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백이선 교수에게 듣는 '난소암'

난소암.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난소암.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국내 3대 부인암 중 하나인 '난소암'은 조기 진단이 잘 안 되는 데다, 다른 암과 비교해 치료 성적이 낮은 '난치암'으로 꼽힌다. 더구나 난소암은 재발률도 높은 암으로 꼽힌다. 이런 까닭에 '진행성 난소암 환자에게 수술 치료가 의미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던지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재발률이 높은 난치암 '난소암'일 때 수술은 의미가 없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백이선 교수는 유튜브 채널 '강북삼성병원'에서 "난소암이 굉장히 난치암이기도 하고 재발이 많기는 하지만 난소암 치료에서 수술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난소암 환자의 예후를 결정하는 요인 중 수술 치료의 결과인 '잔류 종양의 크기'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백이선 교수는 "수술로 병변을 최대한 많이 제거할수록, 남아있는 종양이 적을수록 난소암 환자의 생존율이 현저하게 높아진다고 보고되고 있다"며 "때문에 수술적 치료를 통해 병변을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술 뒤 항암치료를 하는 경우, 대부분의 난소암 환자가 정해진 동일한 항암치료를 받는다는 현실을 고려했을 때 치료 자체에서 차이를 만들고 예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은 수술적 치료"라고 짚었다.

난소암 치료 순서는 여전히 수술 뒤 항암치료로 진행될까? 꼭 그렇지는 않다. 백 교수는 "먼저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를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난소암은 진행성으로 발견돼 수술 범위가 굉장히 넓어지고 수술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자가 고령이나 다른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 긴 시간의 수술을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 있어서는 먼저 항암치료를 하고 병변을 최대한 줄여 수술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모든 난소암 환자가 수술을 받으면 임신 불가한 상황이 되는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난소암은 병변을 최대한 많이 제거하는 것이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까닭에 적극적인 수술 치료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젊은 여성에서 발생하는 난소암 중 초기 난소암 즉 한쪽 난소 종양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는 종양이 있는 쪽 수술을 진행하고 반대편 난소를 보존하고 자궁을 보존하는 수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백이선 교수는 "이 경우에는 수술 후에도 임신이 가능한 상황이 될 수 있지만, 초기 난소암에 한 한 경우"라고 선을 그었다. 이외의 난소암은 수술받으면 임신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백 교수는 "난소암 수술 같은 경우에는 난소 종양만 제거하는 게 아니라 자궁도 제거하게 되고 주변의 전이성 병변을 광범위하게 제거하는 수술을 하기 때문"이라며 "자궁과 난소가 다 제거된 상황에선 임신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복부 장기 중 하나인 난소에 종양이 생긴 '난소암' 환자에게는 배가 볼록한 증상이 있을 것이라고 흔히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진행성 난소암의 대표적인 증상인 골반 종괴로 인해 나타나는 것은 복수이고, 복수로 인해 복부 팽만감, 복통, 소화장애, 복부 통증, 소화장애 등이 생길 수 있다. 더구나 복부 팽만감이 꼭 난소암의 증상만은 아니라는 한계도 있다.  

백이선 교수는 "복부 팽만감이나 팽창감이 생기는 경우에 난소암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사실 이러한 증상이 난소암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때문에 이러한 증상이 있다고 난소암을 바로 의심하는 것은 조금 성급한 진단일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있을 경우에 여러가지 원인에 대해 감별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이 난소암을 막을 수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맞는 말일까? 그렇다. 백 교수는 "난소암은 난소에서 일어나는 배란 횟수와 비례해 증가한다"며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면 배란을 일어나지 않게 함으로써 피임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경구 피임약을 복용한다면 난소암을 예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임약의 난소암 예방 효과에는 단서 조항이 있다. 백이선 교수는 "다만 피임약을 복용할 때 개별적으로는 부작용이나 이상 반응이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조절되는 범위 내에서 난소암을 막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며 "피임약과 비슷한 개념으로 임신하고 모유수유를 하는 동안 배란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임신을 하거나 출산 후 모유수유를 하는 경우에도 난소암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흔히 난소암과 유방암은 연관이 있다고 하는데, 이는 맞는 말일까?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에는 분명한 연관이 확인돼 있다. 바로 BRCA 유전자 변이 등이 그것이다. 백 교수는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난소암과 유방암의 유병률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며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에 유방암과 난소암의  상대 위험도가 20배에서 30배 정도까지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있다. BRCA 유전자 변이가 발견된 경우에는 위험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백이선 교수는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여성의 경우에는 난소암의 예방을 위해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과, 40대 이후에 예방적으로 난소난관절제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며 "유방암 관련해서도 정기적인 검진을 하는 것이 권고된다"고 설명했다.    

조기 발견이 어려운 난소암을 위해 건강한 여성들이 난소암 검진을 하는 것이 필요할까? 그렇지는 않다. 백 교수는 "증상이 없는 일반적인 환자에서 난소암 조기 발견에 대한 유용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연구 결과로 확인되지는 않다"며 "일반적인 '양성 난소 낭종'이 있는 경우에는 초음파검사와 CA125 검사를 통해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하는 것이 굉장히 좋은 추적 관찰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백이선 교수는 "난소암은 우리나라 부인암 중 세번째로 유병률을 보이고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난치암으로 분류된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혹은 증상이 있을 때 신속한 진료를 통해 치료를 하는 것이 좋은 예후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며 "난소암은 유전적 요인이 중요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유전자검사를 통해 위험성을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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