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기 따라 생존율 격차 큰 위암…전이성 위암, 폐암보다 5년 생존↓
라선영 교수 “PD-L1 발현 HER2 양성 위암 환자들에 새로운 기회”
‘키트루다-트라스투주맙-항암화학요법’, 기존 표준치료 대비 우수
약제와 동반진단 허가 엇박자에 치료제 두고도 못쓰는 현실
PD-L1 발현 HER2 양성 위암 1차 치료의 표준이 13년만에 바뀌게 될 날도 머지 않아보인다. 진행성 위암에서 오랫동안 제한적이던 1차 치료 옵션으로 ‘키트루다-트라스투주맙-항암화학요법’이 허가됐기 때문이다.
한국MSD가 지난 16일 항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HER2 양성 진행성 위암 또는 위식도 접합부(GEJ) 선암 1차 치료 적응증 국내 허가를 기념해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는 “전이성 위암은 다른 암종과 달리 면역항암제 치료 옵션이 부재하는 등 치료제 발전이 더딘 영역이었다”며 “이번 키트루다 허가로 HER2 양성 전이성 위암 환자들이 기존 치료 대비 높은 임상적 혜택을 입증한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라선영 교수는 “위암은 세계적으로 한국 발병률 3위, 국내 암 발병률 4위로 국내 환자 수가 많은 암이다. 암 사망률도 4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전이성 위암의 5년 생존율은 6.7% 수준으로, 사망률 1위 암인 폐암(11.5%)보다 낮아 매우 치명적”이라며, “특히 전체 위암 환자의 10~20%에서 나타나는 HER2 양성 위암은 10년 이상 표준치료요법이 표적치료제-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에 머물러 있었다”고 전했다.
HER2 양성 위암 1차 치료 옵션으로 허가된 ‘키트루다’
키트루다는 지난 12월 19일 PD-L1 발현 양성(CPS ≥1)으로서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GEJ 선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트라스투주맙과 플루오로피리미딘 및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적응증이 확대됐다.
허가 기반이 된 KEYNOTE-811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PD-L1 발현 양성(CPS ≥1)인 환자를 대상으로 중앙 추적 관찰 기간 38.5 개월 후 시점에서 키트루다 병용요법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 Median Progression Free Survival)은 10.9개월로, 대조군인 트라스투주맙-항암화학요법 투여군의 7.3개월에 비해 유의미한 PFS개선을 확인했다.
또 다른 1차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 Median Overall Survival)은 키트루다 병용요법군에서 20.0개월, 대조군에서 15.7개월로 나타나 사망 위험을 19% 감소시켰다. 객관적 반응률(ORR, Objective Response Rate) 또한 키트루다 병용요법군에서 73.2%로, 대조군 58.4% 대비 우수했다.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유럽종양학회(ESMO, European Society for Medical Oncology) 등 주요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 PD-L1(CPS ≥1) 발현이 있는 HER2 양성 진행성·전이성 위암 1차 치료 시 높은 근거 수준(1,A)으로 권고되고 있다.
라선영 교수는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KEYNOTE-811 임상 연구를 통해 대조군 대비 우수한 임상적 혜택을 확인했다. 특히 키트루다 병용요법군에서 완전관해(CR, Complete Response)를 보인 환자의 비율이 16.4%에 달한다”며, “이러한 키트루다의 유효성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PANTHERA 2상 임상 연구에서부터 77%에 육박하는 ORR 등으로 일관되게 확인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라 교수는 “PD-L1 발현 HER2 양성 위암 환자들에게 키트루다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제 빨리 급여가 돼야 환자들한테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HER2 양성 위암에 면역항암제 사용하려면 동반진단 검사 필요
한편, HER2 양성 진행성 위암 환자에서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바이오마커 병리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바이오마커를 통해 약제 치료 반응 및 효과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4기 위암으로 진단받은 환자에게 HER2 검사와 함께 PD-L1 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하지만 동일 암종과 동일 바이오마커에 대한 병리 검사라 하더라도 치료제에 따라 다른 진단 플랫폼과 시약을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PD-L1 검사로 HER2 양성인 환자에서는 'IHC 22C3 pharmDx 검사(이하 22C3)'와 HER2 음성인 환자에서는 'IHC 28-8 pharmDx 검사(이하 28-8)’가 시행된다.
이날 서울대병원 병리과 이혜승 교수는 ‘HER2 양성 진행성 위암 환자에서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위한 PD-L1 동반진단의 의의’라는 강연을 통해 “HER2 양성 위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를 위해서는 바이오마커 동반진단 검사가 함께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HER2 검사를 먼저 진행하고 HER2 결과에 따라 PD-L1검사를 진행하게 되면 바이오마커 검사를 두 차례로 나누어 시행하게 되어, 암 검체가 소진될 가능성이 있고 진단이 지연될 위험이 있다는 것.
이에 이 교수는 “세 가지 검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더 정확한 결과를 신속하게 얻을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교수에 따르면 PD-L1 발현 HER2 양성 위암 1차 치료제로 키트루다는 허가돼 있지만 동반진단은 아직 허가 심사중이어서 치료제를 두고도 쓰지 못하는 현실이 빚어지고 있다. 이 교수는 “동반진단 검사에 대한 허가 및 급여 인정은 약제 허가 이후에 별도로 기존기술 여부 판단, 신의료기술평가, 그리고 급여 여부 평가 과정들을 통해 이루어진다”며 “그러다보니 약제 허가 후 의료 현장에서 동반진단 검사를 할 수 있게 되기까지 한 달 또는 그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따라서 그 기간 동안 환자는 약제 치료의 혜택을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HER2 양성 진행성 위암 환자에서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위한 22C3 검사의 동반진단 급여 인정이 조속히 이뤄져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불편함이 해소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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