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FR·ALK 변이 비소세포폐암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효과 확인
안명주 교수 “새 치료전략 유효성 입증…더 많은 환자에 기회 제시”
국내 의료진이 한국인을 비롯해 동양인에 많은 것으로 알려진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에서 '면역항암제'를 사용한 새 치료 전략’의 효과를 입증해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서울병원은 이 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박세훈 교수 연구팀과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소속 국내 15개 기관 연구진이 EGFR, ALK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항암제를 활용한 면역-화학 병용요법의 임상적 효능을 3상 임상시험(ATTLAS 연구)으로 밝혀냈다고 24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진행되고 있는 유럽종양학회(ESMO) 국제학술대회에서 ‘최신 임상연구 초록(Late-breaking Abstract)’으로 채택됐고,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학회지인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도 공개됐다. 돌연변이 양성 폐암 환자에서 국내 의료진이 제시한 치료 전략이 ‘새로운 치료방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뚜렷한 폐암은 표적항암제로 치료하는 게 일반적이다. 국내에 많은 EGFR이나 ALK 변이 양성 환자에서 1차 치료제로 티로신키나아제 억제제(TKI)를 쓰는 게 대표적이다.
문제는 환자에서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TKI 억제제의 내성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후 치료의 대안으로 면역항암제를 꼽기도 하지만,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는 다른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비해 제한적인 임상적 효과는 풀어야 할 과제였다.
이에 연구팀은 면역항암제와 항혈관억제제, 항암화학 병용요법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표적항암치료 이후 흔히 쓰는 백금 기반 세포독성항암치료에 면역항암제를 항혈관억제제와 함께 더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연구팀은 국내 16개 의료기관에서 모집한 EGFR 변이 환자 215명과 ALK 변이 환자 13명 등 총 228명을 무작위로 나눈 뒤 환자군을 둘로 나눠 치료 전략을 달리했다.
한 쪽에는 면역항암제인 아테졸리주맙과 치료 효과를 증진시키는 베바시주맙, 기존 백금 항암 치료법에서 쓰이는 파클리탁셀, 카보플라틴을 추가했다. 다른 한 쪽에는 표적항암제 이후 표준 치료방식인 페메트렉시드에 카보플라틴 또는 시스플라틴을 병용 투여했다. 이후 연구팀은 두 집단의 예후를 비교·분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치료 반응율은 면역항암제 병용 투여 때 69.5%로 기존 치료군의 41.9%보다 높았다. 또 무진행생존기간도 면역항암제 병용 투여군이 8.48개월, 기존 치료군 5.62개월로 병의 진행 위험 역시 38% 가량 낮았다.
이러한 경향은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가늠하는 지표인 PD-L1의 발현율이 증가할수록 함께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종양침윤림프구의 밀도가 높았던 경우에도 비슷한 효과가 확인돼 치료에 반응을 보일 대상을 확실히 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팀은 풀이했다.
박세훈 교수는 “폐암이란 큰 병과 싸우면서 내성을 경험한 환자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새로운 치료를 찾게 된다”며 “어려운 길임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암과 싸울 치료 옵션이 있다는 희망을 주고자 연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안명주 교수는 “새 치료 전략이 유효하다는 것을 입증해 더 많은 환자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다만 늘어난 약제만큼 심각하진 않더라도 부작용 우려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더욱 안전하고 정교한 방법으로 환자를 선별해 치료할 수 있도록 연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만성 간질환 앓는다면 A형 간염 백신 접종 필수…생고기·조개류 주의를
- 국산 카티 '안발셀', 임상2상에서 약효 높을 때의 특징 확인
- 키트루다‧파드셉 효과 첫 공개…요로상피암 1차 치료 ‘왕좌’ 바뀐다
- 첫 국산 항암 블록버스터 신호탄 쏜 '렉라자', 유럽에서 집중 조명
- 유방암 신약 '버제니오', 2년 치료 완료 뒤에도 5년까지 효과 지속
- 목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내 아기…조기 발견 중요한 '사경'일수도
- 유방암 약 '타목시펜', 자궁근종 환자에게 '자궁근육종' 위험 높인다
- 뇌졸중 환자 한해 62만…초고령사회 특히 주의해야 할 뇌혈관 질환
- 가을 타서 슬퍼 우는 것이 아니다…찬바람에 주륵주륵 ‘눈물흘림증’
-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 1차 치료에 변화 가져온 신약 '폴라이비'
- 환절기 '감기약' 복용 중 '전립선비대증' 많이 진단되는 이유
- 녹내장 환자, 반드시 금주해야 하는 이유…"실명 위험 낮춘다"
- [헬스로그 명의] 피부암, 증가세에도 관심도 낮아…점·검버섯과 감별을
- 방광암 1차치료 급변 조짐…실제 치료로 이어지기까지 과제 '산적'
- 우울증 여성의 해마 타우린 농도, 일반인 대비 20% 낮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