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박변, 설사, 혈변, 복통 등 2주 이상 지속되면 의심을
8~10년 염증 조절 잘 안 되면 '대장암' 발생 확률 상승
항염증제로 조절…약물 복약 순응도 높이는 것 중요해

과거 희귀질환에 속했지만 최근 환자가 늘면서 국내 희귀질환 환자 수 범위인 2만명을 초과하는 질환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크론병과 함께 염증성장질환으로 꼽히는 '궤양성대장염'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박은정 교수는 유튜브 채널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최근 10년 사이에 국내 궤양성대장염 환자가 66% 정도 증가했다"며 2021년 기준 국내 궤양성대장염 환자 수가 5만명을 돌파해 국내 전체 인구의 0.1%가 궤양성대장염을 앓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은정 교수는 "염증성장질환은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으로 나뉘는데, 비슷하지만 사실 많이 다른 질환"이라며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위장관 전체에 걸쳐서 깊은 궤양이 비연속적으로 띄엄띄엄  비연속적으로 발생하는 반면에 궤양성대장염은 위장관 중에서 대장에 국한돼 얕은 궤양성 염증이 발생한다"고 짚었다.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의 구분되는 특징은 또 있다. 박 교수는 "궤양성대장염은 10~20대에 주로 발생하는 크론병과 한껏 다른 패턴을 보인다. 크론병은 보통 10~20대 젊은 남성에게 많이 발병하는 경향이 있고,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에는 성인이면 나이와 성별에 상관 없이 누구나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궤양성대장염은 국내와 외국에서 다른 발병 패턴을 보이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천재영 교수는 "외국과 다르게 국내는 60대 환자가 궤양성대장염에 걸릴 위험이 전체 연령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최근에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궤양성대장염 환자는 항문 출혈 증상으로 흔하디흔한 치핵을 의심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박은정 교수는 "처음에는 항문 출혈로 치핵이 의심돼 대장항문외과로 오는데, 항문에 출혈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장의 일부 부위에 다른 출혈이 있어서 혈변 증상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궤양성대장염의 증상은 크게 4가지이다. 천재영 교수는 "첫번째는 급하게 화장실에 뛰어가서 변을 보는 급박변, 두번째는 설사 또는 잦은 대변 횟수, 세번째는 혈변, 네번째는 배변 습관 변화와 복통"이라며 "만약 이런 증상이 2주 이내에 생겼다가 사라지면 괜찮지만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급성 장염이 아니라 만성 장염, 궤양성대장염일 수 있기 때문에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궤양성대장염이 의심될 때 꼭 해야 하는 검사가 있는데, 바로 대장내시경검사이다. 천 교수는 "추가로 혈액검사, 대변검사 등을 하는데, 궤양성대장염이 맞는지, 다른 질병의 가능성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고 궤양성 대장염이라면 얼마나 심한지, 중증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궤양성대장염은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고, 고혈압, 당뇨병 같이 평생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다. 치료 목표도 급박변, 설사, 혈변, 복통 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 염증이 없는 완전관해에 도달하는 것이다. 때문에 궤양성대장염 증상이 사라진 환자에게도 정기적으로 내시경검사를 통해 염증이 사라진 것인지 확인한다.

천재영 교수는 "궤양성대장염 환자들이 불편하지만 혈액검사, 대변검사를 통해 염증 수치를 수시로 확인하고, 중간중간 내시경검사를 해서 염증이 잘 조절되고 있는지 확인한다"며 "증상뿐만 아니라 염증까지 완전히 소실됐다고 했을 때 완전한 치료 목표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염증이 완전히 소실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박 교수는 "염증이 잘 조절되지 않은 상태로 8~10년 정도 지속되면 대장암 발생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며 "이럴 경우 치료의 필요성이 굉장히 중요해진다. 약물로 염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 대장암이 정말 될 수 있는 위험이 굉장히 커지기 때문에 외과적인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외과적 수술을 받게 되면 환자의 고통이 크기 때문에 평소 궤양성대장염 치료를 잘 받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그것은 약을 잘 챙겨 복약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천 교수는 "(궤양성대장염) 약의 기전 상 약에 대한 내성이 생겨서 약효가 떨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 실제로 약을 잘 복용해 증상이 잘 조절되고 있다가 다시 증상이 재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복약) 순응도가 떨어지는 경우라고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현재 궤양성대장염 진단 후 가장 많이 쓰는 약제는 5-아미노살리실산이라고 하는 항염증제이다. 국내에서 시판되는 약으로는 경구제, 좌약, 관장약 등 여러 제형의 약제가 있다. 천재영 교수는 "항염증제의 가장 큰 장점은 부작용이 드물고 적다는 것이다. 특히 장기간 투여했을 때 심각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궤양성대장염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약을 잘 챙겨 복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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