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HD1 유전자 변이에 의해 초래되는 유전성희귀질환
간에는 '섬유화' 초래…콩팥에는 '다낭성 콩팥질환' 유발
섬유화 늦추는 치료 없어…출혈 반복 시 간이식 이뤄져
간이식 뒤 간 문제 모두 해결…콩팥 문제는 여전히 남아
"식이·일상활동 제한할 필요 없어"…과격한 운동 피해야
유아기를 넘은 아이가 피를 토하거나 고열과 함께 황달이 생겼을 때, 의심해봐야 하는 유전성희귀질환이 있다. 바로 4만~10만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선천성 간섬유증'이 그것이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고재성 교수는 유튜브 채널 '간들간들'에서 "선천성 간섬유증은 PKHD1 유전자 변이에 의해 간에서는 섬유화를 일으키고 콩팥에서는 다낭성콩팥질환을 일으키는 질환"이라며 "간 섬유화가 진행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병은 유아기를 지난 다음에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선천성 간섬유증은 상염색체열성질환이기 때문에 엄마와 아빠가 PKHD1 유전자 변이를 하나씩 갖고 있고 아이가 그것을 하나씩 받아서 2개의 유전자 변이를 모두 갖게 됐을 때 25%의 확률로 질환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성인의 '간경변'과 유사하다.
고재성 교수는 "간이 딱딱해지면서 간으로 혈액이 잘 못 들어가 식도나 위에 정맥류가 생긴다"며 "정맥이 늘어나서 터지게 되면 위장관출혈이 생겨 병원에 오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선천성 간섬유증일 때는 간 섬유화 뿐만 아니라 일부 환아에게는 담도가 늘어나는 것이 같이 동반된다. 고 교수는 "이때 담즙 정체가 생기면서 담도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열이 나고 황달이 생길 경우에는 항생제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천성 간섬유증이 진단됐다고 해도 현재는 간의 섬유화를 늦출 방법이나 담도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다. 현재는 그때 그때의 상황에 맞춰 치료가 이뤄지며 위장관출혈이나 담도염이 반복될 때는 간이식을 한다.
고재성 교수는 "아직까지 섬유화를 늦추는 약물은 없다. 정맥류가 생겨서 출혈이 있으면 정맥류를 내시경을 통해 결찰하는 시술 같은 것을 하게 된다"며 "간 섬유화가 심하고 반복적인 위장관출혈이 있거나 반복적으로 담도염이 발생하게 되면 간이식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선천성 간섬유증의 경우, 간 섬유증이 진행되면 성인에서처럼 간암 위험이 올라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선천성 간섬유증일 때는 간암 위험이 올라가지 않는다. 고 교수는 "간 섬유증이 진행하지만 간세포는 정상이기 때문에 특별히 더 암의 위험성이 증가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간이식을 하면 간의 문제는 모두 해결된다. 하지만, 콩팥에 문제가 나타나면 투석이나 콩팥이식 등을 해야 하기도 한다.
고재성 교수는 "선천성간 섬유증에서 간이식을 하게 되면 간의 문제는 다 해결되는데, 콩팥의 문제는 남아있게 된다"며 "콩팥의 경우에는 투석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나중에 콩팥을 이식받아야 될 필요가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간이식이 필요할 때는 PKHD1 유전자 변이 보인자인 부모 모두에게 간을 받을 수 있다. 고 교수는 "엄마와 아빠가 보인자일 경우에는 질환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에게 간을 공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천성 간섬유증 때문에 특별히 아이에게 식이를 제한할 필요가 있거나 일상생활이 큰 제약이 생기지는 않는다. 다만 과격하게 부딪히는 운동은 삼가야 한다.
고재성 교수는 "식이는 특별히 제한할 것이 없고,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데도 문제가 없다"면서도 "선천성 간섬유증 때문에 비장이 커지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고, 그럴 경우에는 아이들끼리 몸으로 부딪히게 되면 비장이 다칠 수도 있기 때문에 태권도와 같이 과격하게 부딪히는 운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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