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의 음식점으로 소문난 운암정. 운영자 만식(김진태)의 손자 봉주(임원희)와 만식의 제자
성찬(김강우)은 후계자 자리를 놓고 황복회로 대결한다. 둘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요리를 내놓지만 성찬의 회를 먹은
심사위원들이 갑자기 복어 독에 중독돼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진다. 이 모습에 당황하는 성찬과 옆에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봉주. 결국, 운암정의 후계자는 봉주의 몫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식객 중)

 위는 영화 식객의 에피소드 중 일부다. 추운 겨울 복어독 중독 환자가 늘었다. 응급실 침대에는 지금도 복어독 중독 환자가 4명이
20시간째 누워있다. 이들은 선상에서 낚시로 잡은 복어를 껍질째 삶아서 먹고난 뒤, 차를 몰고 귀가하던 중 교통사고가
나서 119를 통해 응급실에 실려왔다. 얼마 전에는 항해 중 한 중국인 선원이 복어를 먹고난 뒤 발생한 식중독으로 손과 발이
마비증세를 보이며 호흡 곤란으로 실려오기도 했다. 뉴스에서도 간간히 복어독에 중독되어 사망하는 사례를 우리는 심심치않게 접할 수
있다. 복어엔 이런 무서운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왜 복어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것일까?


 ① 입술, 혀끝, 손가락끝이 저리는 느낌이 들며 종종 구토가 일어난다.
 ② 피부감각이나 무게 감각이 없어지고 미각도 둔해지며 손발의 운동실조가 일어난다.
 ③ 근육이나 성대가 마비되어 운동이나 말을 할 수 없게 되며 연하곤란, 호흡장애, 혈압강하가 일어난다.
 ④ 의식이 혼탁해지고 혈압이 현저하게 떨어지며 호흡마비로 사망한다.


 ‘그
맛, 죽음과도 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이는 11세기 송나라의 시인 소동파가 복을 먹고 갈파한 말이다. 복은 복어도 될 수 있고
독어도 될 수 있는 양극의 개념을 가지고 있는 어류다. 복은 열대, 아열대 연안근해에서 서식하는 어종으로서 그 종류가 세계적으로
120∼130여종에 이르지만 식용으로 이용되는 것은 12종에 불과하며 일본에서 분류하고 있다. 여기서 다시 안심하고 대중적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은 4∼5개 어종으로 정해 놓고 있다. 그러나 무독이든, 유독이든 어떠한 종류의 복도 개인이나 가정에서
요리해서는 안된다

 복어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에서 옛날부터 먹어 온 어류로서 특히 중국의 북부와 양자강 유역에서
많이 애용되었는데, 옛날에는 양자강 하구에서 600㎞나 한구에도 복 전문점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 복은 먹어보지 않고서는 그
맛을 감히 평가할 수는 없다. 또 그 기막힐 정도의 맛을 주고 있는 대가로 다음과 같은 무서운 독소를 가지고 있다. 복어독은
간장과 내장에만 들어있으며 옛날부터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 무색, 무미, 무취의 강력한 독소이다. (계절에 따라 독성의
강도가 달라서 산란기에는 그 강도가 절정에 달하는데, 그 맛은 산란 직전에 가장 좋다고 한다.)

 ‘테트로도톡신’
은 300℃의 고온에서도 분해되지 않고 산성이 강한 어떠한 조미료나 많은 소금에 절여도 독성이 없어지지 않으며 다만 염산에서만
서서히 독성이 소실된다. 이 독소는 시안화칼륨(청산가리)의 13배나 되며, 0.5mg이며 체중 50kg 성인 한 사람을 치사케
한다. 산란기인 봄철에 독성이 가장 강할 때는 참복 한 마리의 내장이 성인 33명, 자주 복 한 마리는 13명을 죽일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쥐로 환산했을 때는 참복 한 마리가 무려 22만 5천마리의 쥐를 죽일 수 있으니, 가히 핵폭탄에
비유할 만한 위력이 아닐까.

 그렇다면 인체가 복어독에 노출되면 어떤 증상들이 나타날까? 증상은 4단계로 나누어진다.

 ① 입술, 혀끝, 손가락끝이 저리는 느낌이 들며 종종 구토가 일어난다.
 ② 피부감각이나 무게 감각이 없어지고 미각도 둔해지며 손발의 운동실조가 일어난다.
 ③ 근육이나 성대가 마비되어 운동이나 말을 할 수 없게 되며 연하곤란, 호흡장애, 혈압강하가 일어난다.
 ④ 의식이 혼탁해지고 혈압이 현저하게 떨어지며 호흡마비로 사망한다.


 대개 섭취 후 30분에서 1시간 정도면 오심이나 구토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다량을 복용했을 경우 보통 1∼4시간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으며, 경과가 빠를 때는 구토증세도 보이지 않고 사망한다. 사망률은 30∼70%로 높으며 원인의 대부분은 미숙한 요리
때문이다. 치료는 호흡억제와 혈압강하에 대처하는 것이 선결이며, 조속히 최신설비가 갖추어진 병원으로 이송하고, 호흡부전의 증상이
보이면 기계적 인공호흡을 시킨다. 중독 초기의 구토는 독을 배제하는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밤에 복어를
먹어서는 안되는데 이는 복어독 중독 증상이 마비 후 호흡곤란이기 때문에 잠자다가 사망을 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항암제 등에 효과가 있다며 약으로 쓰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밝혀진 바 없다. 또한
복어 종류, 부위에 따라서 독의 유무가 다르고 똑같은 품종이라도 일관되지 않으며 그 독성 또한 달라 복어독의 효능은 알 수
없다. 복어독은 어떤 효소나 물질로도 해독될 수 없으므로 먹은 후 입술이나 입안이 얼얼한 증상 등 중독이 의심된다면 손가락을
목에 넣어 1초라도 빨리 구토하고 응급실을 찾는 것이 최선이다. (복어독 중독회복은 사람에 따라 다르고 먹은 양이나 복어독성에
따라 다르나 대부분 36~48시간 지나면 회복된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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