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혈액내과 김혁 교수에게 듣는 '저강도항암치료'
'저강도항암치료 관해율' 25%에서 50~60%로 상승돼
완치 목표 여부 아닌 '환자 상태'로 고강도·저강도 결정
저강도항암치료 도중 완치 위해 '치료 전략' 바뀌기도

급성골수성백혈병에서 저강도항암치료 개념이 최근 바뀌면서 완치 환자 비율이 늘 여지가 생겼다. 이제껏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중 완치를 목표로 할 때는 '고강도항암치료'를 하고 완치를 목표로 할 수 없을 때는 '저강도항암치료'를 하는 치료 접근이 이뤄졌는데, 최근 환자 상태가 '고강도항암치료'를 할 수 있느냐, 없으냐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하게 된 까닭이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급성골수성백혈병에서 저강도항암치료 개념이 최근 바뀌면서 완치 환자 비율이 늘 여지가 생겼다. 이제껏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중 완치를 목표로 할 때는 '고강도항암치료'를 하고 완치를 목표로 할 수 없을 때는 '저강도항암치료'를 하는 치료 접근이 이뤄졌는데, 최근 환자 상태가 '고강도항암치료'를 할 수 있느냐, 없으냐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하게 된 까닭이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급성골수성백혈병에서 저강도항암치료 개념이 최근 바뀌면서 완치 환자 비율이 늘 여지가 생겼다. 이제껏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중 완치를 목표로 할 때는 '고강도항암치료'를 하고 완치를 목표로 할 수 없을 때는 '저강도항암치료'를 하는 치료 접근이 이뤄졌는데, 최근 환자 상태가 '고강도항암치료'를 할 수 있느냐, 없으냐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하게 된 까닭이다.  

길병원 혈액내과 김혁 교수는 '길병원TV'에서 "최근 들어 저강도항암치료의 성적이 굉장히 좋아졌기 때문에 예전처럼 완치를 목표로 하는 환자는 무리해서라도 고강도항암치료를 하고, 완치를 목표로 하지 않으면 저강도항암치료를 한다는 개념은 지금은 조금 맞지 않는다"고 바뀐 치료 현실을 짚었다. 

이어 김 교수는 "고강도항암치료가 가장 표준치료이기 때문에 고강도치료를 할 수 있으면 고강도치료를 한다. 고강도치료를 할 수 없는 상황이면 저강도항암치료를 한다"며 "치료 목표를 완치로 잡았기 때문에 고강도치료를 하고 완치를 포기했기 때문에 저강도치료를 한다는 것은 지금 성립하지 않는다. 치료 목표는 모두 동일할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현재 상태가 고강도치료를 할 수 있느냐만 따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에게 저강도항암치료를 한다고 해서 모두가 완치를 포기했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에게 저강도항암치료를 하게 되는 것일까?

먼저 75세 이상 고령이 저강도항암치료의 대상이다. 김혁 교수는 "75세가 넘어가면 괜찮아 보인다고 할지라도 장기기능이 많이 노화돼 있다"며 "75세 이상에서는 고강도치료가 조금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심장기능이 떨어져 있는 환자도 저강도항암치료를 한다. 김 교수는 "고강도치료에 들어가는 약이 심장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약"이라며 "심장기능 자체가 처음부터 떨어져 있다면 고강도치료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폐기능이 매우 떨어져 있는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도 저강도항암치료의 대상이다. 항암치료로 폐렴 등이 생기면 생명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따라서 폐기능이 떨어져 있는 환자도 저강도치료를 선택한다. 

마지막으로 일상생활에 제약이 있는 사람도 저강도항암치료의 대상이다. 김혁 교수는 "거의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있어야 되거나 침대 밖 생활이 전체의 50%가 안 되는 경우"라며 "일상생활이 전체적인 환자의 기능을 나타내기 때문에 일상생활의 제한이 저강도항암치료를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는 급성골수성백혈병의 치료 목표를 완치로 잡느냐에 따라서가 아니라 이같이 4가지 경우일 때 저강도항암치료를 하고, 이외에는 고강도항암치료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저강도항암치료의 성적이 달라졌기에 이같이 치료 개념이 바뀐 것일까?

김 교수는 "고강도항암치료를 했을 때 관해가 되는 비율이 연령마다, 병의 위험도에 따라 다 다르지만, 고강도항암치료 관해 비율이 보통은 50~70%"라며 "저강도항암치료는 (예전에) 기본적으로 25%의 관해 비율을 갖고 있어서 고강도치료를 할 수 있으면 무리해서라도 저강도치료를 하지 않고 고강도치료를 하는 것이 당연했다. 지금은 저강도치료의 관해 비율이 최소한 50%, 또는 60% 수준까지 올라가 고강도항암치료의 치료성적과 상당히 유사해졌다"고 짚었다. 

이어 "저강도치료는 고강도치료와 달리 완전 관해를 첫 번째 치료에서 굳이 얻어야 되지는 않는데, 첫번째 (사이클의) 치료가 끝나고 두 번째 치료가 들어가기 전에 완전 관해가 되는 비율이 상당히 높다"며 "전체 관해 비율이 50~60% 정도라고 하면 한 70~80%는 첫번째 치료에서 관해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까닭에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중 저강도항암치료를 받는 환자 가운데 최근 새로운 치료 전략을 짜는 경우가 의료현장에서 요즘 적지 않다.

김혁 교수는 "처음에는 저강도항암치료를 했다가 조혈모세포이식을 받고 완치를 시키겠다는 환자도 요즘 상당히 많다"며 "처음에 감염 등 때문에 고강도항암치료를 못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강도항암치료를 시작했는데, 관해도 잘 되고 환자 상태도 좋아져 조혈모세포이식으로 넘어가 완치를 위한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저강도항암치료는 저메틸화치료(외래 기반의 5일간의 주사치료 또는 7일간의 주사치료 중 선택. 치료 효과 유사)와 함께 BCL-2라고 하는 유전자를 억제하는 경구약제를 지속하는 4주 사이클로 투약하는 것을 반복하는 치료로, 치료가 고강도항암치료에 비해 여러 면에서 수월하다. 

김 교수는 "저강도항암치료 과정은 어렵지 않다. 고강도항암치료는 모두 입원해서 치료하지만 저강도항암치료는 일반적으로 외래에서 치료한다"며 "저강도항암치료는 두 가지 약을 쓰는데, 치료 약 자체의 부작용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저강도항암치료 목표는 사실 완전관해를 빨리 얻어 완치를 위한 치료를 가겠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치료는 반복치료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4주 간격으로 주사(5일 또는 7일의 외래 연속 주사 치료법)와 먹는 약 치료를 반복하는 일을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는 재발하거나 완치를 목표로 한 치료로 치료법을 변경할 때까지 지속해야 된다.

김혁 교수는 "저강도치료는 관해는 상당히 잘 된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완치하는 치료는 아니다. 저강도치료를 계속해서 하겠다는 이야기는 언젠가는 재발이 될 것이라는 것을 기본적으로 생각해야 된다"며 "저강도치료를 계속 유지할 때 목표는 관해가 됐거나 지금 현재 상태가 좋아진 것을 최대한 길게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짧으면 몇 달 일 수도 있고, 길면 몇 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예전 같으면 고강도치료를 못 해서 관해도 잘 안 되고 일상생활도 어렵고 금방 사망했을 환자가 (지금은) 저강도치료를 해서 관해가 잘 되고 따라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며 "병을 최대한 길게 조절해서 일상생활을 잘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강도항암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만약 저강도치료를 받던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가 완치를 위해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을 계획이라면 환자는 저강도항암치료를 조혈모세포이식을 받기 전까지 유지해 병이 나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혁 교수는 "저강도항암치료는 완치가 되지 않는다. 반드시 알아야 될 것은 (저강도치료만 하면) 언젠가는 재발한다는 것"이라며 "처음에 저강도항암치료를 받았지만 지금 관해가 잘 됐고 몸 상태도 괜찮고 이제 완치를 위한 치료로 바꾸고 싶다면 완치를 위한 치료 전까지 저강도항암치료를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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