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구철룡 교수에게 듣는 '말단비대증'
예전보다 살이 찐 것도 아닌데 잘 맞던 반지가 몇 년만에 손가락에 안 들어간다면 의심해봐야 하는 희귀질환이 있다. 바로 아주 서서히 진행되는 희귀질환 '말단비대증'이 그것이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구철룡 교수는 유튜브 채널 '세브란스'에서 "말단비대증은 우리 몸 안에 성장호르몬이 많이 생김으로써 생기는 여러가지 전신의 모든 임상양상을 통틀어서 말한다"며 "말단비대증은 성장판이 닫힌 이후에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키가 크는 경우보다 뼈의 말단이 굵어진다든지 옆으로 커지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말단비대증은 인체 뼈의 말단인 턱이나 손, 발 등에 흔히 비대를 초래하는데, 성장호르몬이 과다 분비돼 말단비대증이 진행되기까지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병을 자각하기는 쉽지 않다.
구철룡 교수는 "말단비대증이 생겼을 경우에 기본적으로 한 10년 전부터 서서히 진행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며 "매일 거울로 얼굴을 보는 우리 입장에서는 얼굴이 직접적으로 바뀌는 모습을 확인할 수 없다. 다만 오랜만에 봤던 친척이나 10년만에 본 친구들이 너 얼굴이 뭔가 바뀐 것 같다고 했을 경우에는 성장호르몬 때문에 골격이 바뀐 게 아닌지 의심을 해봐야 된다"고 조언했다.
말단비대증 환자가 이 병을 의심해볼 수 있는 때가 있다. 구 교수는 "반지 같은 경우가 의심증상을 잘 나타낼 수 있는데, 잘 맞던 반지가 몇 년 지나면서 계속 손가락이 안 들어간다거나 신발 사이즈가 점점 커지는 것 같을 경우에는 꼭 성장호르몬의 과분비에 의한 말단비대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말단비대증의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필요 이상으로 우리 몸 안에 성장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면 인체 말단만 커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장기 등도 커질 수 있고 당뇨병이나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여러가지 대사성 합병증들이 동반되면서 그로 인한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데다 심지어 암 발병 위험마저 높아지는 까닭이다.
이런 까닭에 말단비대증이 의심될 때는 병원에서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해 성장호르몬에 과다하게 노출되는 상황을 빨리 해결해줘야 한다. 흔히 성장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말단비대증의 원인은 뇌하수체종양이다.
구철룡 교수는 "말단비대증 치료는 첫번째로 수술로 성장호르몬을 많이 분비하는 뇌하수체종양을 완벽하게 절제하는 것"이라며 "수술로 완벽 절제가 안 됐을 경우에 약물치료라든지 방사선치료인 감마나이프 치료를 병행할 수 있는데, 여러가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수술이 뭐가 됐든 간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짚어 넘어가야 할 점이 아무에게나 수술을 받으면 안 되고 굉장히 유능한 신경외과 의사가 있는 의료기관에서만 수술을 받도록 모든 가이드라인이 제시돼 있다"며 "수술방법이 똑같다고 하더라도 모든 의료기관이 똑같은 수술성적을 보유한 게 아니고, 굉장히 뛰어난 신경외과 전문의가 있는 의료기관에서 수술을 해야지만 최적의 완치율을 보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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