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암병원 이기쁨 교수에게 듣는 '소세포폐암'

치료성적이 최하점인 폐암 중에서도 더 치료성적이 낮은 소세포폐암의 치료 전략에 변화가 예고된다. 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에 기존 세포독성치료제보다 부작용은 적고 치료 효과 높은 세포독성항암제 '러비넥테딘'이 도입된 데다 최근엔 3차 치료로 이중특이항체치료제 '탈라타맙'이 개발된 까닭이다. 

대부분 흡연자에게 생기는 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15~20%를 차지하는데, 굉장히 빠르게 퍼지는 공격적 특성을 보이며 다른 종류의 폐암과 다르게 1기, 2기, 3기, 4기로 나누지 않고 제한기와 확장기로 구분한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이기쁨 교수는 대한폐암학회 유튜브 채널 '폐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서 소세포폐암에서 2차 치료로 투여 가능한 '러비넥테딘'과 최근 3차 치료로 화두가 되는 '탈라타맙'이 최신 치료로 떠오르는 점을 지목했다.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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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포폐암, 수술 불가 비율 높아…항암·방사선치료 반응률 좋아

소세포폐암은 진단 당시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진단되는 환자 비율이 높다. 한쪽 폐에만 암이 있을 때는 '제한기', 타 장기로 전이가 됐을 때 '확장기'로 분류하는데, 소세포폐암의 경우는 70%가 진단 당시 확장기이다.

이기쁨 교수는 "소세포폐암의 특징은 진단 당시 상당히 많은 환자들이 이미 폐 외 장기로 전이가 돼 있다는 점"이라며 "그만큼 소세포폐암은 매우 빠르게 자라며 전신으로 전이되는 암이기 때문에 진단 당시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행인 점은 소세포폐암이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에 반응이 좋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진단 당시 소세포폐암 제한기를 진단받았다면 적극적으로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같이 받아야 한다"며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마치고 치료가 잘 됐다고 해도 뇌로 잘 전이가 되기 때문에 뇌전이 예방을 위해 예방적 뇌 방사선치료도 한다"고 설명했다. 

고대안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임채홍 교수도 "소세포폐암에 방사선치료를 하게 되면 반응을 빨리 잘 하는 편이기 때문에 진단 당시에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고, 제한기일 때는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같이 하게 되고, 확장기인 경우에는 항암치료를 하고 나서 치료 경과에 따라 좀 유리한 경우에 방사선치료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임채홍 교수는 "소세포폐암의 특징 중 하나가 뇌쪽으로 병이 잘 올라가서 뇌전이를 잘 일으킨다"며 "진단이 되지 않았더라도 뇌전이가 부검을 했을 때 50% 이상 있었다는 결과도 있어서 예방적 방사선치료를 한다. 뇌 방사선치료를 2주 정도하게 되면 뇌전이 가능성이 줄어서 암의 경과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확장기 소세포폐암 1차 치료성적 UP_면역항암제 '아테졸리주맙'

소세포폐암 확장기 최신치료는 면역항암제인 '아테졸리주맙'에 세포독성항암제인 카보플라틴 또는 시스플라틴과 함께 에토포사이드를 쓰는 전략이다. 

아테졸리주맙+에토포사이드+카보플라틴 병합요법군과 위약군인 에토포사이드+카보플라틴 병합요법군을 비교한 임상연구(Impower 133)에서 무진행생존기간(약물치료 후 질병의 진행까지의 시간)이 아테졸리주맙+에토포사이드+카보플라틴 병합요법군 5.2개월, 위약군 4.3개월이었다.

전체 생존기간도 아테졸리주맙+에토포사이드+카보플라틴 병합요법군은 12.3개월, 에토포사이드+카보플라틴 병합요법군은 10.3개월이었다.

이기쁨 교수는 "소세포폐암의 경우, PD-L1과 종양변이부(TMB) 발현과 상관 없이 아테졸리주맙의 효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확장기 소세포폐암 2차 치료성적 UP_세포독성항암제 '러비넥티딘' 

확장기 소세포폐암에서 1차 치료로 아테졸리주맙+에토포사이드+카보플라틴 병합요법을 했지만, 효과를 못 봤을 때도 또 다른 치료옵션을 써볼 수 있는데 여기에 최근 신약 '러비넥티딘'이 등장해 치료성적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 교수는 "카보플라틴 병용요법 항암제는 백금기반 화학요법이라고 하는데, 1차 백금기반 화학요법에 실패한 전이성 소세포폐암의 경우는 2차 요법으로 러비넥티딘을 투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비넥티딘은 세포독성항암제로, 암세포의 DNA 전사 억제를 통해 암을 죽이는 약제다. 기존 항암제인 토포테칸, 벨로테칸, 이리노테칸 등에서 나타나는 혈소판 저하, 골수기능 저하 같은 혈액학적 독성은 적고 치료 효과는 더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기쁨 교수는 "러비넥티딘의 부작용은 다른 세포독성항암제와 비슷하게 골수기능 저하로 인해 호중구감소증, 혈소판저하증이 관찰되지만 다른 약제에 비해 부작용 발생 빈도가 적은 편"이라며 "이러한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는 필요 시 백혈구 촉진제 또는 항생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2상 임상연구에서 러비텍티딘의 전체 반응률은 35%, 반응 지속 기간은 5.3개월, 무진행생존기간은 3.5개월, 전체 생존기간은 9.3개월이었다"며 "토포테칸, 벨로테칸, 이리노테칸보다 전체 반응률과 치료 지속 기간, 전체적인 무진행 생존기간이 조금 더 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비넥티딘은 3주 간격으로 1회 투여하게 되며, 투여 시간이 약 1시간 소요된다. 이 교수는 "항암치료를 하면서 2~3개월 간격으로 CT를 찍고 항암치료 반응을 살피면서 치료에 반응이 있고 부작용이 없다면 이어서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확장기 소세포폐암 3차 치료성적 UP_이중특이항체치료제 '탈라타맙' 

확장기 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에 실패했을 때도 최근 치료성적 향상을 이끌 것으로 예견되는 치료제가 나와 관심이 주목된다. DLL3와 CD3를 표적으로 개발된 이중특이성 T세포관여항체 신약 '탈라타맙'의 등장이 그것이다. 

이기쁨 교수는 "소세포폐암은 신경내분비암의 일종으로 알려져 있는데, 소세포폐암에서 비정상적으로 DLL3를 발현한다. 탈라타맙은 면역세포인 T세포의 CD3와 결합하고 암세포의 DLL3와 결합해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전을 가진 약물"이라며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 감작을 잘 하게 도와 치료 효과를 높인다는 점을 짚었다. 

이 교수는 "이전 치료에 실패한 소세포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탈라타맙을 2주 간격으로 10mg 또는 100mg 투여한 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반응률은 각각 40%, 32%였다"며 "탈라타맙을 10mg 투여한 그룹에서 치료 효과가 더 높고 부작용이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탈라타맙을 2주 간격으로 10mg 투여한 환자들이 객관적 반응률이 더 높게 보고가 된 이유는 부작용이 더 낮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기쁨 교수는 "환자들이 조금 더 오래 지속적으로 투여할 수 있었기 때문에 반응이 더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탈라타맙의 대표적 부작용은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 즉 '사이토카인 폭풍'이다. 탈라타맙으로 인해 면역세포들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고열, 오한 등의 증상들이 발생하게 되는 까닭이다.

이 교수는 "그 외에도 울렁거림, 구토, 두통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은 보통 첫 투약 또는 두 번째 투약 시간에 나타나기 때문에 수액과 더불어 보존적 치료를 하면 충분히 치료를 이어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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