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위키피디아


보통 얘기하는 중풍은 서로 다른 두 가지 질병을 말한다. 혈관이 막혀 뇌 조직에 피가 통하지 않아 발생하는 뇌경색(cerebral infarction)도 중풍이라 하고, 혈관이 꽈리 모양으로 부풀었다가 파열되어 출혈이 되는 뇌출혈(cerebral hemorrhage)도 중풍이라 부른다.

그런데 중풍은 뇌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눈에도 경색이나 출혈이 발생한다. 보통은 혈관이 막히는 질환이 훨씬 흔하게 일어나는데 그중에서도 망막의 정맥이 막히는 망막중심정맥폐쇄나 망막분지정맥폐쇄가 흔한 질환이다.

평소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던 사람 중 갑자기 시력이 나빠지는 경우에 ‘눈 중풍’인 경우가 있다. 최근에 병원에 찾아온 40대 후반의 남성은 두 달 전부터 오른쪽 눈앞이 침침해지고 시야가 흐릿했으나 최근에 과음을 자주하고 직장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러려니 하고 예사로이 넘겼단다. 그러다가 운전면허 갱신을 위해 시력 검사 하다가 우안 시력이 0.3으로 낮아져 병원에 온 것이다. 눈 속을 보니 망막의 혈관들이 막혀 있었다. 망막 단층촬영 검사에서도 망막이 부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전신 검사에서도 혈압이 최고 160에서 최저 90으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고지혈증도 있었다. 일주일에 거의 두세 번씩 회식자리에서 삼겹살 같은 기름진 안주와 소주를 먹고, 매일 담배를 한 갑씩 피운 결과 40대 후반의 아직 한참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남성의 오른쪽 눈 안 망막의 혈관이 막혀버린 것이다.

망막의 혈관이 막히게 되면 증상은 막힌 정맥의 위치와 정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대부분 통증 없이 갑작스럽게 시력이 감소한다거나 시야의 폭이 좁아지게 된다. 또한 혈관이 막히고도 오랫동안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합병증으로 안내출혈과 신생혈관녹내장이 올 수 있다. 이런 경우는 갑자기 눈 안에 먹구름이 잔뜩 낀 것처럼 보이거나 안압 상승으로 인한 두통이나 구역질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때는 이미 어느 정도 병이 진행된 상태이며, 환자들은 이때서야 비로소 병원에 내원하기도 한다.

망막혈관폐쇄증은 어떤 사람에게 잘 발생할까? 주로 50~60대 이상 중장년들에게 잘 오고 그중에서도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심장병 등의 증상을 갖고 있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성인들에게 특히 잘 올 수 있다. 또한 원시가 심하거나 녹내장 등 안구 이상이 있는 사람들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안내출혈이나 녹내장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레이저 치료가 제일 중요하다. 적절한 치료를 받은 경우 막힌 혈관을 통해 피가 다시 순환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고 이런 경우 원래 시력을 찾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치료가 너무 늦었거나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는 치료 후에도 많은 후유증을 남기게 되고, 시력 회복도 어려워진다.

머리에 오는 뇌졸중의 경우에도 치료가 어려운 것처럼 눈에 온 중풍 역시 치료가 쉽지 않고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다. 일단 망막 혈관이 막히면 빠른 시력회복의 지름길은 없으며 혈전용해제나 혈액순환제 등을 사용하게 되고 망막이 많이 부은 경우는 눈 안에 주사를 맞거나 국소 레이저 치료를 합니다.

눈에 중풍이 온 경우에는 혈전에 의해 망막 혈관이 막힌 경우이기 때문에 뇌혈관이나 심혈관 질환도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망막혈관폐쇄 환자들이 내원하면 내과나 신경과와 상의해 전신 검사를 동시에 시행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의 발생 위험도 함께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발병이 된 후 치료하는 것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평소에 꾸준히 가벼운 운동을 많이 하고 기름진 음식을 되도록 피하고 흡연이나 과음을 삼가는 게 바람직하다. 고혈압과 당뇨가 있다면 제대로 치료 받으면서 관리해야 함은 당연하다. 갑작스런 혈압 상승이나 과로, 기온의 급격한 변화 등도 혈관 폐쇄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게 좋다.


작성자 : 한정일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