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미사일처럼 암에 많이 나오는 단백질에 가서 폭탄 터트려
특정 단백질 발현 '암세포' 주변서 강력한 항암 치료 효과 발휘
표적치료제와는 달라…꼬리에 항암제 단 표적치료제로 설명도
암세포 주변에도 영향…엔허투, 세포독성항암제와 부작용 유사
기존 항암제보다 효과 좋고 더 오래가지만 어느 시점엔 나빠져
세포독성항암제, 표적치료제, 면역치료제와 다른 개념의 항암제인 '항체약물접합체(ADC, Antibody-Drug Conjugates)'는 특정 항원에만 반응하는 '항체'에 치료 효과가 뛰어난 '항암제'를 결합해 암세포에 강력하게 작용하게 만든 새로운 카테고리의 항암제다. ADC를 매직 블렛(Magic Bullet), 즉 '마법의 탄환'이라고도 하는데, 그 이유가 있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경훈 교수는 대한종양내과학회의 유튜브채널(KSMO TV) '그 암이 알고싶다'에서 "항체약물접합체는 화학적으로 어떤 표적이 딱 결합하는 것뿐 아니라 미사일처럼 유도해서 가는 개념일 수 있는데, 암에 많이 나오는 단백질(항원)에 가서 딱 붙어서 거기에 (항암제라는) 폭탄을 터트린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항체약물접합체는 표적치료제와 꽤 유사한 기전의 약이지만, 정확히 암세포에만 작용하는 표적치료제로 분류하지는 않는데 그 이유가 있다.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 채희정 교수는 쉽게 '꼬리에 항암제를 달고 있는 표적항암제'로 항체약물접합체를 설명하기도 하는데 "암에 많이 발현되는 물질들을 찾아 들어가서 그 물질을 만나고 난 다음에야 꼬리에 있던 항암제를 떼게 된다"며 암세포 주변에서 꼬리에 있던 항암제가 터지며 고농도로 효과를 발현한다고 짚었다.
이런 까닭에 항체약물접합체는 우리 몸의 다른 곳에 영향을 주면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항체약물접합체는 유방암 치료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데, 현재 유방암에 국내 허가된 항체약물접합체는 HER2, TROP-2 등을 표적한 약제들이며, 이들의 부작용은 약마다 조금 다르지만 기존의 표적치료제와는 다르다.
현재 국내 유방암 치료에 허가 약제 중 HER2를 표적한 대표적 항체약물접합체가 '엔허투'이며, TROP-2를 표적한 대표적 항체약물접합체가 '트로델비'이다. 엔허투는 '트라스투주맙'이라는 항체에 '데룩스테칸'이라는 항암제를 단 것이고, 트로델비는 '사시투주맙'이라는 항체에 '고비테칸'이라는 항암제를 단 약제인데, 부작용도 다르다.
채희정 교수는 HER2 관련 항체약물접합체의 부작용에 대해 "항암제나 표적치료제가 갖고 있는 부작용들을 조금씩 공통으로 갖고 있다"며 "(엔허투는) 백혈구나 혈소판, 적혈구 같은 혈구 감소 부작용이나 울렁거리고 입맛 없고, 기운 없고 구토하고 설사하는 것 같은 부작용들은 기존 항암제랑 좀 비슷한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 교수는 "한 3분의 1의 엔허투 사용 환자는 항암제만큼은 아니더라도 탈모를 경험한다"며 이어 엔허투의 특이한 부작용으로 "간 수치가 오르는 게 조금 흔하고 특별히 감염이 된 게 아닌데도 약물 자체 때문에 폐렴이 생기기도 한다. 한 10명 중 1~2명에게 폐렴이 생기는 것으로 돼 있다"고 덧붙였다.
엔허투 사용으로 인해 폐렴이 생겼을 때, 굉장히 위독해지는 비율은 낮다. 채희정 교수는 "폐렴 때문에 산소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위독해지는 것은 훨씬 더 드물어서 100명 중 2~3명 정도"라면서도 "엔허투를 사용할 때 폐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 약물을 쓰면서 없던 기침이 생기거나 숨이 차면 의료진과 꼭 상의를 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TROP-2를 표적한 항체약물접합체인 트로델비의 부작용은 엔허투와 다르다. 이경훈 교수는 "트로델비는 메스꺼운 것도 약간 생기고 백혈구, 혈소판 같은 혈구 감소가 중요하다고 돼 있다. 상대적으로 엔허투는 정말 폐 부작용이 걱정되는데, 트로델비는 그런 부작용은 없다. 그런 면에서 백혈구 수치를 잘 보면서 투약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마법의 탄환 '항체약물접합체' 치료에도 현재 한계가 있기는 하다.
이 교수는 "획기적으로 좋은 약들인데, 그 효과가 전이 유방암을 정말 완치할 수 있어야 가장 환자들이 만족할텐데, 기존 항암제보다 효과가 좋고 더 오래가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 시점에는 나빠지고 그 다음에는 어떤 약을 쓸지 사실 굉장히 고민"이라며 "아직 정해진 게 분명치 않아 효과의 제한점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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