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질심 통과 후 2년 가까이 기다렸는데...결렬만은 아니길"
대장암 치료제 '비라토비(성분명 엔코라페닙)'의 보험급여 적용이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오노약품공업은 최근 '비라토비'의 약가협상을 기한 내 타결하지 못하고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라토비는 이전에 치료 경험이 있는 BRAF V600E 변이 전이성 직결장암 환자에서 '세툭시맙'과 병용요법으로 사용되는 표적항암제다. 3상 임상시험을 통해 기존에 널리 사용되고 있던 '이리노테칸/FOLFIRI + 세툭시맙' 병용요법 대비 생존 혜택을 입증하며 세계 유수의 가이드라인에서 BRAF V600E 변이 대장암 치료에 우선 권고된 유일한 약제이기도 하다.
오노약품공업은 지난 2021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라토비의 품목허가를 받은 후 곧바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 신청을 진행, 이듬해 1월 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까지 초고속으로 통과했지만, 이후 1년 반을 훌쩍 넘긴 지난 8월에서야 약제급여평가위원회로부터 급여 적정성을 인정 받았다.
식약처 허가를 받은 지는 2년 만에 약평위를 통과한 것. 그 사이 환자들은 한달에 1,200만원이 넘는 비용 부담에 국회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까지 올려가며 조속한 급여 심사를 호소하기도 했다.
환자들의 긴 기다림 끝에 최근 약평위 통과 후 비라토비의 급여 속도가 급물살을 타는 듯 보였지만, 결국 공단과 제약사 간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기한 내 협상에 실패했다.
이 같은 소식에 환자들의 불안감은 또다시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암질심 통과 후 곧 급여가 되리라는 희망을 품고 2년 가까운 시간을 버텨왔는데, 혹시라도 약가협상이 결렬되는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이다.
올 초 비라토비 급여화를 촉구하는 청원글을 올렸던 정 모씨는 최근 기자에게 메일로 불안감을 호소하며 "한달 한달이 환자에게는 매우 큰 경제적 부담"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정 모씨는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협상이 안 되는 일만은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며 "2년 가까운 기다림에 익숙해질 법도 한데, 혹시라도 그런 일이 벌어질까봐 매우 고통스럽다"고도 말했다.
무엇보다 환자들은 자신이 기다리고 있는 약제의 급여 심사 정보를 어디서도 알 길이 없다는 데 답답해 하는 모습이다.
정 모씨 역시 "비라토비의 약가협상 명령이 떨어지고 60일이 경과됐는데, 협상이 타결되었는지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현 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호소했다.
한편, 오노약품공업 관계자는 약가협상 연장 사실을 인정하며 "본사 승인 및 논의가 별도로 필요한 상황으로, (비라토비의 급여가) 예상보다 한 달 정도 미뤄질 것 같다"고 전해왔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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