 결과가 나와 삼중음성유방암에 쓰이게 됐다"고 짚었다. 

이어 "엔허투가 처음에 HER2 양성 유방암에서 시작해서 HER2 저발현까지 펼쳐진 것처럼 사시투주맙 고비테칸도 삼중음성유방암에서 시작해서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에도 효과를 보이는 것이 증명돼 있다"면서도 "트로델비는 현재 삼중음성유방암에서만 쓰이게 돼 있고, 전이 환경에서 한 가지 또는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치료한 상황에서 쓰이게 된다. 주로 2차, 3차 이상의 치료로 삼중음성유방암에서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로델비의 치료 적응증이 아직까지 국내에서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으로까지 허가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유방암에서 치료 영역이 넓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이경훈 교수는 "국내 허가는 안 돼 있지만 항체약물접합체가 어느 한정된 환자까지 효과를 보일 것인가를 규정하기 정말 어려운 것 같다"며 유방암 치료 영역에서 대규모 연구를 통해 항체약물접합체의 확장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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