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믿을 태반주사, MBC 9시 뉴스에도 대대적으로 보도가 나갔습니다. 식약청의 임상실험 결과 국내 태반시장에서 상당히 많이 팔리는 제품을 포함해 5개의 제품(1개 제품은 결과서 미제출)이 임상시험에서 위약(플라시보)인 식염수 주사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약품의 유용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전량 폐기 및 회수 조치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여기에 자진해서 품목 허가를 취소한 6개의 제품들까지 합치면 국내에 유통되는 인태반 주사제 28개중 11개(39.2%)가 판매 중단되고 회수 폐기 처분을 받은 것입니다. 식약청의 자료를 보면 17개 제품은 유용성을 인정하고 판매 허용을 결정했습니다. (하단 첨부 자료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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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란은 크게 몇 가지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하는 것은 이 제품들(폐기 회수 결정된 11개 제품들)을 사용한 소비자들입니다. 효과가 없는 비싼 약을 사용한 소비자로써는 황당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런 사태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또 누가 보상해야하는 것일까요?





두번째는 유효성을 인정 받은 나머지 태반 주사들은 어떻게 유효성을 인정받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식약청에서 임상 시험 결과를 통해 무엇을 확인했는지 소비자들을 위해 확실히 공개했으면 합니다. 흔히 말하는 만병통치약이나 다름 없이 쓰인 태반주사입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보약과도 다를 바 없다고 할 수 있는데 이 보약이 언제 어떻게 효과를 나타냈는지 임상연구 결과가 궁금합니다.





세번째는 태반주사의 인기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생각해 봐야합니다. 건강을 향한 사람들의 욕구가 만들었을까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많은 건강보조식품, 자연주의 제품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인기 중 일부는 이해 당사자들이 만들어낸 것도 있을 것입니다. 태반주사 역시 제약사의 이익, 병원의 이익이 맞물려서 만들어 낸 것이 아닌지 따져봐야합니다.





네번째는 병의원이 태반주사와 같은 비급여 항목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의료구조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장담 하건데 태반주사가 끝이 아닐겁니다. 저수가의 의료시스템과 경쟁적인 의료구조 속에서는 수익을 내기 위해 비급여 아이템을 확보하는 것이 병원 경영을 위해 필수적이 되버린지 오래되었습니다. 이런 구조라면 앞으로 태반주사와 같은 제품들이 언제든 만들어지고 유행될 수 있습니다. 이런 구조를 아는 제약회사는 만들고 병원에서 판매가 되겠죠.





다섯번째는 위약(플라시보)의 윤리성입니다. 의사는 환자에게 위약을 사용할 수 있을까요? 치료를 위해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될 수 있는 것일까요? 이번 태반주사는 넓은 범주에서 대체의학에 속합니다. 여러 대체의학 치료법들이 위약과 비교한 자료가 없거나 위약과 비슷한 정도의 효과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허용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런 이중 잣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요? 남용되면 그 때가서 규제를 하면 되는 것일까요? 비싸면 규제해야하는 것일까요?





식약청 자료 - 클릭하면 커집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것이 많은 사건인 것 같습니다. 나머지는 천천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만, 우선 해당 제품을 이용한 소비자들의 경우에는 문제가 다를 것 같습니다. 최소한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제품을 비싼 돈을 주고 사용한 경제적인 손해를 입었으니까요. 이미 해당 제품을 사용한 사람들이 소송 가능성까지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태반주사의 경우 병의원 이외에서도 불법 유통되어 뉴스가 되기도 했습니다. 진료실에 어디선가 태반 주사를 사오셔서 놔달라고 하시는 동네 할머니들도 계셨는데 이번 뉴스를 보시면 참 복잡한 심경이실 것 같습니다. 멀리 사는 따님이 어머니 생각해서 비싸게 구입해 보냈다고 하셨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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