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의학회, 급성기 재활 이후 장기재활치료 문제 지적
급성기 재활 이후 '유지기 재활' 제시…환자 이원화 강조
인구고령화 따른 재활의학과 수요와 정책 연구 진행도

대한재활의학회 이시욱 이사장은 28일 열린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급성기 병원과 요양병원 사이에 유지기 재활치료 단계를 만들어 적극적인 재활치료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의사
대한재활의학회 이시욱 이사장은 28일 열린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급성기 병원과 요양병원 사이에 유지기 재활치료 단계를 만들어 적극적인 재활치료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의사

대한재활의학회가 급성기 이후 환자의 현 상태 유지에만 초점을 맞추는 장기재활치료 시스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에 적극적인 재활치료를 통해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환자와 현상 유지가 시급한 환자에 대한 치료를 이원화하고 급성기 재활치료 이후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유지기 재활치료'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재활의학회는 지난 27일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2023년 추계국제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재활의학회 이시욱 이사장(보라매병원 교수)은 요양병원 입원 환자 중 적극적 재활을 통해 기능이 개선될 여지가 있는 환자들이 많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급성기 병원과 요양병원 사이에 유지기 재활치료 단계를 만들어 적극적인 재활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재활치료를 통해 기능 회복이 가능한 환자군과 현 상태를 유지하는 정도의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군으로 이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현재 요양병원의 재활시스템은 열악하다. 급성기병원 이후 요양병원에서 받는 치료의 질을 보면 마음에 차지 않는 게 사실"이라며 "요양병원 평가 시스템 상 환자의 적극적인 재활치료를 하기 어렵다. 이에 환자들이 기능을 유지하는 정도의 재활치료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재활치료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환자는 재활난민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대안도 제시했다.

이시욱 이사장은 "계속 병원에 있어야 할 사람들은 요양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적극적인 재활치료를 통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며 "급성기 재활치료 이후 '유지기 재활치료' 단계를 만들고 환자들이 요양병원에 가지 않아도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심한 치매 환자 등 재활치료를 해도 기능 회복이 어려운 환자군과 재활치료를 통해 회복이 가능한 환자군으로 이원화해 각각 특성에 맞는 재활치료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희귀질환 등으로 인한 소아 재활치료 환자도 성인과 같이 세분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체계적인 재활치료 시스템 없이는 늘어나는 소아재활치료에 대한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 이사장은 "소아재활체계도 성인과 똑같이 세분화할 수 있다"며 "급성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있고,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거나 유지를 위한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매우 다르다. 그러나 체계적 시스템 없이 보호자와 환자의 수요에 대응하려면 공공어린이재활병원 100개가 있어도 치료가 어렵다"고 현실을 짚었다.

이시욱 이사장은 "보호자는 병원이 아이를 영원히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이에 전문가와 보호자 간 의견 차이가 있다"며 "장애가 더 심해지지 않도록 돕는 것과 장애를 최소화하는 것 모두 재활의학과의 역할이다. 그러나 급성기병원 재활치료부터 전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학회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학회는 다가오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재활의학과의 수요와 이에 필요한 정책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겠다고도 밝혔다.

재활의학회 최은석 회장(대전성모병원 교수)은 “환자들이 크게 다치거나 장애가 남으면 그 이후에는 노화라는 관점에서 경제적·사회적 부담 등 그 대가가 더 커진다"며 "이에 재활의학과가 필수적인 학문 중에 하나라 볼 수 있다. 고령화 시대를 앞두고 지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이사장은 “고령화 인구가 많아진다는 것은 이에 따른 질환자도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라면서 “뇌출혈, 척추관협착증, 파킨슨병 등은 수술도 필요하지만 보존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재활의학과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재활의학과 수요가 우리나라 현실과 맞는지 학회 차원에서 심도 있게 연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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