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제생병원 산부인과 유정현 과장에게 듣는 '임신·출산과 성'

오르가즘이 자궁수축을 유발하기 때문에 임신 중 성관계가 조산이나 유산의 위험을 높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임신 중 성관계가 정말 유산이나 조산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임신 중에는 질내사정을 하면 안 되는 것일까?

분당제생병원 산부인과 유정현 과장은 유튜브 채널 '나는 의사다-[노노산부인과 ep150]'에서 "임신 중 성관계를 해서 이때까지 '조산이 됐다', '유산이 됐다'는 논문은 없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유 과장은 "임신 초기에는 유산이 될까봐 걱정하고, 중반기 지나 배가 나오기 시작하면 조산이 될까봐 걱정한다"면서 오르가즘이 자궁수축을 유발해 조산이나 유산의 위험을 높인다고 걱정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또 임신 중 성관계를 했을 때 성과 관련된 감염질환은 올 수는 있지만, 임신 중 성관계가 자궁에 다른 병을 일으키지도 않는다. 다만 예외가 있다. 

유정현 과장은 "병원에서 산전진찰을 하면서 혹시 감염의 위험이 있다고 들었다든가, 출혈이 된 적이 있다고 하면 그때는 주의하되, 그것 이외에 특별히 의사들이 자제하라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며 "병원에서 특별히 위험성이 있다고 이야기하지 않는 한 특별히 성관계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임신 중 여성의 성욕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유 과장은 "태반에서 성호르몬이 많이 나온다"며 "호르몬 대로 이야기하면 성욕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임신 중 여성의 성욕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출산 후 여성의 성욕은 여러 모로 다른 차이를 보이게 된다. 우선 출산 후 태반이 떨어지면 성호르몬이 떨어지면서 일시적으로 여성은 폐경과 비슷한 상태가 된다. 

유정현 과장은 "특히 모유수유를 하면 더 촉진되고 다시 생리하기 전까지는 성호르몬이 몇달 떨어져 있다. 짧으면 한두 달, 길게는 1년까지"라며 "또 아기 보느라고 너무 힘들고, 호르몬으로도 성욕이 떨어지고 몸과 마음이 다 힘드니까 약간 우울감도 올 수 있다. 임신 중보다 임신 후가 오히려 성관계를 하는데 더 큰 장애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출산 여성에게 성관계가 물리적으로 가능한 시기는 출산 6주 뒤이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성관계가 가능한 시기는 출산 여성마다 조금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유 과장은 "의학적으로는 자연분만이든 제왕절개든 6주를 산욕기로 보기 때문에, 6주 지나면 자궁이 거의 정상 크기로 돌아오고 그때쯤 산부인과에서 자궁경부암검사를 한다. 늦게 하면 출산 100일째하기도 하는데, 그 검사를 하는 것 자체가 자궁이 임신 전으로 돌아갔다는 의미"라며 "그때부터는 성관계가 가능하다"고 짚었다.

빠르면 6주, 늦으면 두 달에서 세 달이면 신체적으로 성관계가 가능하지만, 심리적으로 성관계가 가능한 때는 여성마다 다른데 이때의 해법은 부부 간의 역지사지다. 즉,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야 한다는 것이다. 

남성의 입장에서 임신 막달 한 달부터 출산 후 한두 달까지 3개월 간 성관계가 없는 것이고, 3개월 이상 젊은 부부 간에 성관계가 없으면 사실 건강한 부부관계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정현 과장은 "신체로 하는 대화도 부부관계에는 필요하다"며 "성인으로서 대화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남편은 얼마나 참고 힘든가, 한번 그 마음을 먼저 알아줘야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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