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병원 김아원 교수에게 듣는 '중증근무력증' 올댓가이드
낮에는 이기고 밤에는 지는 '낮이밤저' 형태의 근무력증이 있을 때 강력하게 의심해봐야 하는 희귀질환이 있다. 바로 신경에서 근육으로의 신호전달 과정에 이상이 생기면서 근육에 힘이 빠지는 병인 '중증근무력증'이다. 중증근무력증은 인구 10만명 당 약 5명에게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아이부터 노인까지 전연령층에 발병할 수 있는 병이다.
충북대학교병원 신경과 김아원 교수는 유튜브 채널 '충북대학교병원'에서 "눈꺼풀이 처지거나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 증상, 팔다리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거나, 사레가 들리거나 호흡이 가빠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쉽게 피로감을 느끼기도 한다"며 6가지 대표 중증근무력증 증상들을 설명했다.
중증근무력증의 대표적 특징은 이같은 6가지의 증상들에 '일중변동이 있다'는 것이다. 김아원 교수는 "아침에는 증상이 경하다가 오후나 밤이 될수록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같은 증상은 낮에도 쉬면 일시적으로 좋아지는 특징을 보인다.
그렇다면 중증근무력증은 대체 신경과 근육의 어떤 신호 전달에 문제가 생긴 것일까? 정상적으로 신경세포에서 아세틸콜린이 분비되면 이것이 근육세포의 수용체에 달라붙어서 근육세포를 활성화시키고 근육 수축을 일으켜 우리 몸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한다. 중증근무력증은 이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김 교수는 "중증근무력증 환자는 근육세포의 수용체를 공격하는 나쁜 항체를 갖고 있다. 이 나쁜 항체의 이름이 '항아세틸콜린 수용체 항체'"라며 "이 항체로 인해 수용체의 기능이 억제되거나 수용체 구조가 파괴되면서 신경에서 근육으로의 신호전달이 원활하게 일어나지 않게 되고 근육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체검사·반복신경자극검사·흉부CT '3종 검사'로 진단
중증근무력증 진단은 3가지 검사가 기본이다. 먼저 이 병의 대표적 유발 요인인 항아세틸콜린 수용체 항체가 환자의 혈액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로 필요하다. 두번째는 반복신경자극검사(Jolly Test)를 하는 것이다.
김아원 교수는 "이는 신경을 자극해서 근육에서 생성되는 전기신호를 측정하는 검사"라며 "중증근무력증 환자들 같은 경우는 신경을 반복적으로 자극했을 때 근육에서 생성되는 전기신호가 눈에 띄게 감소하는 소견을 보인다. 이것으로 중증근무력증을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검사는 나쁜 항체인 '항아세틸콜린 수용체 항체'가 가슴 속에 있는 흉선종이라는 종양에 의해서 생성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때문에 흉부 CT를 촬영해서 흉선종 유무를 파악을 해야 한다.
흉선종 없을 때도 '흉선제거술' 증상 완화 효과
중증근무력증은 약물치료와 혈장교환술, 흉선제거술 3가지 치료법이 현재 이뤄지고 있다. 김 교수는 "피리도스티그민, 스테로이드, 각종 면역억제제, 면역글로블린 주사, 리툭시맙 같은 단클론항체약물 같은 항암치료까지 다양한 약물치료가 있다"며 또 피를 깨끗하게 걸러주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는 '혈장교환술'도 시도된다고 밝혔다.
흔히 중증근무력증이 있을 때 흉선제거술은 흉선종이 있을 때만 시도될 것으로 여기지만, 현재는 흉선종이 없는 중증근무력증 환자에게도 흉선제거술이 시도된다.
김아원 교수는 "흉선종이 있을 때는 흉선종을 반드시 제거해야 된다"며 "흉선종이 없는 중증근무력증 환자들한테서도 흉선제거술을 했을 때 증상이 완화되거나 예후가 좋다는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가 있어서 흉선제거술을 치료의 한 방법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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