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상신경섬유종증·유전성 망막질환·폐암 환자들에 희소식
GSK 중증 호산구성 천식 치료제 '누칼라'도 급여 적정성 인정
한국화이자 '자비쎄프타'·'보술리프', '평가금액 이하 수용' 조건부

총상 신경섬유종을 동반한 신경섬유종증 1형 치료제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코셀루고', 유전성 망막 질환 원샷 치료제 한국노바티스 ‘럭스터나', GSK 중증 호산구성 천식 치료제 '누칼라'가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건강보험 급여 적정성을 인정 받았다. 

코셀루고와 함께 오른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도 1차 치료제로 약평위를 통과함으로써 건강보험 급여까지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7일 약평위를 열고 약제 등의 요양급여 적정성을 심의했다. 

심의결과 총상 신경섬유종을 동반한 신경섬유종증 1형 치료제 코셀루고(셀루메티닙황산염)에 대해 급여 적정성이 인정됐다. 코셀루고는 지난달 약평위에 오른 바 있지만 '재논의' 판정을 받았다. 당시 심평원은 한국아스트라제네카에 추가적인 재정분담안을 요구했는데 이번 약평위 전 심평원의 추가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이 약평위 하루 전날인 지난 7일 신경섬유종증 환자 및 가족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성서를 제출하며 “신경섬유종증은 다른 치료제가 없어 생명을 위협한다. 하지만 환자들이 ‘사회적 사망’이라는 어려움에 처해 있음에도 정부는 그저 경제 논리만 고려하고 있다"면서 건강보험 급여를 촉구한 바 있다. 

유전성 망막 질환 원샷 치료제 ‘럭스터나'(보레티진네파보벡)도 여러번 고배 끝에 급여의 8부 능선을 넘었다.

럭스터나는 유전성망막질환 발생 원인 중 하나인 RPE65 유전자가 결핍되거나 결함이 있는 경우 단 1회 투여만으로 정상적인 유전자로 대체해 시기능을 개선시키는 유전자 치료제다. 2017년 12월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승인된 이 치료제는 현재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서 쓰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1년 9월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획득했지만, 9억5,000만원이라는 약가 허들 때문에 론칭이 미뤄지고 있다.

RPE65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시각 회로에 필수적인 RPE65 단백질이 감소해 망막세포가 파괴되면서 시야가 점차 좁아지다가 결국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을 만큼 치명적이다. 럭스터나는 결핍되거나 결함이 있는 RPE65 유전자를 단 1회 투여만으로 정상적인 유전자로 대체해 기능을 회복시킨다. 변이된 RPE65 유전자를 대체할 수 있는 정상적인 유전자를 복제해 운반체에 삽입한 뒤, 망막 아래로 주사해 투여하면 정상 유전자 복제본이 기존 유전자와 별개로 독립적으로 자리잡아 RPE65 단백질을 정상적으로 생성시킴으로써 시각 회로를 복구시킨다.

GSK 중증 호산구성 천식 치료제 '누칼라'(메폴리주맙)도 급여 적정성을 인정 받았다. 누칼라는 인터류킨(interleukin)-5 길항제로 천식 유발에 관여하는 백혈구의 일종인 호산구 수치를 감소시키는 생물학적제제다. 국내에서 치료 시작 시 혈중 호산구 150 cells/㎕ 이상 또는 치료 시작 전 12개월 이내에 혈중 호산구 300 cells/㎕ 이상의 중증 호산구성 천식을 앓고 있는 성인 환자에게 한달에 한번 추가 유지요법으로 투여하도록 허가됐다. 

반면 이날 약평위에 오른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중증 호산구성 천식 치료제 ‘파센라프리필드시린지(벤라리주맙)’는 비급여로 결정되며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한국화이자제약의 복잡성 복강내 감염(cIAI)·요로 감염(cUTI),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VAP)을 포함한 원내감염 폐렴(HAP) 치료제 '자비쎄프타(세프타지딤/아비박탐)'와 필라델피아염색체 양성 만성골수성백혈병(Ph+ CML) 치료제 '보술리프(보수티닙일수화물)'는 평가금액 이하 가격 수용 시 급여 적정성이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따라서 한국화이자가 심평원이 제시한 약가 이하로 가격을 수용할 경우 차기 회의에서 통과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날 약평위에는 2차 치료제에서 1차 치료제로 급여 확대에 나선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상정, 통과됐다. 

'타그리소'는 세계 최초로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 받은 ‘3세대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다. 1차 치료제로의 급여 확대를 위해 여러차례 도전했지만 5년만인 지난 3월에야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암질심 통과 후 6개월만에 약평위도 통과하게 됐다. 

유한양행의 폐암치료제 렉라자가 최근 폐암 1차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통과한 데 이어 지난달 31일 암질심까지 빠르게 통과, 타그리소와의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지만 급여 결정까지는 타그리소가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 

한편,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측 관계자는 이날 코셀루고와 타그리소 등 두가지 약제가 약평위를 동반 통과한 데 대해 "우리나라 EGFR 양성 폐암환자와 신경섬유종 환자 및 가족들에게 이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며 "오랫동안 기다려온 만큼 앞으로도 정부와 긴밀하게 협업하여 최대한 빠르게 좋은 결실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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