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분석서 사망 위험 27% 낮추며 생존혜택 입증
류민희 교수 “의미 있는 결과…국내환자 혜택 기대”

20일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 독일 라이프치히대 암센터 플로리안 로딕(Florian Lordick)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청년의사
20일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 독일 라이프치히대 암센터 플로리안 로딕(Florian Lordick)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청년의사

[마드리드=김찬혁 기자] MSD의 항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HER2 양성 진행성 위암/위식도접합부(GEJ) 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 추적 관찰 결과를 공개하며 1차 치료제로의 입지를 다졌다.

키트루다는 HER2 음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KEYNOTE-859 임상시험에 이어 HER2 양성 환자들 대상으로 한 KEYNOTE-811에서 생존 혜택을 입증하며, 4기 위암 1차 치료에서 HER2 여부와 상관없이 기본 치료옵션으로 자리 잡게 됐다.

2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가 열린 가운데 HER2 양성 진행성 위암 또는 위식도 접합부 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키트루다,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병용 치료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임상(KEYNOTE-811)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1차 평가 변수는 무진행 생존기간(PFS)과 전체 생존기간(OS)으로, MSD는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 8월 키트루다 병용 요법을 PD-L1(CPS ≥1) 발현이 있는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암 또는 GEJ 선암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유럽위원회(EC)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중앙 추적관찰 기간 28.4개월 후, 키트루다 병용요법군은 트라스투주맙 및 항암화학요법만 투여한 환자군(이하 위약군)에 비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28%(HR=0.72 [95% CI, 0.60-0.87]; p=0.0002) 감소시켜 전체 환자군(ITT)에서 PFS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했다.

또 키트루다 병용요법군은 PD-L1(CPS≥1) 발현이 있는 환자에서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PFS 개선 효과를 입증해 트라스투주맙 및 항암화학요법만 투여한 환자군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0%(HR=0.70 [95% CI, 0.58- 0.85]) 감소시켰다.

특히 이날 후속 중간 분석 결과 발표를 맡은 독일 라이프치히대 암센터 플로리안 로딕(Florian Lordick) 교수에 따르면, 추적관찰 중앙값 38.5개월 시점 mPFS는 키트루다 병용요법군 10개월(8.6-12.2), 위약군 8.1개월(7.1-8.6)로, 병용투여가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27%(HR=0.73 [95% CI, 0.61- 0.87]) 낮췄다.

OS에서는 위약군 대비 전체 환자군(HR=0.84 [95% CI, 0.70-1.01])과 PD-L1(CPS ≥1) 발현이 있는 하위 그룹(HR=0.81 [95% CI, 0.67-0.98])에서 긍정적인 경향을 보였다. OS는 이번 중간 분석 시점에서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현재 추적 관찰이 진행 중이다.

PD-L1(CPS ≥1) 발현을 보이는 환자 중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투여한 환자들의 OS 중앙값은 20.0개월(95% CI, 17.9-22.7)이었고, 트라스투주맙과 항암화학요법만 투여한 환자들은 15.7개월(95% CI, 13.5-18.5)로 확인됐다.

플로리안 로딕 교수는 “이전 연구에 따르면 PD-L1은 대부분의 HER2 양성 G/GEJ 종양 환자에서 공동 발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6월 키트루다 병용요법 적응증을 PD-L1 CPS 1 이상인 환자로 축소한 바 있다.

KEYNOTE-811 연구의 글로벌 연구책임자인 메모리얼 슬로안 케터링 암센터 옐레나 얀지안(Yelena Y. Janjigian)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키트루다와 트라스투주맙, 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의 임상적 이점을 추가로 입증했으며, PD-L1 CPS 1 이상인 진행성 HER2 양성 위암 환자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 감소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키트루다, 의미있는 PFS‧OS 차이 보여…롱테일 효과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류민희 교수. ⓒ청년의사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류민희 교수. ⓒ청년의사 

ESMO 학회장에서 만난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류민희 교수는 키트루다 병용요법에 대해 “그간 HER2 양성인 질환에 대해서 1차 치료제로 트라스투주맙만 효과를 보였는데 10여년 만에 추가 약제가 나왔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병용요법에 대한 추적 관찰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3년 생존율을 얘기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데이터를 보면 장기 추적에서도 30% 수준의 위험 감소가 유지됐다. PD-L1 CPS가 1 이상인 환자들에서 의미 있는 PFS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류민희 교수는 “OS의 경우, 아직 최종 분석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PD-L1 CPS 1 이상인 환자에서 4.3개월이 증가했는데 전이성 환자에게서 이 같은 차이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절대적인 수치로는 생존 곡선에서 차이를 보였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추적 관찰 2년, 3년 시점에 (병용투여군과 위약군) 양군 간에 생존 곡선이 계속 벌어져 있다”며 면역항암제 추가를 통한 ‘롱테일 효과(투약 후 증세가 악화되지 않고 장기간 생존을 보이는 현상)’를 분명히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유럽 진료지침(가이드라인)에 반영된 것에 대해 류 교수는 “가이드라인에 기술이 된다는 것은 실제 임상 현상에도 권장한다는 의미”라며 “물론 보험 적용 여부에 따라 실제로 약제를 쓸 수 있는지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고 짚었다.

류 교수는 국내 허가와 관련해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만 허가가 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조만간 허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또 허가가 난 다음에도 너무 비싸면 환자들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보험 급여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류 교수는 “국내 전이성 위암 환자 가운데 약 15%가 HER2 양성 환자”라며 “이번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특징 중 하나가 부작용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상당히 안전한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빨리 국내에서도 허가 및 급여 적용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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