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페이스북을 통해서 흥미로운 정보를 접했습니다.

개인의 유전자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업체가 클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 쪽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클라우드 펀딩 페이지를 방문해봤습니다.

오!~ 흥미로운 내용들이 가득 차 있네요.

중간에 제 눈을 사로 잡는 문구가 있습니다.
스탠포드 의과대학 가드너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유전적 특성에 기초한 맞춤형 다이어트는 일반 다이어트 대비 약 3배의 효과가 있었습니다.

JAMA. 297(9):967-77

연구 결과 문헌 정보까지 기술해 놓은 꼼꼼함에 감탄했습니다.

근데... 저도 이 쪽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JAMA 같이 유명한 의학 잡지에 실린 소식을 제가 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의아해서 확인해봤더니, JAMA에 실린 내용에는 유전적 특성에 관한 언급이 없습니다. JAMA에 실린 연구 제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Comparison of the Atkins, Zone, Ornish, and LEARN Diets for Change in Weight and Related Risk Factors Among Overweight Premenopausal Women

이 연구는 4가지 다이어트 방법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입니다. 연구 결과를 보면 황제 다이어트로 알려진 애킨스 다이어트가 가장 체중 감소가 컸다고 하네요.

이 내용을 확인하는 순간부터 유전자 정보를 이용한 맞춤형 다이어트 솔루션 소개 페이지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을...-.-;

그 외 내용에는 문헌 정보가 없어서 확인이 곤란했는데, 페이스북 지인이 관련 정보를 소개해주시더군요. 유전자와 식습관이나, 유전자에 따른 권장 식사 방법 등에 관한 연구도 발표되었다고 합니다.

유전자에 따른 권장 식사 방법에 관한 연구 결과는 유전자 맞춤 다이어트 솔루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이지만, 2007년에 발표된 이후로 눈에 띄는 후속 연구는 잘 안 보이는 것 같습니다.

유전자 맞춤 다이어트 솔루션이라는 발상은 상당히 흥미로운 발상이기는 하지만, 여러가지 고민이 필요한 접근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먼저 고민해봐야 하는 것은 비만유전자 검사 항목이 '개인흥미 위주 유전자 검사'에 행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생명윤리의료법에서 엄격히 규제된다고 합니다.)

본인의 비만 유전자 정보를 알게 되는 것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될 것인가도 의문입니다. 물론 이 부분은 유전자 맞춤 다이어트 솔루션의 효용성 부분이니까, 업체가 해결해야 할 부분일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건강 관련 유전자 분석 결과를 제공했지만, FDA의 조치로 현재는 조상 관련 유전자 분석 결과외에는 건강 관련 분석 결과를 제공할 수 없는 23 and Me



또 다른 고민으로는 비만 환자를 보는 제가 감당해야 하는 고민입니다. 비만 유전자 정보를 가지고 방문한 사람에게 의사로서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 지가 상당한 고민입니다.

외국의 장내 세균 유전자 정보 펀딩 사이트나 23 and Me같은 유전자 정보 분석 사이트를 보면서 외국의 의사들은 앞으로 저런 부분을 상담하려면 머리 아프겠구나 걱정했는데, 이제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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