딤플, 전체 인구의 5%에서 발생…딤플 중 신경기형 확률 5%
신경기형 있어도 증상 유발하지 않으면 추적관찰만 하기도
척수이형성증 수술, 약 생후 3개월에 진행…재발 가능성 有
신생아에게 엉덩이 보조개라 불리는 '딤플(Dimples)'은 20명 중 1명 꼴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대부분의 딤플은 아이에게 큰 문제를 초래하지 않는다. 하지만 딤플이 있는 신생아의 약 5%는 희귀질환 '척수이형성증'이라는 신경관기형과 연관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신경외과 김경현 교수는 유튜브 채널 '서울대병원tv'에서 "딤플에 대해 걱정하는 이유는 신경관기형과 연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딤플은 척수이형성증이라고 불리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질병을 나타내는 징후일 수 있어 임상적 중요성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딤플은 천골부 또는 엉덩이 골 주변 피부의 함몰이 있어 보조개처럼 움푹 파이게 보이는 것을 말한다. 피부와 신경 조직은 같은 외배엽에서 기원하는데, 조직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딤플이 잘 생길 수 있다.
김 교수는 "외배엽에서 신경판이 먼저 형성되고 그것이 안쪽으로 함입되면서 둥글게 말리는 구조로 신경관이 형성된다. 바깥쪽에 남은 외배엽은 피부가 되는데, 이때 피부가 신경관 쪽으로 말려 들어가게 되면 딤플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같은 딤플이 있는 신생아에게는 신경관 형성 과정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지방척수수막류, 종사지방종, 종사비대증, 제한적등쪽척수갈림증, 선천성피부동 등의 다양한 스펙트럼질환인 '척수이형성증'의 확률이 약 5%이다. 그러나 척수이형성증이 있다고 해서 모든 아이가 심각한 상태인 것도 아니다.
김경현 교수는 "모든 딤플이 척수이형성증과 관련있는 것은 아니다. 딤플이 있는 환자에서 신경기형이 있을 확률은 평균 5% 정도"라며 "그 중에서도 비교적 간단한 기형의 경우 경과관찰도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딤플이 있는 모든 아이들을 검사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 추가검사가 필요한 고위험군인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딤플이 있는 신생아 중 신경기형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은 딤플 이외에 동반된 선천기형이 있는 신생아다. 또 다른 고위험군이 있다.
김 교수는 "딤플의 위치가 항문에서 멀리 떨어져 위쪽으로 올라와 있는 경우 또는 딤플의 안쪽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거나, 딤플에서 고름이나 분비물이 나오는 경우, 딤플 주변에 혈관종 혹은 꼬리와 같은 종괴가 함께 있는 경우, 빼곡한 털이 나있는 경우에 신경기형과 관련된 딤플일 가능성이 있어 추가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척수이형성증은 척수 견인에 의한 하지위약, 특히 발목이나 발가락 움직임 이상, 하지 감각이상이나 발의 변형, 요실금, 변비와 같은 배뇨나 배변 기능 장애 등이 주요 증상인데, 신생아의 경우엔 이같은 증상을 부모가 명확히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에 딤플이 있는 아기는 전문의 진료가 권고된다.
보통 병원에서는 딤플이 있는 아기를 진찰해 척수이형성증 여부를 확인하고, 고위험군일 때 신경관 기형 여부를 초음파나 MRI 등의 영상검사로 먼저 확인한다.
김경현 교수는 "일반적으로 3개월 미만의 영아에서는 척추뼈가 두껍지 않기 때문에 초음파로도 충분히 검사가 가능하다. 초음파검사는 수면, 진정이 필요 없기 때문에 3개월 이상이더라도 일반 초음파검사를 먼저 시도하고 정밀 검사가 필요한 환자에 한해 추가로 MRI검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검사를 통해 척수공동증이 있는지, 척수결박을 일으킬만한 지방종이 있는지, 척수원뿔의 위치는 괜찮은지, 운동성은 어떤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며 "영상검사에서 신경관 기형이 발견되면 잔뇨검사, 요역동학검사, 근전도검사와 같은 정밀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경관 기형이 발견된 딤플 아기에게 정밀검사를 하는 이유는 영상검사에서 신경기형이 보인다고 해서 전부 수술 치료가 필요한 상태가 아니고, 같은 딤플이라고 하더라도 안쪽 신경관 기형의 종류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지고 경과도 다를 수 있는 까닭이다.
김 교수는 "기형이 있더라도 증상을 일으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수술 없이 추적관찰하기도 한다"며 "영상검사에서 신경기형이 관찰된 환자의 경우 비뇨의학과와 재활의학과의 협진을 통해 잔뇨검사, 요역동학검사, 근전도검사를 해 환자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수술 대상을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수술은 대략 생후 3개월쯤 됐을 때 시도된다. 김경현 교수는 "대부분의 척수이형성증은 견인되는 척수 신경의 결박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수술을 진행하게 되고, 신생아의 경우 아이가 마취에 견딜 수 있고 수술 중 실혈에도 버틸 수 있을 정도인 대략 생후 3개월쯤 수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생후 3개월보다 때론 빨리 수술할 때도 있다. 김 교수는 "하지만 진행하는 신경학적 장애가 있다든지, 선천성피부동과 같은 반복적인 뇌수막염이나, 척수강내 농양을 일으키는 병변이 있다면 더 이른 시기에 수술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척수이형성증 환아가 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김경현 교수는 "수술적 치료를 받은 환자의 경우 재결박으로 인한 하지위약, 하지감각저하, 발변형, 척추변형, 허리통증, 요로감염 등의 가능성이 있어 지속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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