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첫 해 열에 의해 경련이 긴 시간 나타나며 시작
심각한 신경학적 퇴화 초래하는 대표 난치성 뇌전증

영유아에게 고열과 경련이 동반된 열성경련이 흔히 나타나지만, 이 나이대에 열이 나면서 하는 경련이 모두 열성경련은 아니다. 흔히 열성경련으로 오인되는 드라베증후군 같은  희귀 유전성 뇌전증도 있는 까닭이다. 

충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존수 교수는 희귀질환채널 '희소식'에서 "드라베증후군은 평균 생후 6개월에 열이 나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열성경련으로 오인을 하게 된다"며 열성경련과 드라베증후군의 구분 필요성을 짚었다. 

영유아에게 고열과 경련이 동반된 열성경련이 흔히 나타나지만, 이 나이대에 열이 나면서 하는 경련이 모두 열성경련은 아니다. 흔히 열성경련으로 오인되는 드라베증후군 같은  희귀 유전성 뇌전증도 있는 까닭이다. 사진 출처=게티 이미지
영유아에게 고열과 경련이 동반된 열성경련이 흔히 나타나지만, 이 나이대에 열이 나면서 하는 경련이 모두 열성경련은 아니다. 흔히 열성경련으로 오인되는 드라베증후군 같은  희귀 유전성 뇌전증도 있는 까닭이다. 사진 출처=게티 이미지

드라베증후군은 전 세계적으로 1~2만명당 한 명 꼴로 발생하는 난치성 뇌전증으로, 전체 소아 난치성 뇌전증의 약 10% 차지한다. 드라베증후군과 열성증후군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먼저 드라베증후군은 생후 9개월에서 5세에 흔한 '열성경련' 보다 어린나이에 첫 발작이 시작된다. 18개월 이전에 첫 발작이 시작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평균적으로 따지면 생후 6개월에 첫 발작이 나타난다. 드라베증후군일 때의 경련 양상에도 특징이 있다.

김존수 교수는 드라베증후군의 경우에 나타는 경련 관련 "열성경련보다 기간이 오랫동안 지속되고(5분 이상), 흔히 보는 전신성 강직 간대성 발작이 아닌 한쪽에 팔다리에 발작을 한다든지, 반복이 된다"며 "이런 경우에는 의심을 좀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드라베증후군일 때의 특징은 첫 경련이 열에 의해 나타나기 전까지 정상적인 발달을 하다가 첫 증상 이후에 심각한 신경학적 문제들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증상 발현 전까지는 정상 발달을 하지만, 발작이 발생하고 이것을 치료하기 위한 많은 약제들이 들어가면서 발달이 정체되고 또 퇴행이 오고 궁극적으로는 언어 또는 운동 기능 저하, 인지기능장애가 대부분 동반이 되는 질환"이라며 "여러가지 발달 지연이나 인지 저하, 문제 행동뿐만 아니라 성장지연, 수면장애, 영양결핍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열로 인해 경련이 초래된 드라베증후군 환아는 다음에 열이 나서 발작이 생기기도 하지만 비유발성 발작도 나타나며, 발작 빈도도 증가하며 다양한 형태의 발작도 보인다.

김존수 교수는 "전신성 강직 간대성 발작, 의식소실 동반 부분 발작, 근간대성 발작, 비전형적인 소발작, 30분 이상 지속되는 뇌전증 지속 상태까지 아주 다양한 형태로 발작이 발생한다"며 "열, 광자극, 피로 등에 의해 더 발작 유발이 잘 된다"고 말했다.

이외에 드라베증후군 환아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자폐 성향이 흔히 관찰돼 소아정신과 치료도 필요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드라베증후군은 어떻게 진단할까? 세종충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은희 교수는 "드라베증후군 진단은 임상 증상을 근거로 진단한다. 임상 증상 중에서도 발작의 특징들이 가장 중요한 진단의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산정특례 기준을 근거로 해서 드라베증후군의 핵심 증상을 살펴보면 ▲18개월 이전 발작 발생 ▲2개 이상의 항경련제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2세 이후에도 발작이 지속되는 난치성 뇌전증인 경우 ▲발열이나 감염, 예방접종에 의해 체온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더 유발되는 경련 ▲2회 이상의 편측 강직간대발작 혹은 전신강직간대발작 발생 ▲발작 발생 전 정상 인지 및 운동 발달을 보이는 것이다. 

김은희 교수는 "모든 드라베증후군 환자들이 이런 증상을 다 만족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진단을 위해 사실 최근 들어서 더 더욱 유전자검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진단 뿐만 아니라 예후를 예측하고 치료를 결정하고 가족상담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가 검사가 유전자검사"라고 짚었다.

과거 드라베증후군 진단에는 SCN1A 유전자 하나만 검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1,700개 이상의 유전자들이 드라베증후군 증상들을 나타낸다고 알려지면서 이같은 유전자들을 확인하는 방향으로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김 교수는 "아직까지 70~90% 정도의 드라베증후군 환자들은 SCN1A 유전자의 병적 변이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이외에도 1,700개 이상의 굉장히 많은 유전자들이 드라베증후군의 증상들을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는데,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희귀질환 산정특례 기준 상의 드라베증후군은 SCN1A 유전자 이상만 해당이 된다"고 말했다. 

SCN1A은 신경세포에 분포하는 여러 이온통로 중 전압 개폐식 나트륨 이온 통로를 만들어내는 단백질을 전사하는 유전자이다. 김은희 교수는 "이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나트륨 채널의 기능의 문제가 생기면 여러 가지 신경신호전달에 장애가 생기게 된다"며 "드라베증후군은 나트륨 채널의 기능이 과도하게 소실되면서 신경증상이 굉장히 다양하게 중증으로 나타나는 질환의 하나"라고 짚었다. 

드라베증후군은 유전성희귀질환이지만 대부분의 드라베증후군 환아의 부모는 SCN1A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다른 자녀가 이 변이를 가질 확률도 낮다. 

김 교수는 "드라베증후군의 대부분의 경우 SCN1A 유전자 변이는 부모가 가지고 있지 않은, 자녀세대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돌연변이"라며 "부모의 생식세포가 분열하는 과정에서 SCN1A 유전자에 변이가 무작위로 발생돼 수정된다. 다음 임신 시 드라베증후군 발생 확률은 매우 낮은 것으로 돼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드라베증후군 환아를 둔 부모는 둘째를 임신하기 전 유전상담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김은희 교수는 "드물게 부모에게 모자이크 형태로 존재하는 변이가 있을 수가 있고 그것이 자녀에게 대물림 유전되면서 드라베증후군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반드시 자녀가 드라베증후군으로 진단됐을 때는 다음 자녀 임신 전에 전문 유전상담클리닉과 상담을 하거나 필요 시에는 산전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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