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성췌장암에 효과 기대 힘들어…암 일부에만 있을 때 적용
췌장암 중입자치료, 3주 걸쳐 총 12회 시행…1회 20분쯤 소요

국내 췌장암 치료에 지난달 28일 중입자치료가 새 치료옵션으로 등판했다. 연세암병원이 이날 회전형 중입자치료기를 본격 가동하면서 고정형 중입자치료기를 통해 전립선암에만 적용했던 중입자치료 적용 암종이 췌장암 등으로 확장된 것이다.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 금웅섭 교수는 유튜브 채널 '세브란스'에서 지난해 고정형 중입자치료기를 가동하면서 전립선암에 중입자치료를 처음으로 시작한 데 이어 지난 5월 회전형 중입자치료기 가동을 통해 췌장암에 더해 간암, 폐암까지 치료 범위가 넓어졌다고 전했다.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양성자치료와 중입자치료로 잘 알려진 '입자선치료'는 인체에 들어왔을 때 에너지 분포가 X선과 다른 방사선치료법이다. X선이 몸에 들어와 약 2~3cm 깊이에서 최대 선량의 에너지를 내고 점점 감소하는데 반해, 양성자, 중입자 같은 입자는 몸안에 쭉 들어간 뒤 특정 깊이에서 에너지를 100% 쏟아내고 사라진다. 이런 까닭에 입자선치료는 암만 정밀 타격하고, 정상 인체에 미치는 부작용이 아주 적다.

금웅성 교수는 "중입자 치료에 이용하는 대표적 입자가 탄소 이온이고, 현재는 탄소 입자를 가속해 치료하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중입자치료 방법"이라며 "탄소 입자를 빛의 속도의 70~80%로 가속하게 되면 굉장한 힘을 가지게 된다. 그 입자를 암덩어리에 조준해서 쏘게 되면 암덩어리가 입자를 맞고 세포의 DNA가 깨지고 결국에는 암이 죽는 원리로 치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입자치료기는 고정형과 회전형이 있는데, 고정형이 우측에서 한 번, 좌측에서 한 번 양쪽 방향에서 입자를 쏘는 것이라면 회전형은 여러 방향에서 입자를 쏘는 게 가능한 치료이다. 전립선암은 해부학적인 위치와 그 주변 장기들을 다 고려했을 때도 다양한 각도가 필요 없이 왼쪽, 오른쪽 두 가지 방향의 빔에서 입자를 쏴주는 것으로 충분히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사실 다른 부위의 암은 그렇지 않다.

금 교수는 "암은 몸 안 어디든 위치할 수 있고 암의 위치와 주변 장기들도 굉장히 복잡한 형태로 위치하고 있어 오른쪽에서 한 번, 왼쪽에서 한 번 치료하는 것만으로는 치료하기 부족한 면이 있다"며 "췌장암의 경우에는 췌장암의 앞쪽, 뒤쪽, 위, 아래 장기들이 있다. 그 장기들을 피해 어느 방향에서 치료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가를 결정하고 그 방향을 선택해 치료하기 때문에 여러 방향에서 치료하는 회전형치료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중성자치료는 양성자보다 무거운 중입자를 가속해서 쏘는 것이기 때문에 암세포의 DNA가 더 많이 파괴돼 생물학적 이득마저 큰 치료이지만, 모든 췌장암에서 중입자치료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금웅섭 교수는 "일반적으로 방사선치료 같이 국소치료라고 불리는 것은 암이 어느 일부에 국한돼 있을 때 치료할 수 있다"며 "안타깝지만 전이된 경우에는 중입자치료로 이득을 얻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췌장암의 국소치료 방법은 '수술'과 양성자치료 등을 포함한 '방사선치료' 2가지가 있는데, 현재는 방사선치료보다 수술이 더 우선 시 된다. 금 교수는 "국소치료인 경우에는 수술이 가능하다면 수술하는 게 더 우선되는 치료"라며 "췌장암을 수술하기 조금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에 중입자치료를 적용해볼 수 있다"고 현실을 짚었다. 

췌장암의 중입자치료 횟수는 총 12번을 3주에 걸쳐 진행하게 되며, 1회 치료 시간은 20분이 넘게 소요된다. 

금웅섭 교수는 "매 치료시마다 굉장히 세밀하게 치료에 접근하는데, 췌장과 그 주변에 있는 소장들이 숨 쉴 때마다 움직이게 된다. 환자가 호흡 한 주기 동안에 숨을 내뱉었을 때 잠깐 그 타임을 이용해 중입자치료를 하게 된다. 매번 호흡을 환자가 내뱉었을 때 치료하기 때문에 실제로 중입자가 쏘아지는 시간은 2~3분이지만 환자의 호흡에 따라서 치료가 돼 전체 시간은 20분 이상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