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방사선·항암치료 모두 가능한 경우도 있어

구강암 진단 뒤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으로 암세포를 사멸했다는 판정을 받았어도 사그러진 구강암이 재발할 위험에서 100% 벗어나기는 현재의 치료로는 어렵다. 실제로 적지 않은 구강암 환자들이 재발을 겪는다. 현재 재발 구강암 치료성적은 완치율 50% 미만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치료성적이 낮은 '재발 구강암'은 어떻게 치료가 이뤄지고 있을까?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정만기 교수는 유튜브 채널 '삼성서울병원'에서 "재발이 확인되면 이비인후과, 방사선종양학과, 혈액종양내과 등 두경부암과 관련된 모두 교수진들이 모여 추후 치료를 같이 논의한다. 재발암의 경우에는 처음 치료하는 경우보다 치료가 매우 까다롭고 환자마다 경우의 수가 다양하기 때문에 환자 맞춤으로 최선의 치료를 찾아야 한다"고 짚었다. 

구강암은 입천장부터 잇몸, 볼점막, 혀, 혀밑바닥, 어금니 뒷부분, 턱뼈나 입술, 구인두인 혀의 후방부, 목과 연결된 부위 등에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입안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구강암은 입천장부터 잇몸, 볼점막, 혀, 혀밑바닥, 어금니 뒷부분, 턱뼈나 입술, 구인두인 혀의 후방부, 목과 연결된 부위 등에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입안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재발 구강암은 완치율이 낮고 치료 합병증이 커 다학제진료를 통해 여러 과의 구강암 전문 교수진이 모여 환자에게 가장 맞춤한 치료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다른 어떤 암보다 필요하다. 다학제진료에서는 환자의 기존 치료 병력과 검사 기록을 검토하고 필요한 추가 검사를 한 후, 여러 교수들이 환자를 직접 만나 치료 의견을 조율한다. 그렇다면 재발 구강암에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 모든 치료를 총동하는 것도 가능할까?

정만기 교수는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가 가능한 경우들이 있다"며 "재발 부위가 국한돼 있고 수술적으로 완전 제거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수술할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의 환자들이 이미 수술치료를 받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발이 있는 경우 수술의 난이도가 당연히 처음 치료보다 굉장히 높게 되고, 수술 이후에도 해당 부위의 상처 등이 잘 아물지 않는 경우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발 구강암 수술을 구제수술이라고 하는데, 처음 구강암 수술을 받을 때보다 구제수술은 까다로운 접근이 이뤄진다. 정 교수는 "구제수술에 따른 위험성과 수술 이후의 합병증, 수술로 완전한 제거가 가능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술을 결정한다. 암이 치료되는 경우가 50% 정도이기 때문에 수술 전 환자와 보호자들과 환자의 상태, 수술로 기대되는 예후, 합병증에 대해 충분한 상의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학제진료로 항암치료가 재발 구강암 환자에게 가장 맞춤인 치료로 결정되면 혈액종양내과에서 치료를 맡는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세훈 교수는 "이때 주된 치료방법은 혈관을 통해 투약하는 세포독성항암제"라며 "세포독성항암제는 2~3가지 약제를 병용해 외래에서 몇 시간에 걸쳐 서서히 투약한다. 투약주기는 통상 2~3주 간격이고 보통 입원 없이 집에서 생활하면서 경과 관찰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재발 구강암에는 부작용이 많은 세포독성항암제를 2~3가지 병행해 치료하기 때문에 예측되는 부작용과 관련헤 항암치료 전후 충분한 보조약제들을 투약하고, 집에서 필요시 증상에 따라 복용 가능한 약제들을 같이 처방한 상태로 치료를 진행한다. 최근에는 재발 구강암 항암치료에 면역항암제가 투입되면서 치료 성적은 올리고 부작용 위험은 낮출 수 있게 됐다. 

박세훈 교수는 "최근 구강암 환자의 항암치료에도 큰 발전이 있어, 면역항암제와 같이 우리 몸의 면역기능을 통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신약이 급여되고 있고 많은 환자들은 비교적 적은 부작용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며 면역항암제 치료 이외에 재발 구강암 환자들이 새로운 기전으로 개발된 다국적 신약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는 점을 짚었다. 

재발 구강암에는 방사선치료도 투입될 수 있지만, 이미 방사선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에게는 제한점이 있다.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양경미 교수는 "재발 구강암에 방사선치료도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도 "이전에 방사선치료를 하지 않았다면 큰 문제가 없지만, 방사선이 충분히 들어갔던 구강이나 목 부위에 다시 고선량의 방사선이 조사되는 것은 조직괴사나 신경손상의 위험이 굉장히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방사선치료 경험이 있는 재발 구강암 환자에게 다시 방사선치료를 결정하는 경우는 제한적이다. 양경미 교수는 "수술로 완전한 제거가 어려운 경우, 이전에 방사선치료 후 시간이 오래 지났고 병변이 국소적으로 위치해 있을 때는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환자와 충분히 상의해 방사선 재치료를 결정하고 시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방사선치료는 재발 구강암에서 암치료로도 쓰이지만 통증이 심한 경우에도 도움될 수 있다. 

재발 구강암엔 양성자치료가 도움된다. 양 교수는 "방사선이 사실 어디에 얼마나 쪼여지고, 어떻게 쪼여지느냐에 따라 부작용이 결정된다. 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양성자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며 "방사선 재치료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치료 환자들은 의료진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심각한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다른 치료 방법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해볼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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