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에게 듣는 'ctDNA 검사'
암 재발 위험 조기 평가해 맞춤치료 가능…국내서 검사 가능

재발암을 CT, MRI, PET 같은 영상검사보다 6개월 더 빨리 확인할 수 있는 검사가 있다. 바로 '순환종양 DNA(circulating tumor DNA, ctDNA) 검사'가 그것이다. ctDNA검사는 암세포에서 방출된 DNA 조각을 혈액 속에서 확인하는 검사법이다. 현재 ctDNA는 수술이 어렵거나 전이가 있는 암 환자에게 국내에서 실제 적용하는 검사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는 유튜브 채널 '서울아산병원'에서 이 병원의 종양내과 간담췌암팀에서 재발 위험이 높은 담도암 환자들에게 3개월 간격으로 ctDNA 검사를 진행한 연구를 통해 "ctDNA 검사가 재발암의 조기 경고 역할을 한다"며 "ctDNA검사로 영상검사보다 평균 6개월 더 빨리 재발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짚었다. 

ctDNA 검사는 암 재발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혁신적 도구이기도 하다. 실제 재발 위험이 높은 담도암 환자들에게 ctDNA 검사를 주기적으로 한 이 연구에서도 이 사실은 입증됐다. 유창훈 교수는 "ctDNA 검사가 재발 위험을 예측할 수 있었다"며 "항암치료 3개월 뒤 ctDNA가 검출된 환자들의 재발 위험은 8배로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다. 

또 ctDNA 검사로 치료 반응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 치료 계획을 변경해 환자맞춤치료를 할 수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창훈 교수는 "ctDNA 양성에서 음성으로 전환된 환자는 치료 효과가 크게 나타났고 재발 위험이 크게 감소했다. 반대로 음성에서 양성으로 전환된 환자들은 재발 위험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재발암을 CT 같은 영상검사보다 6개월 더 빨리 확인할 수 있는 검사가 있다. 바로 '순환종양 DNA(ctDNA) 검사'가 그것이다. ctDNA검사는 암세포에서 방출된 DNA 조각을 혈액 속에서 확인하는 검사법이다. 현재 ctDNA는 수술이 어렵거나 전이가 있는 암 환자들에게 국내에서 실제 적용하는 검사다.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재발암을 CT 같은 영상검사보다 6개월 더 빨리 확인할 수 있는 검사가 있다. 바로 '순환종양 DNA(ctDNA) 검사'가 그것이다. ctDNA검사는 암세포에서 방출된 DNA 조각을 혈액 속에서 확인하는 검사법이다. 현재 ctDNA는 수술이 어렵거나 전이가 있는 암 환자들에게 국내에서 실제 적용하는 검사다.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CT 같은 영상검사보다 6개월 더 빨리 암의 존재를 확인할 수 ctDNA 검사의 가치는 의료현장에서 아주 명확하다.

유 교수는 "암은 무한히 자라는 특성 때문에 대부분의 악성암 수술 후 재발 가능성이 존재한다. 수술 직후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미세한 수준의 암이 자라게 되면 추후 CT, MRI, PET 같은 영상검사에서 종양이 보이기 시작한다. 대략 1cm 정도가 되면 악성 여부를 영상검사에서 판단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창훈 교수는 "임상적으로 1cm 정도에서 재발이 발견되는 것이면 아주 빨리 발견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세포 수준에서 보면 1cm의 종양이 이미 1억개 이상의 암세포가 증식한 상태이기 때문에 그 심각도가 덜하다고 볼 수 없다"며 조기에 암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의 필요성을 짚었다. 

현재 의료현장에서 표준적인 암 수술 후 관리방법으로 ctDNA 검사를 하고 있지는 않다. 지금은 정기적으로 CT와 같은 영상검사나 혈액 종양표지자 같은 검사를 하고 있다.

유 교수는 "보통의 경우에 암 재발 위험이 높다면 3개월에 한 번씩, 높지 않다면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씩 이같은 검사를 한다. 이러한 방법들은 모두 현시점에서 최선이라고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명확한 단점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재 이뤄지는 보편적인 암 수술 후 관리방법의 단점은 무엇일까? 먼저 영상검사 관련 유창훈 교수는 "대표적으로 CT로 보면, 생각보다 보편화돼 있는 CT도 찍기 상당히 쉽지 않다. CT검사실 일정에 맞춰야 되고, 조영제도 써야 된다. 조영제 부작용이 있는 환자도 꽤 많은 데다 방사선 노출이라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혈액 종양표지자와 관련 유 교수는 "현재 기준으로 혈액 종양표지자들이 암의 재발을 정확하게 예측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이런 문제가 생기는 근본적인 이유는 혈액 종양표지자가 개별적인 암세포의 특징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보편적인 암 수술 후 관리방법에 미충족 수요가 있는 상황에서 ctDNA 검사는 '분자 수준의 잔존암(MRD)', 즉 현미경 수준에서만 보이고 영상검사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암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적 진보를 이뤄냈다. 

유창훈 교수는 "처음에는 종양이 이미 많이 진행된 환자에서만 ctDNA를 검출할 수 있었는데, 그 기술이 발전하면 이제는 CT로 종양이 보이지 않는 환자들에서도, 아주 미세한 정도의 암세포를 검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ctDNA 검사는 암 재발 여부를 '분자' 수준에서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영상검사와 종양표지자가 보완하지 못하는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최신 암 검사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 교수는 "환자 맞춤형 관리 측면에서 환자의 암 재발 위험을 조기에 평가하고 치료 계획을 조절할 수 있다"며 "또 MRD 음성인 환자는 치료를 피한다던지 CT 간격을 일반적인 경우보다 늘려서 개별적인 접근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ctDNA 검사를 통해 MRD를 확인하는 가장 큰 장점은  일단 환자 입장에서 편하다는 것이다. 유창훈 교수는 "여러 준비가 필요한 영상검사들과 달리 ctDNA는 혈액검사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검사의 단점도 물론 존재한다. 

유 교수는 "현재 ctDNA 검사를 통한 MRD 확인은 국내에서도 시행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비용이 비싸다.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설명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비용을 떠나서도 ctDNA검사가 제한점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했다.

이어 "어떤 검사이든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민감도와 정확도가 100%는 아니다. 즉 암이 재발되고 있는 중에도 ctDNA검사에서 ctDNA 음성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여러 번 측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ctDNA검사의 단점도 있다. 유창훈 교수는 "재발을 미리 안다고 해도 현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 약물치료 접근만 가능하다는 단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암 환자의 치료를 이전과는 거의 다른 수준으로 올리고 있다"며 "가까운 미래에 ctDNA검사를 이용해 손쉽게 수술 후 추적 관찰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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