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부작용 때도 표적항암제 중단 뒤 안과 진료를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의 성장과 생존에 관련된 단백질이나 특정 유전자를 공격해 항암효과를 내는 까닭에 세포독성항암제보다 부작용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모든 약이 그렇듯 부작용이 전혀 없지는 않다. 때에 따라선 굉장히 심각한 부작용 탓에 약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폐암에서 가장 대표적인 'EGFR 유전자 변이 표적항암제'와 'ALK 유전자 변이 표적항암제'를 썼을 때의 부작용 '간질성 폐질환'이 대표적이다.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신아영 교수는 대한폐암학회 유튜브 채널 '폐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서 "표적항암제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항암제보다 훨씬 더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세포독성항암제에서 발견되는 골수억제 등의 부작용은 굉장히 적은 편"이라면서도 간질성 폐질환 같이 심각한 부작용이 흔한 폐암 표적항암제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GFR 유전자 돌연변이 표적항암제의 부작용들=EGFR 유전자 돌연변이 표적항암제는 표피성장인자 수용체 억제제로 불린다. 이 약들은 1세대, 2세대, 3세대로 구분되는데, 1세대는 이레사, 타세바, 2세대는 지오트립, 3세대는 타그리소, 렉라자로 구분된다. EGFR 유전자 돌연변이 표적항암제의 공통적인 부작용이 있다.
신 교수는 "EGFR 유전자 돌연변이 표적항암제의 공통적 부작용은 표피 발진이나 여드름성 피부염, 구내염, 설사, 손발톱 주위 염증 등이 가장 흔하다"며 "구내염은 주로 치료 시작 후 2주 이내에 나타나게 되고, 대부분은 경미한 증상을 보이지만 환자에게 구내염이 발생하면 음식물 섭취 같은 행동에 제한을 받을 수 있어서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신아영 교수는 "설사도 굉장히 흔하게 나타나는 EGFR 유전자 돌연변이 표적항암제의 부작용 중 하나인데, 설사는 대부분 치료 초기에 발생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고 말했다. 또 "피부 이상반응은 대부분 첫 번째 주 정도에는 홍반이나 부종 등의 피부 반응이 나타나고 두 번째 주부터는 고름찬 양상의 염증을 보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EGFR 유전자 돌연변이 표적항암제의 부작용으로 손발톱 염증도 많이 나타나게 되는데, 주로 치료 시작 후 9~10주 차에 나타나게 되고 여성에서 더 흔하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표피 발진이나 여드름성 피부염, 구내염, 설사, 손발톱 주위 염증 같은 경미한 편에 속하는 부작용 외에도 심각한 부작용도 초래될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간질성 폐질환'이다.
신 교수는 "EGFR 유전자 돌연변이 표적항암제를 쓰면 간질성 폐질환이 나타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최대 10명 중에 1명까지 나타날 수 있다"며 "간질성 폐질환이 발생하게 되면 환자들은 기침이나 발열,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같은 EGFR 유전자 돌연변이 표적항암제라도 약제에 따라 다른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신아영 교수는 "EGFR 유전자 돌연변이 표적항암제 중 3세대 약제인 렉라자에서는 조금 특이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이 신경계 부작용"이라며 "신경계 부작용으로 감각이상이나 두통 등이 나타난다"고 짚었다.
또한 3세대 약제 중 타그리소는 심장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 신 교수는 "심전도를 찍으면 심장이 뛰는 박동수가 조금 느려지는 'QT 연장'이라는 (서맥)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환자는 불규칙적인 심장 박동을 느끼거나 현기증, 가벼운 어지럼증, 가슴 불편함,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지만 흔한 부작용은 아니다"며 "최대 100명 중 1명 정도에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ALK 유전자 돌연변이 표적항암제의 부작용들=폐암에서 EGFR 표적항암제 다음에 두 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약제가 ALK 표적항암제다. ALK 유전자 돌연변이 표적항암제는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 억제제로 불리며, 1세대, 2세대, 3세대 약제까지 나와 있다. ALK 유전자 변이 표적항암제는 1세대 잴코리, 2세대 알레센자, 알룬브릭, 3세대 로비큐아가 시판 상태인데, EGFR 표적항암제와 같은 부작용도 있고 다른 부작용도 있다.
신아영 교수는 "ALK 유전자 돌연변이는 EGFR 유전자 돌연변이 약제들과는 조금 다른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 ALK 유전자 돌연변이 표적항암제 같은 경우는 부종 같은 게 가장 많이 발생할 수 있고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당뇨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며 "또 ALK 유전자 돌연변이 표적항암제에서 나타나는 중증 부작용은 EGFR 표적항암제와 동일하게 간질성 폐질환"이라고 짚었다.
ALK 표적항암제에서 가장 흔한 부작용 중 하나인 부종은 림프액이 체조직으로 흐르지 못하고 고여서 발생한다. 팔, 다리에 잘 발생하며 그 중 다리에 더 많고, 치료 환자의 절반 정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ALK 표적항암제 사용 시 시각장애 부작용도 있을 수 있는데, 사물을 봤을 때 겹쳐 보이거나 빛을 볼 때 눈이 아픈 증상, 빛이 번쩍이는 증상, 시야 흐림, 눈에 부유물이 생기거나 증가하는 양상 등이 그것이다.
ALK 유전자 변이 표적항암제의 부작용으로 사라지지 않는 근육통증, 압통, 근무력증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 고혈당, 고혈압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신 교수는 "환자들이 만약 목마름 증상이나 평소보다 소변을 자주 본다든지, 배고픔이 많이 느껴지는 경우는 치료 시작 전과 치료 동안에 혈액검사를 통해 혈당 수치를 지속적으로 확인함으로써 당뇨가 발생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아영 교수는 "ALK 유전자 돌연변이 표적항암제 부작용으로 고혈압도 발생할 수 있어서 두통이나 어지럼증, 시야흐림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는 꼭 혈압을 체크해보는 것이 좋고 약제 복용 시작 2주 후와 약제를 복용하는 동안에는 지속적으로 혈압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ALK 표적항암제를 쓰면 체중 증가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신 교수는 "3세대 약제인 로비큐아에서 체중 증가가 특히 많이 발생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임상시험에서는 5명 중 1명에서 체중 증가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고 이러한 것들은 식욕이 증가함으로 인해 체중이 증가하고 부종 때문에 또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ALK 표적항암제 부작용으로 말초신경병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말초신경병증은 손끝이나 발끝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는 양상으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약제 부작용이 심한 경우에는 다리에 힘이 빠지고 발바닥에 감각이 둔해져서 걷는데 지장이 발생하는 경우도 생긴다. 신 교수는 "ALK 표적항암제 사용 환자의 3분의 1 정도에서 발생하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3세대 ALK 표적항암제 로비큐아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 중 하나는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이다. 신아영 교수는 "임상시험에서 10명 중 8명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는 것이 보고됐고 10명 중 6명이 중성지방 수치가 증가하는 것이 보고됐다"며 고지혈증은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으면 나중에 심혈관질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표적항암제 용량 줄이면 부작용 줄어들어
이같은 표적항암제의 부작용이 나타났을 때는 대처법이 있다. 신 교수는 "이상 반응이 어느 정도 발생하느냐에 따라서 추가적인 약제를 투여하거나 표적항암제 용량을 줄임으로써 이상반응을 줄여갈 수 있다"며 "1, 2, 3세대 전부 약제들이 초반에 시작하는 약제 용량에서 부작용이 생기면 한 단계씩 줄여가게 되고 이렇게 약제 용량을 줄이면 부작용도 줄어드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표적항암제로 인한 설사, 피부 이상, 구내염, 손발톱주위염증, 서맥, 간질성 폐질환, 시각장애, 부종, 말초신경병증, 고지혈증 등등 각 부작용에 대한 대처법도 있다.
신아영 교수는 "설사는 발생 초기에 즉각 개입하는 게 환자의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가급적 지사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거나 소지하는 게 필요하고 충분하게 수분 섭취를 하고 식사는 소량씩 자주 먹는 것이 좋다. 강한 양념을 한 음식이나 카페인 음료 등은 줄이는 게 좋고, 만약 환자의 설사가 하루 이상 지속되고 혈변이 섞인 설사를 하거나 38도 이상의 열이 동반되면 의료진과 꼭 상의가 필요한 상태"라고 조언했다.
또 "피부 부작용은 가급적이면 태양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게 좋아서 자외선 차단 지수 15 이상인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샤워를 할 때는 오랜 시간 뜨거운 물에서 하는 것보다 미지근한 물에 짧은 시간 샤워를 끝내는 것이 좋고, 알코올 성분이 없는 크림이나 로션을 바르는 것이 좋다"며 "피부 부작용 발생 시 통증이 너무 심하거나 물집이 생성되거나 표피박리 등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같은 피부 부작용엔 표적항암제의 용량을 줄이는 것과 함께 먹는 항생제나 연고 같은 것이 도움될 수 있다. 이어 신 교수는 구내염 관련 "물을 자주 마시고, 입에 수분이 마르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구내염이 심한 경우는 스테로이드가 섞인 구강세척제 같은 것을 사용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구내염 때문에 음식물 섭취를 할 수 없거나 열이 동반되는 경우는 의료진과 반드시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손발톱주위염증은 표적치료제의 약물 용량을 줄이고 경구 항생제나 항진균제를 쓰거나 항바이러스제 크림 등을 발라주는 것이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신 교수는 "손발톱은 너무 짧게 깎지 않는 것이 좋으며 매니큐어 같은 경우는 자극이 될 수 있어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손발톱 뿌리 주위에 염증이 심해지면서 통증이 있거나 진물이 심해진 경우는 의료진에게 반드시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장박동이 느려지는 서맥 부작용은 어지럼증이나 두근거림, 기절 등의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타그리소를 복용 중인 환자들은 서맥 부작용이 있을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심장질환이나 고혈압 등과 같은 심혈관질환이 있어서 심장약이나 혈압약을 복용하는 타그리소 복용 환자는 서맥이 나타났을 때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신아영 교수는 강조했다.
특히 EGFR 표적항암제나 ALK 표적항암제 복용 중 '간질성 폐질환'이 생겼을 때는 바로 표적항암제를 중단해야 한다. 신 교수는 "간질성 폐질환이 발생하면 환자들은 기침이나 발열,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 이러한 부작용이 있을 경우는 즉각 약제를 중단하고 스테로이드 같은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부작용들은 약제 용량을 줄여 다시 치료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간질성 폐질환일 때는 그렇지 않다.
신아영 교수는 "간질성 폐질환이 생긴 환자들은 대부분 약제를 재투여하는 것에 굉장히 신중하게 된다"면서도 "다만 간질성 폐질환에서 완벽하게 회복되는 경우는 약제를 다시 재시도해보는 경우도 있다. 안전하게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보고가 되고 있어서 의료진과 상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짚었다.
간질성 폐질환 부작용 이외에 즉각 표적치료제 사용을 중단해야 하는 또 다른 부작용이 있다. ALK 표적항암제 사용 중 사물이 겹쳐 보이거나 빛을 볼 때 눈이 아픈 증상, 빛이 번쩍이는 증상, 시야 흐림, 눈에 부유물이 생기거나 증가하는 양상 등을 보일 때인데, 이같은 시각장애가 나타날 때는 약물을 바로 중단하고 안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고 신 교수는 강조했다.
또 ALK 표적항암제를 사용했을 때 부종이 발생한 경우에는 우선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유지하고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게 좋다. 이같은 생활습관 교정으로 부종이 해결되지 않을 때는 "이뇨제 처방 같은 것들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신 교수는 설명했다. 3세대 ALK 표적항암제 로비큐아에서 흔한 부작용인 고지혈증에는 표적항암제 용량을 조절하거나 스타틴 같은 약제 복용이 권고된다.
ALK 표적항암제 부작용으로 근육통증, 압통, 근무력증 등이 발생했을 때의 치료 약물은 현재 특별한 것이 없어서 증상이 너무 심하다고 하면 표적치료제의 용량을 조절한다. 또, ALK 표적항암제 부작용으로 다리에 말초신경병증이 생겼을 때는 부드러운 양말 위주로 신고 앞쪽이 뾰족하거나 너무 죄는 신발이나 양말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같이 폐암 치료 중 부작용으로 표적치료제 용량을 줄이면 부작용이 사라져도 다시 용량을 올리지는 않는다. 이런 까닭에 폐암 환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표적치료제의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인데, 그렇지 않다.
신아영 교수는 "용량을 다시 올리지는 않고 용량을 감량한 상태에서는 감량한 용량으로 유지하게 된다. 환자들이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용량을 감량하게 되면 효과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이미 연구에서 환자들의 약제 용량을 감량하더라도 효과는 감량하지 않은 군과 차이가 없다는 것이 보고가 되었기 때문에 부작용이 있을 경우는 약제를 적극적으로 감량하는 것이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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