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홍정용 교수에게 듣는 '췌장암 항암치료'
KRAS 변이, 췌장암 환자 약 90%서 발견…약 개발 활발
암 치료의 성적 지표 중 하나인 5년 생존율이 20%에도 못 미치는 췌장암은 기존 세포독성항암제 보다 치료 성적을 끌어올리고 있는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의 도입마저 느린 암이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홍정용 교수는 유튜브 채널 '삼성서울병원'에서 "췌장암에서 조금 안타까운 것은 세포독성항암제는 여전히 개발되고 있고 실제 치료 성적의 향상을 이끌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의 개발이나 발전이 조금 더디다는 것이 한계"라고 짚었다.
홍정용 교수는 "실제로 면역항암제는 췌장암 진료현장에서 거의 쓰이지 않고 있다"며 "다만 표적항암제에 있어서 지금 췌장암에서도 몇 가지 성공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브라카(BRCA1, BRCA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췌장암 환자에서의 PARP억제제"라고 설명했다.
실제 폴피리녹스 같은 항암제에 효과가 있을 때, 브라카 변이가 있는 췌장암 환자는 표적항암제를 현재 쓸 수 있다. 홍 교수는 "암 유전체검사에서 브라카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에는 유지요법으로 현재 PARP억제제가 사용 가능하다"며 "브라카 돌연변이가 있어서 PARP억제제가 사용 가능한 환자 비율은 5% 내외"라고 했다.
그러나 췌장암에서 표적항암제 도입은 요원하지만은 않다. 췌장암 환자 대다수에서 발견되는 항암 치료 타깃이 있기 때문이다. 홍정용 교수는 "KRAS 돌연변이가 사실 췌장암 환자에서 거의 대다수 10명 중 9명에서 발견된다"고 말했다.
KRAS 유전자 돌연변이 중 KRAS G12C 돌연변이의 경우에는 쓸 수 있는 표적항암제도 나와 있다. 홍정용 교수는 "KRAS G12C 돌연변이는 지금 표적항암제가 실제로 개발돼 췌장암 환자에서도 효과가 입증돼 사용이 가능한데, 전체 췌장암 환자에서 발견되는 KRAS 돌연변이 가운데 G12C 타입의 돌연변이는 1~2% 내외"라고 했다.
홍 교수는 "실제 췌장암 환자는 KRAS 돌연변이 중 G12D, G12V와 같은 다른 타입의 돌연변이가 훨씬 흔하다. 그런 표적항암제들의 초기 임상 연구 결과가 좋고, 지금 개발이 아주 적극적으로 되고 있기 때문에 아마 조만간 KRAS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표적항암제가 실제 진료현장으로 들어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췌장암에서 중요한 표적은 또 있다. 바로 클라우딘18.2가 그것이다. 홍정용 교수는 "클라우딘18.2라는 표적도 굉장히 췌장암에서 중요한 표적인데, 위암에서는 이미 효과가 입증되고 표준치료로 넘어왔다"며 "실제로 췌장암에서도 클라우딘18.2 발현이나 표적항암제 효과가 어느 정도 초기 임상에서 있기 때문에 현재 여러 임상연구들이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같은 치료제의 개발로 췌장암 극복이 가능할까? 홍 교수는 "췌장암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암종도 마찬가지지만, 절대적으로 치료제의 발전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완치가 가능한 상태로 일찍 발견돼 완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들을 높이는 게 꼭 동반돼야 한다"고 짚었다.
홍정용 교수는 "다만 췌장암은 다른 위암이나 대장암처럼 내시경으로 선별검사를 하거나 확립된 조기 발견법이 아직까지 없다. 그런 것들이 여전히 도전적인 과제"라며 "피검사로 어떤 특정 암 혹은 여러 암들을 조기 발견하는 것도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계속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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