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윤상민 교수에게 듣는 '간암의 방사선치료'
방사선치료원리, 암세포 DNA 생물학적으로 파괴하는 것
간암 정조준 의료 기술 발달…간기능 보호·치료 효과 UP
간암 모든 병기서 방사선치료 활용…초기 암에도 효과적
방사선치료 효과, 간암에서 6개월 이상 길게 지속되기도
"간암 환자, 간기능 악화 위험있는 민간요법 하지 말아야"

간암은 매년 1만5,000명이 넘는 환자가 새롭게 발생하는 국내 7위 다발암이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간암 신규 환자는 1만5,131명으로 전체 암의 5.5%를 차지했다. 간암은 현재 치료성적이 낮은 암에 속하지만, 최근 간암의 치료성적은 뚜렷하게 올라가고 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간암 5년 생존율은 2021년 39.3%로 2020년 38.7%에 비해서도 0.6%포인트 상승했다.  

간암 치료성적의 상승 추이는 여러가지로 설명된다. 우선 국가암검진프로그램을 통해 조기에 간암을 발견하는 비율이 는 것이 큰 몫을 하고 있다. 또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고주파치료, 간동맥화학색전술 등 다양한 치료 영역의 발전도 각각 한몫을 하고 있다. 이 중 방사선치료는 의료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간암에서 '올라운드 플레이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만큼 역할이 크게 확장됐다. 

과거 전이된 간암으로 인한 통증 조절에 주로 쓰였던 간암에서의 방사선치료 역할이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확장될만큼 발전할 수 있게 한 의료기술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현재 방사선치료가 간암에서 얼마나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등 '간암 방사선치료'에 대한 모든 것을 국내 간암 방사선치료 명의로 꼽히는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윤상민 교수를 만나 자세히 들어봤다.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윤상민 교수.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윤상민 교수.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 방사선치료 원리는 고에너지 '방사선'을 이용해 암을 제거하는 치료이다. 실제 방사선치료를 했을 때, 간암에 어떻게 작용해 암치료 효과를 내나?

방사선 에너지가 몸에 들어가면 간을 비롯해 체내 어느 부위든 똑같이 전리현상이 생긴다. 세포 내 전자와 원자가 평형을 이루다가 전자가 방사선 에너지로 인해 튀어나가면서 플러스, 마이너스 전리가 생겨 세포 내 DNA가 파괴되는 까닭에 암치료에 방사선이 활용되는 것이다. 

방사선치료를 '암세포를 태우는 치료'라고 흔히 생각하는데, 정확히는 태우는 게 아니다. '암세포의 DNA를 생물학적으로 파괴하는 것'이 방사선치료 원리이다. 특히 빨리 자라는 조직이 방사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종양은 다른 조직에 비해 빨리 자라는 특성 때문에 치료 효과를 낸다. 

- 간암에서 방사선치료 효과는 실제 언제부터 나타나고, 언제까지 지속되나?

방사선치료 효과는 방사선 노출 후 DNA가 파괴되면서 빠르게 암세포가 사멸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세포분열 기간을 통해 서서히 사멸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대부분의 종양은 방사선치료 효과를 1개월 이상 기다려 보는데, 간은 세포의 성장 속도가 느려서 간암에 방사선치료를 해보면 다른 암보다 더 오랫동안 치료 반응이 나타난다. 

예전에는 간암에서의 방사선치료 효과를 3개월로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6개월 이상까지 반응이 있는 경우도 있어 당장 방사선치료에 반응이 없어도 조금 더 오랫동안 효과를 기다려보는 상황이다. 간암이 작을 때 방사선을 아주 많이 주는 치료를 했을 때 예전엔 당장 반응이 없으며 다른 치료를 바로 시도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방사선치료로 될 것이라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오랫동안 기다려본다.     

- 간은 호흡에 따라 많이 움직이는 장기인 데다 대부분의 간암 환자가 간염, 간경변 등으로 간기능이 저하된 상태여서 방사선치료로 간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커 과거에는 간암에서 방사선치료를 잘 권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간암에서도 방사선치료 영역이 많이 확장된 것으로 안다. 이같은 변화의 이유가 궁금하다. 

과거엔 방사선치료를 할 때 여러 각도에서 방사선을 '암이 있는 곳'에 집중적으로 줄 수 있는 기술이 없었다. 또 CT와 같은 영상검사에서 간암 용적을 정확히 평가할 수 없어서 방사선치료를 했을 때 간에 방사선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간에 영향을 얼마나 미치는지 잘 모르는 깜깜이 치료였다.

그땐 방사선치료가 간기능 저하 같은 부작용은 많고 효과는 별로 없는 것 같아 방사선치료를 잘 쓰지 않기도 했고 방사선치료를 해도 용량을 적게 '저선량'으로 줬다. 그런데 방사선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방사선치료의 역할이 간암뿐만 아니라 각종 암에서 크게 늘어났다.

먼저 과거에는 치료 영역을 명확히 하지 못해 방사선치료를 좀 넓게 치료했다면 영상기술이 크게 발전한 요즘은 매일 치료 전 CT를 찍어 치료 부위를 확인하고, 영상유도 방사선치료도 한다. 종양이 어디있는지 정확히 아는 상태에서 치료할 수 있게 된 덕분에 방사선치료 부위를 줄일 수 있어 간을 많이 보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간암 환자가 방사선치료를 할 때 호흡을 하면서 심하면 간이 3~4cm 이상 움직여서 정상 간에 방사선 에너지가 많이 가는 게 큰 숙제였는데, 환자의 종양 범위를 정확히 알려주면서 호흡 패턴까지 알 수 있는 4차원 CT가 나오면서 간암의 방사선치료 범위를 보다 정확히 설정할 수 있게 됐다. 

호흡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사선치료 기술도 개발됐는데, 방사선치료를 할 때 환자가 숨을 내쉬면 방사선이 나오고 들이쉬면 방사선이 끊어지는 '호흡연동치료' 기술이 그것이다. 여기에 더해 환자의 호흡에 따라 기계가 움직이면서 방사선을 쏴줄 수 있는 호흡추적기술도 나왔는데, 사이버나이프가 그같은 경우이다.

또 여러 각도에서 방사선을 종양 부위에 집중시킬 수 있는 기술이 생겨 고선량의 방사선 에너지를 '구형'으로 조사하는 치료가 가능해졌는데, 사실 종양의 모양은 동그랗지만은 않다. 구형 에너지만 만드는 기술에서 진보한 것이 세기조절치료기술인데, 컴퓨터로 선량 분포를 역계산해 들쭉날쭉한 모양의 종양에 맞춰 방사선 조사도 이젠 가능하다.

요즘은 방사선 에너지도 X선 이외에 양성자, 중성자 등 간암 환자의 상태에 맞춰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이같은 방사선치료 기술이 장비마다 다르게 굉장히 여러 스펙으로 나오면서 방사선치료가 과거에 못하던 것을 많이 할 수 있게 된 데다 경험이 쌓이면서 수술, 고주파열치료, 색전술 등이 안 된다고 하면 방사선치료를 많이 시도한다.  

방사선치료가 현재는 아주 초기의 간암부터 간 내에 혈관에 침범된 암, 전이성 암 등 여러 상황에서 역할을 하게 된 것으로, 지금은 모든 간암 병기에서 필요에 따라 방사선치료를 다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낸 통계에 따르면, 전체 간암 치료 과정에서 방사선치료를 한 번이라도 활용하는 빈도가 약 30%(2017년 30.1%, 2018년 30.7%, 2019년 30.9%)에 이른다. 

- 예전엔 X선 같은 고에너지의 방사선을 이용한 '광자선치료'를 했는데, 최근엔 양성자, 중입자 같은 '입자선치료'까지 방사선치료가 확대됐다. 광자선치료와 입자선치료의 차이는 무엇이고, 입자선치료까지 이뤄지면서 간암 치료 영역이 어느 정도 확장됐나?

광자선치료가 전자를 가속해 X선을 만들어 DNA를 파괴하는 치료라면 입자선치료는 '입자'를 가속하는 것만 다르고 치료 원리는 같다. 양성자를 가속한 치료가 양성자치료이고, 양성자보다 조금 더 큰 입자인 중입자, 주로 '탄소이온'을 가속한 치료가 중입자치료이다.

광자선치료와 입자선치료의 가장 큰 차이는 광자와 입자가 '몸에 들어왔을 때 에너지 분포가 어떻게 되느냐'이다. X선은 몸에 들어와 약 2~3cm 깊이에서 최대 선량의 에너지를 내고 점점 감소하는데, 입자는 몸안에 쭉 들어가다가 특정 깊이에서 에너지를 100% 쏟아내고 싹 없어진다. 

방사선치료 기술의 발달로 광자선치료를 할 때 방사선을 여러 개 조합해 한 구간에 많은 양의 방사선을 줌으로써 그 바깥 부위에 방사선 조사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됐지만 방사선 에너지는 좀 넓게 퍼진다. 양성자나 중성자 같은 입자선치료는 에너지가 퍼지는 현상이 확실히 적기 때문에 정상 간을 조금 더 보호할 수 있다.

때문에 정상 간이 굉장히 작거나 간기능이 굉장히 좋지 않아 방사선치료 후 간기능이 더 떨어질지 모를 간암 환자에게는 양성자치료나 중입자치료 같은 입자선치료가 대안이 되고 있다. 

- 양성자치료와 중성자치료에 차이가 있나?

중성자치료는 양성자치료에 비해 생물학적인 이득이 더 있다. 중입자치료는 양성자보다 무거운 중입자를 가속해서 쏘는 것이기 때문에 DNA가 더 많이 파괴된다. 쉽게 말해 X선의 DNA 파괴 능력을 1이라고 하면 양성자는 1.1, 중성자는 에너지를 쏘는 빔의 위치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약 2.5~5는 된다고 본다.

- 간암에서 방사선치료 영역은 어느 정도까지 확장된 상황인가?

간암은 전이됐을 때 통증을 많이 유발하는 편인데, 예전엔 주로 전이성 간암의 통증 조절에 방사선치료가 쓰였다. 뼈 전이로 통증이 생긴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주로 했는데, 이제는 여러 간암 진료과에서 이것저것 해보다 안 되면 방사선치료 의뢰를 많이 해오고 있다. 최근엔 3cm 이내 작은 간암에도 방사선치료 의뢰를 많이 해온다.

간암은 수술을 해도 50% 이상이 5년 내 재발하는데, 주로 재발한 작은 암일 때 방사선치료 의뢰를 많이 한다. 또 간암 진단 당시 초기암이면서 간암 크기가 3cm 이내일 때는 수술, 고주파열치료, 방사선치료 모두가 가능한데, '경험적으로' 3가지 방법의 치료성적이 거의 유사한 것 같긴 하지만 방사선치료에 대한 의학적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의학적 근거는 소규모라도 미리 계획을 짜 연구를 진행하는 '전향적 임상연구'를 했을 때 근거 수준이 높은데, 방사선치료에 대한 연구비 지원이 많지 않아 전향적 임상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까닭이다. 때문에 현재는 초기 3cm 이내 간암에서 방사선치료를 먼저 시도하는 것은 굉장히 드문 편이다.

초기 3cm 이내 간암은 수술과 고주파열치료가 우선되며, 간암의 위치나 간경변이 심해 수술이나 고주파열치료가 어려울 때 방사선치료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술은 간암만 딱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간암 주변으로 조금 더 넓게 절제하기 때문에 간경변이 심한 간암 환자는 수술이 어려울 수 있다. 

전극을 종양 가운데 찔러넣어서 동그랗게 태우는 고주파열치료는 웬만한 간암 위치에 다 잘 적용되는데, 좀 어려운 위치가 있다. 간암 위치가 횡경막 주변에 있을 때가 대표적인데, 이때는 전극을 찌르기 굉장히 어렵다. 전극을 잘못 찔러넣으면 간이 심하게 찢어질 수도 있고 횡경막에도 염증이 굉장히 많이 생길 수 있다.

또 초기 3cm 이내 간암이 혈관에 딱 붙어있을 때도 고주파열치료가 아닌 방사선치료를 한다. 혈관 속에 흐르는 혈액이 정상 체온을 유지하기 때문에 고주파열치료를 할 때 냉각수 같은 역할을 하는 까닭이다. 때문에 혈관에 간암이 붙어 있을 때는 전극을 찔러넣어 열로 치료하는 고주파열치료가 어려워 방사선치료를 한다.

- 양성자치료, 중입자치료, 세기조절방사선치료(IMRT) 이외에 간암 방사선치료 방법으로 토모테라피, 체부정위방사선치료(SBRT), 사이버나이프 등이 있다. 

토모테라피는 세기조절방사선치료 전용기계로, CT가 장착돼 있으며 최신 버전의 기계는 호흡연동치료까지 된다. 체부정위방사선치료는 짧게 고선량 치료를 해서 암의 국소 제어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저분할방사선치료법'이다. 보통 방사선치료는 조금씩 나눠서 여러 번 주는 게 생물학적 기전에 따라 효과적이라고 보기 때문에 5~7주(25~35회)를 하는데, 체부정위방사선치료는 3~5번에 걸쳐 고선량 치료를 한다.

사이버나이프는 로봇팔이 자유자재로 여러 각도에서 움직이며 방사선을 쏴주는 기계로 주로 '저분할방사선치료' 전용기계로 쓴다. 사이버나이프도 여러 번 나눠 치료하는 게 가능하긴 하지만, 실제 그렇게 잘 하지는 않는다. 사이버나이프는 1㎜ 두께, 3㎜ 길이의 금침 3~4개를 치료 마커로 넣어줘 호흡에 따라 종양 추적을 정확하게 함으로써 방사선치료에서 종양에 두는 최소한의 마진까지 없앨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이버나이프의 단점은 치료 전 초음파를 보면서 주사로 금침을 치료 부위에 박아넣는 침습적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몇 년전부터는 최대한 금침을 안 넣고 해보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CT로 환자가 숨 쉴 때 횡경막이 움직이는 게 보이는데 그것을 기준으로 암 위치를 맞추기도 하고, 수술한 환자는 수술 시 박아둔 클립에 맞추며, 간동맥화학색전술을 한 사람은 조영제로 쓰이는 '리피오돌'을 통해 맞추는 것이다.   

윤상민 교수.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윤상민 교수.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 방사선치료 방법이 여러가지가 있고 간암 환자마다 암종의 위치나 간기능 상태 등이 달라 환자마다 최적의 방사치료법을 제시하는 게 다를 것 같다. 어떤 원칙으로 치료법을 제시하나?

간암 방사선치료에 현재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 의료진마다 판단 기준이 다르긴 한데, 위장이나 십이지장 같은 방사선에 민감한 장기가 간암에 가깝고 다른 대안이 없어서 방사선치료를 해야 한다고 하면 방사선의 선량을 낮춰서 치료 기간을 늘려 치료한다. 저분할방사선치료를 해도 3~5회가 아니라 10번으로 횟수를 늘리고 선량을 낮춰 부작용을 줄인다.  

또 다발성 간암은 방사선치료 적응증이 아니고, 보통 간암 병변이 3개 이하일때 방사선치료를 하는데 다른 치료 대안이 마땅히 없을 때는 간암 병변이 3개를 넘어서도 방사선치료를 각각의 간암 병변에 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는 주로 간암 병변이 여러 개일 때는 경동맥화학색전술 같은 치료를 우선적으로 하다가 한두 개가 정말 잘 안 없어진다고 할 때 방사선치료를 하고 있다.   

- 방사선치료가 간암에 적극적으로 쓰이면서 최근 간암 치료성적은 어느 정도 달라졌나? 

방사선치료와 더불어 모든 영역의 간암 치료가 다 발전하면서 10년 전 간암 수술 환자의 5년 생존율이 50%에 불과했는데 요즘은 70~80%까지 올라섰다. 또 간암은 처음 치료가 잘 됐어도 재발이 잦은데, 요즘은 그것을 빨리 발견해 빨리 치료할 수 있는 상황이고 그때 시도해볼 수 있는 치료법이 다 발전하면서 20년 전에 비해 생존율도 2배 정도 향상된 것으로 통계에 나온다.  

- 국내 간암 원인은 B형간염바이러스, C형간염바이러스, 지방간 외에 당원병 같은 유전성희귀질환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간암 원인에 따라 방사선치료 효과가 다른가? 

원인 인자 별로 추가 분석을 해보면 아직은 별 차이는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버드 키아리증후군 등 간암을 유발하는 유전성질환에도 방사선치료를 하고 있는데, 방사선치료의 부작용이 더 많다거나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는 아직 보지 못했다.  

- 방사선치료를 받기 전 간암 환자에게 어떤 준비가 필요하고, 실제 방사선치료를 받을 때 환자는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하나?

방사선치료를 할 때 간암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매번 CT를 기본으로 찍고 이때 조영제를 쓰기 때문에 치료 시각 최소 4시간 전부터 물을 포함해 아무 것도 먹지 말아야 한다. 간이 위장 근처에 있기 때문에 음식물을 먹었느냐에 따라 간이 눌리면서 위치가 달라질 수 있는 까닭이다. 일부 의료기관은 위장에 간이 눌려도 상관 없는 위치에 간암이 있을 때는 금식을 시키지 않기도 하는데, 오른쪽 횡격막 가까이 간암이 있을 때다.    

또 간암에 방사선치료를 할 땐 호흡 조절이 중요해 치료 전 연습을 시키는데, 20초간 숨을 참고 20초간 숨을 쉬는 연습이 중요하다. 또 방사선치료를 할 때 복부 중앙과 좌우 옆구리 피부에 기준점을 표시해놓는데, 이것이 방사선치료를 할 때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긴 치료기간 동안 그것이 지워지지 않게 해야 한다. 요즘 같이 날이 더워질 때 샤워를 할 수 없어 환자에게 굉장히 불편하겠지만 기준점 유지를 잘 해야 한다.

- 간암에 방사선치료를 할 때 대표적인 부작용은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간암에 방사선치료를 하면 우상복부 피부에 방사선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지만 다행히 간의 위치 상 피부가 벗겨지는 것은 많이 없다. 임파선 전이가 목에 있는 경우에는 피부 바로 밑에 종양에 방사선을 쏘는 것이기 때문에 피부가 좀 벗겨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는 드레싱을 하고 스테로이드연고를 바르게 하지만 대개 간암 환자들은 피부 이상에서 좀 자유로운 편으로 급성 피부염은 거의 없다.

또 간암이 갈비뼈에 가까이 있는데 체부정위방사선치료로 고선량의 방사선을 주면 치료 중엔 피부 변화가 별로 없지만 나중에 만져보면 피부가 좀 딱딱하게 섬유화된 경우가 있다. 그 중 일부는 갈비뼈에 살짝 금이 가는 만성 부작용이 1~2년 내 생길 수 있는데, 대개 정기적 CT 등의 영상검사를 하면서 발견되고 이때는 진통제를 처방하는 정도로 만성 부작용을 조절한다. 또 섬유화로 거칠거칠해진 피부는 보습로션을 바르면 된다.

또 방사선치료 중 약간 피로감을 느끼고 식욕부진과 구역감이 올 수 있긴 하지만, 실제 간암 환자에게 방사선치료를 해보면 대개 치료 중 아무런 증상이 없다. 가끔 심장과 하부 식도 가까이 있는 부위에 간암이 있을 때 급성 부작용으로 방사선식도염이 생길 수 있는데, 보통 치료 시작 2주쯤 생기고 이때는 음식을 섭취하는 게 굉장히 힘들 수 있는데 2주 뒤면 거의 회복된다. 

방사선식도염이 생겼을 때는 염증으로 식도 하부가 약간 부어있기 때문에 음식 중 위장으로 잘 내려갈 수 있는 유동식을 권하고, 맵거나 짠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게 한다. 또 아이스크림 같은 시원한 것을 먹기를 권하며 통증 조절을 위해 진통제를 처방한다. 소염진통제를 처방하기도 하고, 통증이 약간 심하면 마약성진통제 중 약한 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또 환자가 조금 편할 수 있게 겔포스 같은 것을 처방하기도 한다.       

또 방사선치료가 끝나고 6개월쯤 만성 부작용으로 방사선치료를 한 부위에 출혈이 생겨 검은변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때의 출혈은 혈관이 노출된 게 아니라 점막에서 피가 스물스물 나오는 형태의 출혈이다. 이땐 내시경을 넣어서 지혈제를 뿌려주고 필요하면 수혈을 한다. 또 치료 부위가 간의 중심 부위이면 그곳에 담도 관이 있어서 딱딱하게 변할 수 있다. 혈관벽은 튼튼한 편인데, 담도의 벽은 굉장히 얇은 까닭이다. 

그래서 방사선치료가 끝난 뒤 1~2년쯤 심하면 담도협착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때는 내시경을 통해 작은 스텐트(관)를 넣는 시술을 한다. 또 간암이 횡경막 근처에 있으면 폐에 영향을 미쳐 방사선치료가 끝나고 3~6개월쯤 방사선폐렴이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이 기침 정도일 땐 기침약만 쓰고 단순 방사선폐렴이면 스테로이드제제를, 세균감염까지 복합되면 항생제를 쓰는데, 심각한 폐렴인 경우는 정말 손에 꼽힐만큼 적다.     

- 긴 방사선치료 기간 중 간암으로 인해 복수가 차거나 식도정맥출혈 등과 같은 합병증 생기거나 감기 등과 같은 감염성질환으로 치료가 중단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때 치료가 중단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지나? 또 이후의 치료는 어떻게 하나?

이벤트가 있어서 중간에 방사선치료를 쉬면 '이론적으로 종양이 재증식한다'고 하는데, 이런 탓에 무조건 치료 기간을 단축해야 하는 암이 있지만 간암은 그 영향이 지대하지 않다. 실제 복수나 출혈 같은 문제로 1~2주 치료를 멈췄다가 다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치료 결과에 큰 차이는 없다. 4주 치료(20회)가 원래 치료 계획이었을 때, 2주가 끝날 쯤 이벤트로 인해 1주를 쉬었으면 그 다음주에 바로 나머지 2주 치료를 한다.       

- 마지막으로 방사선치료를 받는 간암 환자에게 평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면?

간암 환자들이 간혹 민간요법 등을 의료진 상의 없이 하는 경우가 있는데, 간을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에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의료진은 간암치료를 환자가 잘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 간을 최대한 보호하려고 하는데, 그것을 망쳐서는 안 되는 것이다. 또 방사선치료를 할 때 환자들과 이야기를 많이 못 나누는데, 사전에 여러 진료과 의료진과 협의해 충분히 조율을 하고 있으니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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