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진 날씨 심뇌혈관 질환 위험…만성질환자‧노인 체온유지 중요

11월 본격 가을 들어도 연일 따뜻했던 기온이 비 그치고 급강하했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혈압 변화로 고혈압 환자들은 주의해야 한다. 만성질환자와 노약자는 체온 유지 능력이 떨어져 저체온증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특히 혈압이 올라 부정맥과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 위험도 증가한다.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찬 공기에 갑자기 노출되면 혈관 수축과 교감신경계가 활성화한다. 이때 혈압 상승과 심장과 혈관 부담은 증가, 심뇌혈관계 질환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저체온증은 시력‧판단력 저하와 혈액 순환 장애를 불러온다. 심하면 심장기능이 떨어져 부정맥으로 인한 심장마비 발생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지난 겨울 한랭질환자‧저체온증 환자 절반 가까이 늘어

겨울 한파 피해도 우려된다. 바로 ‘한랭질환’이다. 질병관리청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 겨울(2022.12월~2023.2) 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로 신고된 한랭질환자는 447명으로 이전 겨울철 300명보다 49% 늘었다.

주로 저체온증(67%)으로 응급실을 찾았고, 남성이 67.8%로 여성보다 많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80세 이상이 22.8%로 가장 많았다. 또 지난 겨울 한랭질환 사망자는 12명으로 직전 겨울 (9명)보다 3명이 더 많았다. 사망자 가운데 10명은 기저질환을 가진 65세 이상 노인이었다.

한랭질환의 대표 증상이 ‘저체온증’이다. 저체온증은 바람이 심하게 불고 기온이 떨어지는 가을~겨울철 중에 많이 생긴다. 무리한 트레킹이나 등산으로 땀을 많이 흘려 옷이 젖고 기진맥진할 때 발생 위험이 커진다. 특히 50대 이후 근육량이 부족할수록 저체온증 발병 위험이 커지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저체온증은 심부체온이 35℃ 미만으로 떨어지면 생긴다. 초기에는 심한 오한이 생기고, 점차 맥박과 호흡이 느려진다.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저체온증은 일반인은 물론 만성질환자나 노약자에게 더 위험하다. 만성질환자는 혈관 수축과 혈액순환 문제가 있어 체온 유지 기능이 일반인에 비해 떨어진다. 노인은 체지방이 상대적으로 적고 대사율이 떨어져 체온 유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새벽 외출 자제하고, 외부 활동하면서 체온유지 신경써야

특히 심뇌혈관 질환은 한파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기온이 크게 내려가면 신체는 체열 발산을 막기 위해 혈관을 수축하고, 혈압은 급격히 올라 심뇌혈관 질환을 일으킨다. 일반적으로 뇌혈관 혈압이 1,520mmHg까지 상승해도 혈관이 터지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고혈압 환자는 혈관이 약해져 정상혈압보다 4~5배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급성 심근경색’도 한파로 위험이 높은 질환이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히는 질환이다. 혈액 공급을 받지 못한 심장근육이 괴사하게 된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체온 유지를 위해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이 평소보다 빠르게 뛰면서 혈압도 상승한다. 이때 심장혈관 내 죽상경화반 파열을 일으켜 급성 심근경색이 생길 수 있다.

한파 대응을 위해 체온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저체온증과 심뇌혈관 질환은 기온 변화가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온이 낮은 새벽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야외활동할 때는 털모자나 장갑‧목도리 등으로 방한을 철저히 해야 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순환기내과 최규영 전문의는 “특히 노인과 만성질환자는 체온 유지능력과 감지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만큼, 평소 실내온도를 적정 수준(18~20도)으로 유지하고, 내복과 가벼운 외투를 입는 것이 좋다”며 “겨울에는 추위로 물을 잘 안 마시게 되는데 이럴 경우 혈액 점성이 높아져 심뇌혈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적절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고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원활한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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