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선영 교수 주도 KEYNOTE-859 연구 등 권위 학술지 게재
진행성 위암 표준치료제 허가 및 우산형 임상 새 원리 제시
진행성 위암 치료 분야에 국내 연구자가 이끈 임상시험이 글로벌 스탠다드를 바꾸고, 성공적인 우산형 임상시험을 설계하는데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는 등 한국의 위암 전문가들이 가진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이 전세계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미국임상종양학회 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Oncology(JCO)에는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가 이끈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 'K-Umbrella' 위암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K-Umbrella 위암 연구는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위암분과 위원장인 라선영 교수 주도로 국내 진행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우산형 임상시험으로, 지난 2022년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2)에서 최초 데이터가 공개돼 주목 받은 바 있다.
여기에 이번엔 종양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JCO에 게재됨으로써, 해당 임상시험이 가진 가치를 전세계 종양내과 전문가들로부터 인정 받은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진행성 위암 2차 치료에 바이오마커에 기반한 약물치료와 기존 표준요법의 치료 성적 및 안전성을 비교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의 우산형 임상시험 설계를 시도했다.
기존 표준요법(SOC)을 사용한 대조군과 함께 여러 코호트로 구성된 통합 바이오마커 그룹으로 나눠 시험을 진행한 것(그림).
라 교수는 "Multi-Arm 연구는 각 Arm마다 대조군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환자수가 2배로 늘어난다는 점에서 어려운 점이 많다"며 "이 연구에서는 공통의 대조군을 메인으로 놓고 바이오마커에 따른 여러 코호트를 통합해 디자인한 새로운 방식을 시도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바이오마커 그룹은 총 4개의 코호트로 나뉘어 ▲EGFR 2+/3+인 환자들(EGFR 코호트)은 광범위 ERBB 억제제인 '아파티닙(afatinib)' ▲PTEN 소실/결손 환자들(PTEN 코호트)은 PIK3Cβ 억제제인 'GSK2636771' ▲PD-L1+, dMMR/MSI-H 혹은 EBV 관련 환자들(NIVO 코호트)은 항 PD-1 억제제인 '니볼루맙'을 파클리탁셀과 병용해 치료 받았으며 ▲나머지 사전 정의된 바이오마커가 없는 환자들(NONE 코호트)은 표준요법(SOC)으로 치료 받았다.
당초 이 연구에는 722명의 환자가 스크리닝을 받았지만, 연구 결과에는 318명의 환자만 포함됐다. 연구가 진행되는 도중 진행성 위암 2차 치료의 표준요법이 '파클리탁셀 단독'에서 '사이람자(성분명 라무시루맙) + 파클리탁셀 병용'으로 바뀌어, 대조군을 표준요법에 맞게 변경해야 했기 때문에 샘플 사이즈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이는 해당 연구에서 바이오마커 그룹과 대조군 간 무진행생존기간(mPFS 3.7개월 대 4.0개월) 및 전체생존기간(mOS 8.6개월 대 8.7개월)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던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해당 연구를 검토한 JCO 부편집장이자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주립의대 앤드류 고(Andrew H. Ko) 교수는 "이 연구 결과가 현재 임상 진료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진행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바이오마커 중심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설계에 중요한 원리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진행성 위암 치료 분야에 라 교수가 세운 업적은 이뿐만이 아니다. HER2 음성 환자 1차 치료에 새로운 표준치료제가 될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허가 임상인 KEYNOTE-859 연구를 성공으로 이끈 주인공도 바로 라 교수다.
키트루다는 KEYNOTE-859 연구를 통해 플루오로피리미딘계 및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의 병용으로 화학요법 단독 대비 전체생존기간(OS)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시키며, 현재 미국 및 유럽 등지에서 적응증 확대를 추진 중이다.
가장 최근에는 유럽의약품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PD-L1 양성(CPS ≥1)이고 수술이 불가한 국소 진행성 혹은 전이성 HER2 음성 위 또는 위식도 접합부(GEJ) 선암의 1차 치료'에 플루오로피리미딘계 및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키트루다를 승인할 것을 권고해, 유럽 허가가 코 앞임을 시사했다.
라 교수는 해당 임상시험의 책임연구자로서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임상적 개선을 성공적으로 입증시키며, 키트루다 적응증 확대에 일등공신이 됐다.
또한 해당 KEYNOTE-859 연구 결과는 최고 권위 국제 학술지인 란셋 온콜리지(The Lancet Oncology)에 게재되면서, 전세계 연구자들로부터 연구 가치를 인정 받았다.
이처럼 라 교수는 진행성 위암 분야에 치료제 허가 임상시험부터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며, 위암 치료에 있어 한국이 가진 선구자적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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