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루타테라 횟수 제한·급여 확대 요구 국회 청원 올라와
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 "국내 루타테라 횟수 규제로 해외서 치료"
해외치료이력 근거로 환자 치료 권리 침해도…"환자 위한 행정을"
위장관, 췌장, 폐 등 전신에 분포한 내분비계세포 어디에든 생길 수 있는 신경내분비종양의 치료법인 '루타테라'에 대한 국내 치료 횟수 제한 규제로 해외원정치료를 감행할 수밖에 없는 환우와 가족들이 이 문제를 타계하기 위해 국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국내에서 가능한 루타테라 치료를 내 나라, 내 땅에서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지난 26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 진미향 회장의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약 루타테라에 대한 치료 횟수 제한 철폐 및 적용 확대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다.
진미향 회장은 "신경내분비종양은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투병하다 고인이 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으나 아직도 사회적 인식이 낮고, 희귀암이라는 이유로 치료제가 많지 않다"며 "치료제로는 호르몬치료제, 아피니토, 수텐 그리고 루타테라가 있다. 그 중 루타테라는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후 2022년 건강보험 급여로 등재되는 과정에서 급여 4회와 허가초과 사용 시 100% 비급여 2회를 포함, 최대 6회 치료를 받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루타테라는 신경내분비종양에만 발현되는 소마토스타틴 수용체를 표적한 핵의학 치료로, '소마토스타틴 유사 물질'과 방사성 동위원소 '루테슘'을 결합한 방사성의약품이다. 암세포의 소마토스타틴 수용체에 달라붙어 방사성 물질로 집중 포격하므로 강력한 표적치료 효과가 있다. 국내에서 받을 수 있는 루테테라 치료 횟수를 최대 6회로 제한한 결과는 신경내분비종양 환우들을 해외원정치료로 현재 내몰고 있다.
진 회장은 "6회 넘게 루타테라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는 치료 횟수 제한 때문에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는 치료를 받지 못하고 말레이시아, 독일, 인도 등지로 가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현실을 짚었다.
지난해엔 해외원정치료로 루타테라 치료를 받은 것까지 국내에서 치료를 받은 것과 동등한 선으로 보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삭감 조치를 하면서 국내 환자들의 치료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
진미향 회장은 "설상가상 최근 심평원에서 2020년 식약처 승인 전 해외에서 루타테라와 유사한 루테슘 4회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우리나라에서는 루타테라 치료 불가로 간주해 급여 삭감했다. 그 결과 식약처 승인 전에 해외에서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은 또다시 해외원정치료를 떠나야 할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루타테라에 대한 치료 횟수 규제는 일반적인 것도 아니다.
진 회장은 "외국에서는 환자가 루타테라 치료를 원하는 경우 주치의가 혈액검사, 환자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환자에 한해 치료 횟수 제한 없이 치료한다. 세계 어느 나라도 치료 횟수를 제한하는 나라는 없고, 오직 우리나라만 치료 횟수 제한을 둬 환자의 생사가 정부의 규제에 의해서 갈리고 있는 형국"이라고 짚었다.
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가 현재 정부에 바라는 것은 3가지다. 첫 번째는 루타테라의 급여 치료 횟수는 제한을 두더라도 비급여로 치료받고자 하는 환자에게는 치료 횟수 제한을 두지 말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루타테라는 현재 위장관 신경내분비종양의 경우 3차, 췌장 신경내분비종양의 경우는 4차 치료제로 쓰고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종양이 많이 커져야 쓸 수 있는 상황을 타계해 달라는 것이다.
진미향 회장은 "루타테라는 종양이 작을수록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문의들의 소견이 많고 환우회 환자들 개개인의 치료 경험에서 나타나는 현상도 전문의들의 소견과 유사한 경향"이라며 "종양 크기가 가장 작은 상태에서 1차 또는 최소한 2차 치료제로 쓸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세 번째는 과거 해외치료이력을 근거로 국내에서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진 회장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좀 더 살아보려고 투병 중인 환자가 1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가서 의사소통도 어려운 외국의 의사에게 내 몸을 맡겨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짐작해 보고, 자신의 가족이 이 상황에 놓여 있다고 한 번만 가정을 해봐달라"며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도 대한민국 국민답게 치료받고 싶다. 환자를 위한 행정으로 국민의 건강을 지켜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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